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2011년 내수 승용 및 RV 시장에서 점유율 36.1%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1위 현대자동차와의 점유율은 오히려 벌어졌다.
8일 각사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기아차는 지난해 국내에 팔린 승용 및 RV 121만751대 가운데 43만6,672대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최종적으로 36.1%. 2010년 35.7%와 비교해 0.4%P 증가했다.
이 같은 호조는 2011년 상반기부터 시작됐다. 당시 기아차는 점유율은 36.3%로 전년 대비 1.5%P 신장하며 인상적인 활동을 펼쳤다. 부동의 1위 현대차와 점유율 격차는 2009년 14%P였으나 2010년 3.9%P로 좁혀졌다. 따라서 업계에선 2011년 기아차가 현대차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2011년 최종 성적은 현대차 41.2%, 기아차 36.1%로 두 회사 점유율 차이는 5.6%P로 다시 벌어졌다. 120만대가 팔리는 국내 시장을 고려하면 약 7만대 차이가 있는 셈이다. 지난해 K5가 8만7,000대 정도 판매돼 선전했지만 기아차로선 K5 같은 차종이 하나 더 있어야 역전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경차 "모닝"은 제 역할을 해줬다는 평가다. 지난해 1월 신차로 등장해 연간 11만482대가 팔리며 명실상부 기아의 효자차종 입지를 굳혔다. 2010년 판매됐던 구형 모닝의 10만1,570대와 비교해도 인상적인 증가세다.
주력모델 K5(8만7,452대)도 라이벌 쏘나타(10만4,080대)의 아성을 위협하며 선전했다. 두 차 판매량 차이는 2만여대지만 지난 몇 년간 넘보기조차 힘들었던 차종이 쏘나타였음을 감안할 때 K5의 약진은 놀랍다. 더구나 쏘나타는 구형 모델을 포함한 성적이어서 11월까지 구형을 제외한 신형 판매만 놓고 보면 격차는 1,200대에 불과하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SUV 제품군에서도 스포티지R과 쏘렌토R이 9만2,620대를 합작, 현대차 투싼ix와 싼타페 등 동급의 라이벌을 따돌렸다.
하지만 준중형급 포르테가 아반떼에 완패한 점은 뼈아프다. 비록 늦게 출시된 아반떼가 유리했다고 해도 기아차는 해치백 등 가지치기 모델을 적극 투입했다. 그럼에도 2011년 3만4,389대를 기록, 전년동기보다 20.9%나 뒷걸음쳤다. 아반떼가 같은 기간 무려 13만대 이상 팔린 점을 감안하면 "경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
준대형차 K7의 부진도 아쉽다. K7은 12월까지 2만3,708대가 판매돼 전년(4만2,544대)에 비해 44.3%나 감소했다. 반면 경쟁차 그랜저는 10만7,584대가 팔렸다. 그랜저 아성을 깨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9월 출시된 소형차 프라이드도 기대와 달리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
한편, 올해 신차가 거의 없다는 점은 기아차의 고민이다. 오피러스 후속인 K9이 준비되지만 판매숫자를 견인할 차종은 아니다. 지난해말 선보인 박스카 레이도 볼륨시장이 아닌 틈새시장이어서 한계가 나타날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현대차와 격차가 많이 줄었다"며 "모닝 인기가 여전했고, K5도 관심이 꾸준히 이어진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포르테와 K7의 실적이 다소 부진해 하반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고, 올해는 K9 외에는 신차가 없어 점유율 유지에 상당히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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