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프리미엄의 경제성, 재규어 XF 2.2ℓ 디젤

입력 2012년01월0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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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규어가 전략 세단 XF에 2.2ℓ 디젤엔진을 추가했다. 3.0ℓ 디젤엔진이 존재하지만 2.2ℓ를 더해 소비층 확대를 꾀한 것. 엔진 다운사이징에 따라 가격도 6,590만원으로 내려 구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재규어의 새로운 엔트리 세단 XF 2.2ℓ 디젤을 시승했다.

 ▲스타일
 XF에는 디자이너 이언 컬럼이 추구한 현대적인 스타일이 잘 녹아 있다. 이후 나온 상위 모델 XJ의 기본이 되기도 했다. 


 2012년형 XF는 앞뒤 디자인을 일부 바꿨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유지했다. 헤드 램프 눈매가 약간 달라졌는데, 재규어 특유의 J-블레이드를 적용했다. 후면부와 리어 램프도 세련미를 풍긴다.  


 측면은 5인승 세단이면서도 마치 2인승 쿠페와 같은 실루엣을 드러낸다. 전반적으로 흐르는 유려한 곡선은 재규어의 캐치프레이즈 "뷰티풀 패스트"를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 롱 노즈&하이 데크라는 스포츠카 고전의 디자인 표현법도 XF에 채택했다. 


 실내에서는 큰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 다만 디스플레이 모니터 그래픽이 깔끔해진 건 고무적이다. 재규어와 랜드로버차를 탈 때마다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2012년형을 계기로 개선했다. 한글화 메뉴도 반갑다. 

 실내 곳곳에는 우드 트림이 들어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그러나 고전적인 고급스러움은 아니다. 젊은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원목 느낌의 경쾌한 분위기다. 시트는 부드럽다. 몸을 감싸주는 감촉이 인상적이다. 


  버튼 시동 스마트키를 눌러 시동을 걸자 드라이브 셀렉터가 위로 솟아오른다. XF의 미래형 이미지에 부합하는 요소 중 하나다. 혹자는 좌우로 돌리는 조작 방식에 불만을 표하지만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최근에는 레인지로버 이보크에도 드라이브 셀렉트를 선보였다. 


 시야는 좁은 편이다. 쿠페형 디자인이어서 A필러를 눕혔기 때문이다. 큰 불편은 없지만 공간인지능력이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떨어지는 여성 운전자는 비교적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성능
 XF는 2.2ℓ 터보 디젤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5.9kg·m를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8.5초만에 이르고, 최고시속은 225km다. 변속기는 ZF가 제작한 뒷바퀴굴림용 8단 자동이다.  


 디젤엔진의 진동과 소음 억제는 자동차제조사들의 숙제임에도 완벽히 차단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따라서 대중차 브랜드는 일정 부분 진동·소음을 포기하는 대신 높은 효율을 추구해 불만을 상쇄한다. 그러나 재규어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그런 고민이 적다. 그 비용을 가격에 포함시킬 여력이 많아서다. XF도 디젤엔진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다. 경쟁차종인 독일 세단들과 비교하자면 XF쪽이 더 우수하다. 


 기본적으로 재규어는 스포츠 세단을 지향하기에 XF에는 드라이브 셀렉터 외에 스티어링 휠에 패들 시프터가 있다. 이를 통해 빠른 가감속이 가능하며, 스포츠 주행을 할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의 가속은 빠르다고 할 수는 없으나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보통 수준의 가속감이다. 3.0ℓ 디젤의 즉각적인 반응이나, 5.0ℓ 가솔린의 넘치는 파워를 기대하기는 어려워도 큰 불만은 없다. 


 속도를 높였다. 넓은 영역에서 발휘되는 높은 토크 덕분에 고속에 이르는 속도감이 나쁘지 않다. 시속 100km를 넘어선 고속에서도 힘이 부족하진 않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주행에서의 스트레스를 말한다. 파워풀한 주행을 한다면 다소 답답한 느낌도 들 것 같다. 


 곡선주로를 돌파하는 실력은 나무랄 데가 없다. 후륜구동임에도 급격한 코너링에 앞쪽이 불안한 일도 없다. 탈출속도도 빠른 편이다. 마치 재규어가 먹이를 쫓는 것처럼 도로를 움켜쥐며 돌아나간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도 빠르다. 


 연료효율은 공인연비 기준 14.4km/ℓ다. 정차 상태에서 엔진을 정지시키는 인텔리전트 스톱/스타트 기능이 들어갔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는 약간 스트레스다. 이 경우 스위치로 기능을 끌 수 있다. 


 ▲총평
 최근 수입차시장의 화두는 "디젤"이다.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갖춘 수입 디젤차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시장 전체의 환경도 변하고 있는 것. 일부 대중 브랜드에서 시작된 디젤차 출시 붐이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옮겨간 일은 더 이상 새롭지 않을 정도다. 
 

 실제 디젤차 비중은 5년 전인 2006년 전체 10.7%에 불과했지만 2011년 현재 35.2%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각 회사의 제품전략도 변하고 있다. 단순히 "어떤 차를 내놓을 것인가"에서 "어떤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할까"로 바뀌고 있는 것.  


 따라서 이번 XF 2.2ℓ 디젤 추가는 환영할만하다. 성능보다 경제성을 우선시하는 최근의 추세에 맞아서다. 게다가 경제성의 지표로 불리는 연비는 14.4km/ℓ를 공인받았다. 여기에 가격도 3.0ℓ 디젤과 비교해 1,000만원 이상 싸졌다. 명불허전의 스타일과 안정된 동력성능은 XF가 가진 최고의 무기다. 


 시승/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사진/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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