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크기 이유는 황당 핀잔" 현대자동차가 일본 내 승용차 판매사업 실패 이유로 "크기"를 손꼽았다. 하지만 일본 내에선 현대차의 설명이 "말도 안되는 이유"라며 "원인은 비싼 가격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일 도쿄모터쇼 현대차 상용차 부문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한 최한영 부회장(사진)은 일본 시장 재진출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최 부회장은 그 이유로 "크기"를 들었다. 아반떼만 해도 토요타 코롤라와 경쟁이지만 너비가 넓어 일본 기계식 주차장에 세울 수 없다는 것. 자동차 구매 전 주차 공간부터 고려하는 일본에서 크기는 판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쏘나타나 그랜저 등도 너비 때문에 일본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일본 시장 내 소비 구조를 들었다. 특히 일본 내 수입차의 경우 부품값 등에서 상당히 불리하다는 것. 그는 "한국에선 가격이나 크기가 비슷한 차라도 국산차, 수입차에 따라 부품의 가격이나 수리 소요 기간에 큰 차이를 보인다"며 "한국에서는 일본차가 그런 상황이고, 일본에서는 그와 반대"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한영 부회장의 설명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게 현지 언론의 반응이다. 니혼게이자이 유이치로 카네마츠 산업부 기자는 "현대차가 일본서 실패한 이유는 크기가 아니라 당시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라며 "일본 내에서 유럽 국가에 비해 한국차의 위치는 현저히 낮았는데도 가격적인 면에서 전혀 매리트가 없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크기가 문제였다면 현재 일본에서 판매되는 독일이나 프랑스 수입차 모두 인기가 없어야 된다는 게 현지 언론의 반응이다. 일본 철수 이유에 대한 현대차의 솔직한 답변을 기대했지만 "크기"라는 엉뚱한 답이 돌아오자 현대차에 일침을 가한 셈이다.
일본에선 현대차 재진출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시각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현대차의 일본 내 승용차 사업 성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카네마츠 기자는 "지금의 현대차를 생각해 볼 때 재진출하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것 같다"며 "그러나 기회 비용 등을 재차 소비하기에는 결과적으로 일본 시장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아 다른 시장에 주력하는 게 현대차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1일 현대차 상용차관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는 상용차에서 이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많은 언론이 몰려 최근 급성장하는 현대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도쿄(일본)=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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