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마힌드라(이하 M&M)가 쌍용자동차 지원의 첫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바로 렉스턴의 현지 조립생산(CKD)이다. 이를 위해 지난 8일 찾은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지역 차칸공장은 렉스턴 생산을 위한 설비준비로 한창이다.
차칸공장은 M&M의 제3공장으로, 2010년 4월 완공했다. 맥시모와 마힌드라 나비스타 트럭, 마힌드라 독자개발 SUV인 XUV 500을 여기서 생산한다. 드넓은 대지 위에 추가 건물 공사가 한창인데, 완공되면 월 500대 정도의 렉스턴을 만들 설비가 들어서게 된다. 이를 위해 쌍용차 평택공장 관계자가 차칸을 방문, 생산을 위한 밑그림 그리기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렉스턴 생산 기지로 차칸공장을 결정한 이유는 가장 최근에 만든 데다 마힌드라 XUV 500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마힌드라가 글로벌 SUV로 개발한 XUV 500이 중형 SUV라면 렉스턴은 대형 SUV다. 이른바 M&M SUV의 투톱이 될 수 있어 향후 부품공유 등을 염두에 뒀을 것이란 판단이 든다.
차칸공장 비제이 동데 사장은 "당장은 아니지만 렉스턴 현지화를 진행하다 보면 공유할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M&M과 쌍용차가 서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렉스턴 현지 조립생산 계획일정에 대해 동데 사장은 "2012년 하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가 2013년 1분기 내 인도 시장에 출시될 계획"이라며 "공장 근로자 연령이 젊고 노사관계가 원만한 것도 차칸공장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쌍용차라고 인도에서 무작정 성공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열악한 도로사정 등을 감안할 때 내구성이 중요해서다. 특히 서스펜션 등은 일부 보강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XUV500을 잠시 시승한 결과 승차감이 한국보다 부드럽게 세팅했다.
M&M 관계자는 "인도의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하체를 단단하게 설계하면 승차감이 너무 떨어진다"고 말했다.
쌍용차로선 XUV500의 진동·소음은 배워야 할 부분으로 평가했다. XUV500에 탑재한 유로5 기준 2.2ℓ 커먼레일 디젤엔진의 진동·소음을 상당히 억제했기 때문이다. 디젤 특유의 밸브노이즈가 외부에서도 크게 들리지 않아 M&M의 기술수준이 낮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공장을 본 후 2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인도 제4의 도시 첸나이로 이동했다. M&M의 R&D 센터가 있는 곳이다. R&D는 개발차종의 시험과 평가업무를 수행한다. 뭄바이 디자인센터를 통해 확정한 개발차종의 각종 성능평가 등을 수행, 기술수준을 업그레이드 하는 M&M의 인큐베이터다.
무엇보다 M&M이 공을 들이는 부분은 인력수급이다. 우수한 글로벌 인력을 적극 채용해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따라서 로터스와 포드 출신 외국인 중역을 영입, 연구센터 운영을 맡겼다.
포드에서 28년간 실차평가를 했던 리차드 폴 부사장은 "M&M에 합류한지 8개월이 됐는데, M&M의 글로벌 시장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며 "M&M의 경쟁력은 충분하고, 이제부터 글로벌 도전을 위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R&D센터를 책임지는 라잔 와드헤라 사장도 "M&M은 엔진의 독자 개발능력이 있고, 향후 3,000명 규모의 연구진을 꾸릴 것"이라며 "특히 해외인력 유치에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첸나이 M&M R&D센터는 향후 쌍용차 R&D센터와 적극 협력하게 된다. 와드헤라 사장은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한 협력은 이미 시작했고, 양사 연구진이 상호 교환방문 등을 통해 경쟁력있는 분야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동차 후발주자인 M&M의 기술과 쌍용차의 경험을 최대한 접목시켜 서로 이익이 되도록 하겠다는 발언이다.
이 같은 양사의 협력에 대해 쌍용차 정무영 상무는 "M&M과 쌍용차의 협업은 이제 첫 삽을 떴고, M&M이 보여준 건 공장과 R&D센터지만 숨어있는 진심은 쌍용차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아난드 부회장의 말처럼 중요한 건 사람이고, 사람에 대한 신뢰를 통해 M&M과 쌍용차가 함께 성장하는 게 최종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차칸/첸나이(인도)=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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