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클래식에서 모던, 크라이슬러 뉴 300C 디젤

입력 2012년01월2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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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라이슬러 뉴 300C 디젤을 탔다. 300C는 구형의 경우 국내에서도 위풍당당한 면모 덕분에 꽤 많은 인기를 누렸다. 그래서 후속작에 거는 크라이슬러코리아의 기대와 관심이 높았다. 게다가 구형은 가솔린 출시 후 한참 뒤 디젤엔진이 더해졌으나 신형은 국내에 가솔린과 디젤이 동시에 나왔다. 이 가운데 시선은 단연 디젤엔진에 쏠린다. 기름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디자인

 구형의 디자인 성격이 "모던 클래식"이었다면 신형은 클래식에서 많이 벗어난 세련미로 정의할 수 있다. 먼저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는 유지됐지만 형태가 달라졌다. 5선 그물형 그릴이 7선 가로형으로 변경됐다. 크롬 재질이 바뀌어 중량감과 동시에 고급스러움을 나타낸다. 또 헤드 램프 내 주간 주행등에 LED가 더해진 점은 뉴 300C의 진화 컨셉트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디자인 변화 키워드를 "첨단 세련미"로 가져갔다는 얘기다. 




  세련미는 인테리어에서 제대로 발휘된다. 파란색 계열의 화려한 계기판은 클래식 컨셉트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보여주고, 넓은 센터페시아에 크게 자리한 8.4인치 모니터는 편의성 강화 의도로 읽혀진다. 그랙픽이 선명한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공조, 열선 및 히팅 스티어링 휠, 오디오 등은 터치 스크린을 통해 조작이 가능하다. 구형 300C를 타면서 부족하게 여겼던 갖가지 편의품목이 신형으로 오면서 상당 부분 보완됐다. 크라이슬러가 상품성에 자신감을 내보인 이유다.  

 ▲성능&승차감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고 3.0ℓ 디젤엔진의 정숙성을 체감했다. 밸브 소음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하다. 디젤엔진의 진동·소음이 심하다는 건 오래 전 얘기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떨림과 소음이 가솔린엔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지긴 하지만 그 시간이 점차 길어지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엔 신차 출고 후 1~2년이 지난 뒤 진동·소음이 심해졌다면 지금은 3~4년 후로 길어졌다는 얘기다. 그 만큼 디젤엔진의 진동·소음 내구성이 향상됐다는 점이 수입 디젤 세단의 선호 이유이기도 하다. 



 뉴 300C 디젤엔진은 배기량 2,987㏄, 가변형 터보를 포함하고 있다. 최고출력이 239마력에 달하고, 최대토크는 엔진회전수 1,800rpm에서 56.0㎏·m를 발휘한다. 8단 자동을 적용한 가솔린엔진차와 달리 디젤엔진차의 변속기는 5단 자동이며, 연료탱크는 75.7ℓ다. 디젤엔진의 관심인 연료효율은 시내가 ℓ당 11.4㎞, 고속도로는 18.6㎞다. 두 가지를 절충한 복합연비는 13.8㎞다.

 연료를 가득 채웠을 때 주행가능거리가 646㎞로 나타났다. 단순계산하면 ℓ당 8.6㎞지만 고속도로에 올랐을 때 순간연비계에는 정속주행 효율이 매우 높게 나타난다. 덕분에 4등급인 가솔린엔진과 달리 디젤엔진은 2등급 판정을 받았다. 압축착화식 디젤엔진의 강점이 어김없이 내재돼 있다. 


 300C는 감성적인 부분도 많이 개선됐다. 스티어링 휠은 오디오 등의 조절장치 부착 외에 넓은 지름이 특징이다. 손이 작은 사람이라면 지나치게 두꺼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평균 남성이 잡는 순간 묵직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대형 세단의 중량감을 외형뿐 아니라 스티어링 휠에서도 전달하려 애쓴 흔적이다. 


 시트는 대형 세단답게 편안하다. 덕분에 승차감도 안락한 편이다. 그러나 편안한 시트와 달리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서스펜션의 움직임은 민첩하다. 타이어, 충격완화장치, 시트로 연결되는 승차감 형성과정에서 충격완화장치는 단단함에 맞추되 시트와 타이어는 편안함에 기초한 것으로 해석된다. 



 디젤엔진답게 초기 움직임이 굼뜨지만 탄력을 받으면 힘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 시속 120㎞에서 다시 가속해도 180㎞ 이상까지 치고 내달린다. 물론 그 때까지 힘은 여전이 남아 있다. 정지 상태에서 일단 움직이면 시속 100㎞까지 어렵지 않게 속도를 올릴 수 있다. 
 
 인상적인 부분은 제동감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앞으로 쏠리는 현상이 별로 없다. 물론 급제동은 다르지만 고속에서 비교적 빠르게 속도를 줄이는 상황에서 관성의 힘이 앞으로 이동하며 발생하는 "노즈 다운" 현상이 크지 않다는 건 2t이 넘는 차 무게를 감안할 때 의외의 반응이다. 시트의 편안함에 방해가 되지 않는 제동감은 뉴 300C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디젤엔진에 대한 기존의 편견인 진동·소음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공회전 상태나 가속할 때 그리고 시속 10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도 정숙함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북미에서 그 동안 일본차의 정숙성에 상대적으로 열세를 겪었던 미국차가 교훈을 잊지 않고 대처한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이전에 경험했던 300C 가솔린과 비교해 오히려 뉴 300C 디젤의 정숙성이 더 낫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총평
 뉴 300C 디젤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실속있는 대형 세단’이다. 시내주행과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려 기름을 절반 이상 소모했지만 "주행가능거리"는 350㎞를 표시했다. 시승이어서 급가속도 꽤 했음을 감안할 때 괜찮은 효율이다. 이미 주행한 거리 420㎞를 더하면 770㎞를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고, 이는 ℓ당 10㎞ 이상의 효율에 해당한다. 가혹한 주행조건이었음을 전제할 때 뉴 300C 디젤의 연료효율이 비판받을 일은 없겠다는 생각이다. 

 이 차는 캐나다에서 생산해 한미 FTA 효과에 따른 가격 인하 여지가 없는 게 아쉽다. 그래도 판매가격 5,890만원은 제품을 고려할 때 큰 부담으로 보기 어렵다. 유럽산 디젤 세단과 비교해 승차감만 조금 부드러울 뿐 편의성이나 기타 성능면에서 부족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뉴 300C의 중량감을 고려할 때 대형 세단을 실속있게 타려는 사람이 적지 않아 가솔린엔진보다 디젤엔진의 인기가 더 높을 것 같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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