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독일차의 또 다른 동력-에센을 가다

입력 2011년12월03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생존과 죽음의 차이는 진화여부에 있다. 진화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이는 반드시 생명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독일 에센에서 열린 튜닝모터쇼는 살아 있다. 진화론의 창시자인 다윈이 언급한대로 환경에 제대로 적응한 것만 살아 남는다는 적자생존의 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해마다 11월말에 열리는 에센모터쇼는 1968년 튜닝모터쇼로 처음 시작됐다. 언제부터인가 클래식카들이 모여들고, 모터싸이클들도 하나 둘 참여하면서 튜닝 부품업체 사이에 클래식차 부품업체도 자리를 차지했다. 나아가 모터스포츠 관련 업체까지 끼어들면서 규모가 커지자 슬며시 "튜닝모터쇼"가 "에센모터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유는 몇 년 전부터 "테크노 클래식모터쇼", "클래식자동차쇼", "모터싸이클 모터쇼"가 별도로 만들어져 분리됐기 때문이다. 마치 세포가 수정을 하면 분열을 거듭, 분화해 나가는 과정과 닮아 있다. 그래서 에센모터쇼는 진화하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지금도 에센모터쇼는 융합에서 분화로 치닫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모는 조금도 줄어든 게 없을 정도로 이번 또한 수많은 업체가 참가했다. 2011년 에센모터쇼는 전 세계 30개국 507개 업체들이 참가해 전람회 18개 홀을 가득 메웠다.


 에센모터쇼의 주목할 만한 변화는 한국타이어의 공격적이고도 적극적인 마케팅이다. 전시장 곳곳에 있는 각종 튜닝카와 경주용차 타이어는 예외가 없을 정도로 한국타이어로 장식돼 있다.  튜닝업체 스스로 한국타이어를 선택한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후원을 받아 적용한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한국타이어 본산지인 한국은 아직 튜닝이 허락되지 않는 나라다. 한국에서 튜닝은 불법이다. 법을 어겨 불법이 아니라 법이 없어 불법이니 엄밀히 말하면 무법인 셈이다. 튜닝에 관한 무법천지인 나라에서 만든 타이어가 튜닝 천국 독일의 심장부에서 활개를 치니 어떻게 설명할 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한국타이어가 완성차회사의 OE를 벗어나 넓은 튜닝시장에서 소비자로부터 직접 성능과 능력을 인정받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다른 자동차 부품업체에게 이런 한국타이어의 성동격서 브랜드 전략은 충분히 귀감이 되리라 본다.
 
 튜닝업체들의 공통점은 노동 및 기술이 동시에 집약된다는 점이다. 엔진룸을 덮는 후드나 휠에도 탄소섬유인 카본을 사용하고 수퍼차저를 이용해 출력을 올리는 방법은 이제 고전이 됐다. 새로운 디자인 부품이 셀 수 없이 등장하고, LED 조명장치도 이젠 고루할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집약적인 제품은 대부분 중국이나 타이완에서 만들어진다.   


 반면 타이타늄 배기가스 머플러와 카본과 메탈을 합친 하이브리드 휠 제품, 그리고 BMW M같은 메이커의 튜닝회사 제품을 다시 튜닝한 G-Power M3 Tornado RS, 또는 궁극의 스포츠카인 포르쉐를 기본 베이스로 한 9ff의 GT0 CS 등은 상당한 기술이 축적된 제품이다.


 특히 G-파워(Power)는 아사(ASA)가 개발한 수퍼차저를 ECU로 최적화시키는 전문 튜닝업체로 "토네이도(Tornado) RS"의 경우 최대 720마력으로 출발 후 시속 200km까지 9,5초, 시속 100km까지는 3,7초에 불과한 차소 소개됐다. 공도용 일반 세단형 승용차로는 세계 최고출력이다.  
          
 이외 아르헨티나 출신 전설의 레이서 후안 마뉴엘 판지오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와 인디애나폴리스 500 레이스 100주년을 기념한 전시회, 그리고 100주년 기념 랠리 몬테카를로와 자동차 디자인 특별 전시회도 볼 거리였다.


 해마다 11월말에서 12월초까지 열흘 동안 개최되는 에센의 튜닝모터쇼 관람객은 30여만명 이상이 몰릴 만큼 규모가 대단하다. 자동차에 있어 튜닝은 패션(Fashion)이고, 패션(Passion)이기 때문이다.


 이런 열정이 충성심 높은 고객이 되고, 다시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튜닝산업의 규모가 커지게 된다. 에센모터쇼는 완성차만 선보이는 다른 모터쇼와는 성격과 본질에서 크게 다르다.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또 다른 강력한 동력산업으로서의 튜닝 동향을 엿볼 수 있는 전람회인 것이다. 조만간 FTA를 통해 우리에게 개방돼 있지 않은 모터스포츠 및 튜닝품이 한국에 쏟아지면 충격은 적지 않으리라.   
 
 에센(독일)=이경섭 칼럼니스트 

▶ 현대차, 일본서 철수한 이유가 크기?
▶ 까를로스 곤 회장, "르노삼성은 중국 수출 교두보"
▶ 포드, 수리비 비싸다 판정에 이의 제기
▶ 벤츠 한성차, 통큰 판촉 C250 경품 걸어
▶ 한국타이어, 수퍼브랜드 4년연속 선정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