(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국내 자동차시장은 물론이고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차량 보유 기간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에 따르면 국내에서 새로 차를 산 소비자가 이전 차량을 보유했던 기간은 2000년 평균 59개월에서 2005년 73개월, 작년 88개월로 늘어났다. 국내 등록된 승용차의 평균 차령 역시 2000년 5.4년에서 2005년 6.8년, 작년 7.2년으로 증가했다.
해외시장도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신차 구매자의 이전 차량 보유기간은 작년 1분기 58.6개월에서 올 2분기 기준 63.9개월로 1년여 만에 5.3개월이 증가했다. 유럽에서는 신차 구매자 중 이전 차량을 5년 이상 썼던 소비자의 비중이 2008년 62.5%에서 작년 70.5%로 8%포인트 증가했고, 중국에서도 57.8%에서 63.3%로 5.5%포인트 늘었다.
연구소는 "그동안 차량 보유 기간이 점점 증가해왔다는 추측은 많았으나 이번 보고서는 이를 수치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 원인에 대해 연구소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져 각 업체가 내구성과 잔존가치를 높인 차량을 계속 내놓았고 신흥시장의 교통 인프라가 개선돼 차량 내구연한이 늘면서 사용자가 차를 바꿔야 할 필요성을 덜 느끼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수년간 글로벌 금융·재정위기로 소비심리가 악화하면서 사람들이 새 차 구매시기를 늦추는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실제로 미국에서 2007년 차량 총 보유대수 대비 신차 판매대수 비율은 2007년 6.6%였다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09년에는 4.3%로 뚝 떨어졌다.
연구소는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구매를 연기하고 있는 대기 수요를 선점하려 다양한 신차 출시, 인센티브 확대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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