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스마트 디젤, ℓ당 30.3㎞ 체험하다

입력 2011년12월2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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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99cc 디젤엔진을 얹은 스마트 포투 cdi의 연료효율은 ℓ당 30.3㎞에 이른다. 하이브리드카를 제외하고 국내 최고의 연료효율이다. 20일 국내 경유 값 기준으로 4만2,000원이면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경차혜택이어서 통행료는 절반이면 된다. 가솔린과 비교해서 달리는 맛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스마트의 장점은 그대로 흡수하면서 디젤 효율을 더한 제품이 바로 스마트 포투 cdi다. 그 가운데 쿠페를 시승했다.



 ▲스타일
 일반적으로 스마트 포투에 대한 시선을 정리해보면 "앙증맞다"로 귀결된다. 작은 차체에서 소비자들은 귀여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러나 벤츠 막내라는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한 모습도 곳곳에서 느껴진다. 


 헤드램프는 남성적이다. 양쪽으로 꺾어진 형태에서 벤츠 스포츠 세단 CLS가 연상된다. 일반적으로 동일 세그먼트에서 "귀여움" 혹은 여성 취향의 디자인 강조를 위해 최대한 원형 헤드램프가 디자인되는 것과는 차별성을 두고 있다. 작지만 강하다는 것을 충분히 어필하기 위함이다. 보통 헤드램프는 눈에, 라디에이터 그릴은 입에 비유된다. 포투의 입에 해당하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날렵한 눈매와 달리 웃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뒷모습은 다부짐을 담아냈다. 동그란 리어 램프가 좌우에 각각 세로 배치됐다. 뒷 유리는 면의 반을 차지한다. 시야가 그만큼 넓어져 운전하기 편리하다. 작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흔적이 엿보인다. 측면은 커다란 도어가 차의 전부를 차지한다. 바퀴는 균형감을 위해 최대한 앞뒤로 밀착 배치됐다. 


 실내는 단조롭다. 원가 절감과 실용성을 위해 사치로 보이는 것은 모두 없앤 느낌이다. 붉은색 내장은 단조로움을 보완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그런 면에서 "미니멀리즘"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가운데 스마트 로고가 크게 들어간 2-스포크 스티어링 휠 저편에는 속도계가 위치한다. 엔진 회전계는 센터페시어 최상단에 시계와 함께 올라가 스포츠카 분위기를 낸다. 아래에는 로터리 타입 공조장치가 들어갔다. 최근 디지털 추세와 다른 아날로그적 감성이다. 물론 원가 절감을 위해서다. 그러나 오디오는 스위치를 누르는 로직 타입이다.  


 ▲성능    
 벤츠 엔진 중에서는 가장 작은 799cc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작지만 직분사 시스템에 커먼레일 터보까지 적용됐다. 최고 출력은 54마력, 최대 토크는 11kg·m다. 


 변속 레버 옆의 키홀더에 키를 넣어 돌렸다. 시동음은 다소 큰 편이다. 시간이 지나도 크게 잦아들지 않는다. 흡음재 사용이 자유롭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이니 어쩔 수 없다. 게다가 밸브소음이 큰 디젤 엔진이다. 원가 절감의 희생양이다. 


 진동도 다소 느껴진다. 효율을 위해 차체 경량화가 우선시 됐기 때문이다. 주행하고 있을 때는 노면 진동과 맞물리지만 정지 상태에서는 흔들림이 적지 않다. 하나를 위해 또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데, 포투 cdi는 효율 쪽에 무게를 실었다.  


 가속 페달은 일반적인 것보다 더 깊게 눌러야 한다. 페달의 반응이 조금 떨어지기 때문이다. 온전히 성능을 위한 차가 아니기에 큰 문제점은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소비자들이 익숙해져 있는 감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디젤 특유의 높은 토크와 가벼운 중량 때문인지 치고 나가는 맛은 생각보다 있는 편이다. 그러나 1단에서 2단으로 오르는 변속 타이밍은 조금 굼뜨게 느껴진다. 가속에 지연 시간이 생기는 이른바 터보랙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의 변속에서는 큰 스트레스가 없다. 


 효율을 위해서 변속 시스템은 푸조의 MCP와 유사하게 채택했다. 스마트 코리아에 따르면 수동 기반의 자동 변속기인데, 기어 레버의 움직임은 왼쪽의 "+"와 "-", 오른쪽의 "N"과 "R"로 나뉜다. "+"와 "-"의 사이는 표시돼 있지 않지만 "D"의 영역이다. 자동 변속을 원하면 이 위치에 기어레버를 놓으면 된다. 수동 변속을 하려면 레버를 타이밍에 맞춰 올리고 내리기를 하면 된다.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에 존재하는 "P"는 없다. 주차할 때는 기어를 중립에 넣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려야 한다. 


 핸들링은 민첩하다. 짧은 차체 덕분에 곡선도 잘 돌아나간다. 그러나 제동할 때는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어간다. 페달이 무겁기 때문이다.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만 높은 답력은 제동력의 극대화라는 측면에서 분명한 강점이 있다. 작고 가벼운 차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높은 답력을 요하는 브레이크 페달이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시속 100㎞까지는 무리 없는 가속이 이어졌다. 도무지 800㏄ 차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이후 가속은 조금 두려움이 느껴진다. 차가 안정적이지 않은 게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다. 시속 80㎞에서도 높은 속도감이 일품이다. 그 정도면 도심을 주행하기에 알맞다. 기본적으로 경차는 높은 주행성이나 장거리 주행을 위한 차가 아니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적절한 성능이다. 


 꽤 많이 달렸다고 생각했지만 연료 게이지는 크게 줄지 않았다. 연료 탱크는 33ℓ로 일반적인 것보다 훨씬 작지만 효율이 높아서 실제 작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30.3㎞에 이르는 효율이 입증된 셈이다.


 ▲총평
 스마트 포투의 주 소비층은 여성일까? 남성일까? 스마트코리아에 따르면 남성 구매 비율이 훨씬 높다고 한다. 이유는 경차임에도 치고 나가는 맛과 핸들링이 좋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성의 경우 외관에 반했다가 남성적인 조작감에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앙증맞고 귀여운 외관이지만 절대로 쉽게 판단할 차는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타보니 그 말에 공감이 간다. .

 결론적으로 포투 cdi는 디젤 특유의 주행감에 효율까지 가세했다. 최근 기름 값이 높아지면서 어느 때보다 효율이 강조되는 까닭에 효율만 보면 귀가 솔깃해진다. 그간 스마트 포투를 눈여겨 본 사람이라면 효율이 높은 포투 cdi에 관심이 갈 만하다. 그러나 경차로는 값이 만만치 않다. 구입할 때 등록세, 취득세, 공채 등이 면제되고, 고속도로 통행료 및 공영 주차장 이용료도 절감할 수 있지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 가격은 쿠페 2,590만원, 카브리올레 2,890만원. 하지만 가격과 별개로 포투는 경차로서 분명 매력이 있는 차다.

시승=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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