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 호주 자동차업계의 구조조정이 현실화하고 있다.
호주도요타자동차는 빅토리아주 멜버른 앨토나 공장에서 근무 중인 생산직 및 사무직 근로자 350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언론들이 24일 전했다. 도요타 대표 막스 야스다는 3천300여명이 종사하고 있는 앨토나 공장에 대해 이런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앨토나 공장은 도요타의 핵심 공장으로 조립과 생산, 도장, 물류 등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도요타의 이번 조치는 호주 연방정부가 "국내 자동차산업을 지원하는 것은 국가 경제 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면서 3천400만호주달러(약 391억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이후 처음으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호주제조업노조(AMWU)는 "도요타가 근로기준법 등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도요타는 호주에서 매년 9만4천여대의 신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중 6만여대는 중동과 해외 13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신차 생산량이 최대를 기록했던 2007년의 14만9천대에 비해서는 무려 40% 줄어든 것이다.
도요타자동차 대변인 글렌 캠벨은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최신형 하이브리드 캠리가 이르면 다음달 출시되고 6기통 오리온 신모델이 4월에 시판되는 등 올 한해 도요타는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줄리아 길라드 총리는 지난주 "자동차업계는 정부의 금융지원을 받아야 한다"며 "이는 경제의 건전성과 국가 경제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호주 정부는 자동차업계 활성화를 위해 호주포드자동차를 비롯해 도요타, 홀덴자동차와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입장이다. 포드는 이에 따라 주력모델 팔콘을 최소한 오는 2016년까지 생산하기로 하고 1억300만호주달러(약 1천200억원)를 신규투자하기로 했다.
호주에는 도요타, 포드, 홀덴 등 3개 완성차업체가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도요타 이외에 포드나 홀덴이 상대적으로 높은 근로자 임금 등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수입차에 밀려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자동차업계의 구조조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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