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알뜰주유소 3차 입찰이 21일로 다가왔다. 1차와 2차 유찰에 이은 3차 입찰에선 정부가 정유사로부터 사들이는 휘발유 및 경유 제품가격이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ℓ당 평균 100원 저렴한 기름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인 만큼 입찰가격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알뜰주유소 도입 과정은 매우 간단하다. 정부가 농협과 석유공사를 통해 정유사로부터 휘발유와 경유를 저렴하게 구매한 뒤 이를 주유소에 싸게 되판다는 것. 해당 기름을 받는 주유소는 소비자에게 기름 값을 저렴하게 판매하게 된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2차까지 유찰된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기름 도입 가격이다. ℓ당 평균 100원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목표에 따라 도입가격을 최대한 낮게 책정, 입찰을 벌인 만큼 선뜻 나서는 정유사가 없었던 것. 이에 따라 3차 입찰에선 정부의 기름 도입가격이 다소 높아질 전망이지만 이 경우 "ℓ당 평균 100원 저렴"이라는 제도 도입 목표에 어긋나게 돼 고민이 적지 않다.
정유사들은 기본적으로 알뜰주유소 도입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ℓ당 100원 저렴"이라는 정부의 목표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ℓ당 평균 100원"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9일 현재 서울 강남구 내 휘발유 최고가격은 2,259원인 반면 최저 가격은 1,895원으로 가격차가 364원에 달한다. "ℓ당 평균 100원 저렴"이 최저가격 대비인지, 최고가격 기준인지 모호하다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강북구의 경우 최저가격은 1,886원, 최고가격은 2,011원으로 가격차는 125원이다. 소비자들이 알뜰주유소로 체감하려면 적어도 최저가격 기준보다 100원 낮아야 체감이 가능하다는 게 정유사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알뜰주유소 정책을 밀어붙이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유류에 부과되는 세금 인하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서다. 기름 값의 절반에 육박하는 세금 인하 여론을 피해가기 위해 "ℓ당 100원 저렴"이라는 설탕같은 말을 꺼내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정유사 관계자는 "당장 ℓ당 100원 인하도 좋지만 지금 정부가 노력해야 하는 것은 국내 에너지 정책 전반"이라며 "수송연료에 편중돼 있는 유류세의 근본적인 개편이 병행되지 않는 한 알뜰주유소는 결코 정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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