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한 지붕 두 전시장을 바라보는 시선

입력 2011년12월08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최근 크라이슬러 공식딜러 프리마모터스가 강서 전시장 2층에 새로운 쇼룸을 마련했다. 하지만 통상 자동차 쇼룸은 전시 효과 극대화를 위해 위해 1층에 만들어진다. 오가는 사람들의 눈에 잘 띠어야 구매 충동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어떻게 보이느냐가 중요한 자동차 의 특수성이 고려돼 제품 배치, 조명 밝기, 심지어 카펫 색상까지 감안된다. 물론 2층 전시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1층 전시 공간 확대 차원에서 만들어지기도 하며, 때로는 다른 사무 공간으로 꾸며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장은 1층과 2층이 전혀 별개의 브랜드 쇼룸이라는 것에 이채로움이 있다. 크라이슬러 2층 전시장 건물의 1층은 렉서스 브랜드가 들어 서 있다. 2층에 전시장이 만들어진 것도 특이한데, 1층에 다른 수입차 브랜드가 들어 선 것은 좀처럼 찾기 쉽지 않다. 마치 요즘 유행하는 SPA 브랜드 쇼핑몰을 보는 듯하다. 1층에 유니클로가 있고, 2층에 자라와 H&M이 있는 그런 형태다.

 이종 브랜드 간의 결합, 궁금증은 판매 간섭에 미쳤다. 하지만 두 전시장의 협업은 의외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크라이슬러와 렉서스 제품이 서로 보완적인 형태인 데다 양사 직원 간의 교류도 활발하다. 그도 그럴 것이 렉서스 강서전시장은 프라임모터스 소유다. 프라임모터스는 크라이슬러 딜러 프리마모터스에 상당한 지분 투자를 했다. 한 마디로 투자자가 동일한 회사다. 

 때문에 1층의 렉서스 전시장과 2층의 크라이슬러 전시장 내에서는 인적 교류도 활발하다. 두 전시장 관계자들은 렉서스를 사러 온 사람이 크라이슬러도 구매하고, 크라이슬러를 보러 왔다가 렉서스를 구입하는 "아름다운 윈-윈 효과"가 발휘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내부의 분위기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프리마를 제외한 크라이슬러 다른 딜러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전시장의 입지는 보통 1층, 혹은 건물 전체를 다 사용하게 돼 있고, 이는 약속이자 중요한 딜러 정책이다. 이런 이유로 개별 딜러들이 많게는 수십억 원을 들여 1층 전시장을 만들었고, 프리마도 일산 전시장은 이런 가이드라인에 적합하게 만들었다. 일부 딜러는 "우리가 전시장을 만들 때는 이런 저런 기준을 제시해 지키라고 하더니 프리마에게는 너무 많은 편의를 봐줬다"라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크라이슬러 딜러 A사 관계자는 "무척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함께 잘 해보자라는 입장에서 문제 제기는 하지 않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일에 대해 형평성 있는 딜러 정책만이 건전한 경쟁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었다. 

 이번 2층 전시장은 상당히 신선한 시도일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누군가 멀티 전시장 같은 형태의 사업도 구상할 수 있다. 물론 딜러권과 전시장 입지를 결정하는 수입사 의지에 달렸겠지만 첫 시도를 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특혜가 주어지면 상대적으로 다른 쪽은 박탈감을 맛본다.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를 떠들썩하게 했던 더 클래스 효성의 문제 제기도 결국은 딜러 간 불공정 문제에서 비롯됐다. 차별은 매우 작은 불만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 12월 중고차 시세, 연말 눈치작전으로 약보합세
▶ 미국·유럽·한국 자동차업체 "일본지진"으로 실적 개선
▶ 2012년, "국내는 수입차, 해외는 국산차" 증가
▶ `자동차 1억대 중국" 국내 손보사 진출 시동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