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효율 높이면 내구성 저하"

입력 2012년02월0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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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어 연료효율이 뛰어나다고 제품력까지 우수한 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덕대학 자동차학부 이호근 교수는 "타이어 효율등급제 본격 도입을 앞두고 효율등급이 낮을수록 자동차 연료효율이 높아진다는 타이어업체의 주장은 맞지만 반대로 내구성 저하, 소음 유발, 조종안정성 하락도 수반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9일 밝혔다. 이 교수는 "자동차의 승차감과 핸들링이 상반되는 개념인 것처럼 타이어도 회전저항이 낮으면 마찰력이 떨어져 제동거리가 길어지는데, 이를 개선하려면 타이어 고무배합을 바꾸거나 트레드 패턴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다른 단점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타이어는 일반적으로 노면 접지력을 높이면 조종안정성이 좋아지고 제동거리가 짧아진다. 반면 노면에 밀착된 힘이 큰 만큼 회전을 할 때 저항도 많이 받아 전반적인 연료효율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정부는 따라서 자동차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품 가운데 하나가 타이어라고 판단, 유럽과 같은 효율등급제를 올해 시범 도입했다. 측정항목은 RR(Rolling Resistance)로 불리는 회전저항과 젖은 노면 제동거리로, 타이어회사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기술개발을 독려한 셈이다. 

 이 교수는 "승차감과 소음까지 기존 제품과 동일한 성능을 기대하면서 친환경 타이어가 되기를 바라는 건 무리"라며 "비슷한 원가에서 모든 성능이 좋은 타이어를 개발할 수 있다면 기적"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연료효율, 승차감, 소음, 제동거리가 모두 좋은 타이어를 만든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 된다"며 "소비자들은 이런 점을 알고 친환경 타이어를 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일부 타이어업체들의 과장된 효율 부풀리기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회전저항이 15~30% 적을 경우 실제 연료효율은 2.0~4.5% 정도 개선된다"며 "그러나 일부 제조사가 마치 15% 이상 효율이 좋은 것처럼 애매하게 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현재 기술로 타이어만 교체해서 자동차 연료효율을  5% 이상 끌어올리는 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더불어 타이어제조사가 효율만 강조할 뿐 단점은 언급하지 않아 소비자 혼선이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일부에선 이 때문에 국내 타이어 효율등급 시험에 내구성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타이어 내구성은 운전습관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계량화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내구성 시험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노면 또는 운전자에 따라 타이어 마모도가 제각각이어서 현실적으로 등급 구현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제공을 위해 내구성 측정이 어렵다면 유럽처럼 소음항목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스스로 효율과 제동거리, 소음 등을 모두 고려한 뒤 타이어를 구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고속도로 등 장거리 운행이 잦고, 주행거리가 많은 사람에게 친환경 타이어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도움이 되지만 근거리만 운행한다면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 없다"며 "소비자 각자가 효율과 내구성 등 여러 항목을 판단한 뒤 고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등급만 보고 구입했다가 타이어 교체시기가 빨라져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한편, 정부는 타이어 효율등급제를 올해 시범 도입한 뒤 내년부터 전면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산은 물론 수입 타이어 등도 좋은 등급 판정을 내심 바라고 있으나 일부 업체는 내구성 저하 등의 단점을 들어 효율로만 제품을 평가하는 건 문제라는 주장을 내놓는 상황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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