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코란도스포츠를 앞세워 2012년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코란도스포츠의 경우 쌍용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책임질 차종이라는 점에서 쌍용차로서도 기대감이 적지 않다.
3일 쌍용차에 따르면 코란도스포츠는 기존 액티언스포츠를 잇는 후속 차종이다. 액티언스포츠의 경우 파격적인 디자인이 호불호를 극명하게 구분했음에도 지난해 1만대가 넘게 팔렸을 정도로 쌍용에게는 효자 차종이다. "무쏘스포츠-액티언스포츠-코란도스포츠"로 이어지는 국내 SUT 역사를 개척한 점도 쌍용차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쌍용차 관계자는 "코란도스포츠는 지난 2001 시작된 무쏘스포츠 논란과 액티언스포츠 디자인 호불호를 겪으며 새롭게 태어난 전략 차종"이라며 "과거 경험이 많이 반영돼 국내 수요층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코란도스포츠 전신인 무쏘스포츠 논란은 지난 2001년 시작됐다. 쌍용차는 프로젝트명 "P-100" 개발에 착수, 같은 해 12월 건설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에서 P-100을 화물차로 형식승인 받았고, 2002년 9월부터 "무쏘스포츠"로 판매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시 국세청이 무쏘스포츠에 특소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면서 국내 레저형 픽업 구분 논란은 본격화 됐다. 게다가 다임러 크라이슬러에서 국내에 수입, 판매하던 다코타 픽업트럭도 형평성 원칙에 따라 특소세 부과방침이 결정되자 미국이 상당한 압력을 행사, 결국 한국은 5인승 레저용 픽업에 대한 비과세 방침을 통보했다. 무쏘스포츠도 다코타와 같은 특별소비세 면제 대상에 포함된 배경이다.
상황이 일단락되자 당시 건교부(현 국토해양부)는 재경부가 세금부과 대상 자동차를 자동차관리법 분류기준에 따른다고 하자 화물차에 대한 규정을 강화했다. 무쏘스포츠만 해도 화물차로 형식 승인을 내줬지만 정작 특소세 비과세가 결정되자 뒤늦게 "5인승 픽업형 자동차의 화물적재공간 기준"을 늘리기로 한 것. 건교부는 화물차로 승인 받으려면 적재공간을 최소 2㎡ 이상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법에 명시했다. 이 규정에 따라 5인승 픽업 및 2인승 밴형 자동차가 2006년부터 화물차가 아닌, 승용차로 분류됐다. 그러나 크라이슬러 다코타는 화물적재공간이 2㎡를 넘어 "화물차"로 남게 됐다. 정부로서는 미국의 압력을 피함과 동시에 쌍용차를 압박하는 묘수를 찾아낸 셈이다.
차종 분류가 확정되자 이번에는 차명이 도마에 올랐다. 건교부는 "무쏘스포츠"가 화물차인 만큼 화물차 냄새가 풍기는 이름으로 변경해 줄 것을 제조사에 요구했다. 이에 쌍용차가 차명을 바꿀 수 없다고 반박했지만 결국 정부와의 관계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로 "무쏘 SUT"로 변경됐다. 나아가 이번에는 건교부가 픽업형 자동차의 화물칸 덮개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화물차의 경우 건교부 스스로 덮개를 권고해 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규정은 결국 무쏘스포츠 논란으로 상처 입은 자존심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건교부는 탈착이 가능한 덮개만 가능하다는 쪽으로 한발 물러서며 사태는 마무리됐다.
논란을 뒤로 하고 2006년 무쏘픽업은 화물적재공간이 2㎡ 이상인 액티언스포츠에 그 자리를 물려주게 된다. 그리고 액티언스포츠는 연간 세금이 2만8,500원의 화물차로 계속 지위를 누리는 중이며, 이제 그 자리를 코란도스포츠에 고스란히 내주는 셈이다.
당시를 기억하고 있는 퇴직 쌍용차 관계자는 "정부가 제도로 기업을 압박하려 했던 대표적인 사례였고, 미국의 힘에 굴복한 전형적인 일이었다"며 "자동차 정책을 다루는 정부 정책 담당자들의 수준이 참으로 낮았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고 소회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자동차 선진국에 들어가려면 정책 입안자들의 수준도 선진화 돼야 하다는 점은 지금도 통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쌍용차는 코란도스포츠가 국내에서 월 3,000대 가량 판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액티언스포츠와 달리 디자인이 상당히 절제돼 있는 데다 경제성이 높아서다. 가격은 2,000만원에서 최고 2,700만원에 형성될 예정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그간 SUT를 개발하면서 쌓인 노하우가 모두 담긴 차종이 바로 레저형 다목적 차(LUV) 코란도스포츠"라며 "올해 쌍용차 회복을 견인할 차종"이라고 소개했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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