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이 운용중인 자동차사고이력조회 시스템 "카히스토리"에 심각한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히스토리는 자동차사고이력을 실시간으로 조회, 중고차를 사는 소비자들이 해당 차에 대한 사고정보를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러나 사고 시점부터 보험사를 거쳐 카히스토리에 사고이력이 등록되기까지 적어도 2∼3개월이 걸리면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이 기간 전에 중고차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카히스토리에 사고정보가 뜨지 않는다. 이런 점을 악용해 차주나 중고차딜러들이 사고차를 무사고차로 속여 파는 경우가 많다. 도난차도 카히스토리에 등록될 때까지 공백이 생기는 점을 이용해 도난범이 등록증을 위조, 차를 팔기도 한다.
본지 확인결과 사고 수리 후 카히스토리 등록까지 걸리는 기간이 실제로 짧게는 2.5개월에서 길게는 3개월 이상 걸렸다. 보험사가 해당 사고자료를 매월말 집계해 다음 달 1일 카히스토리에 넘기면, 카히스토리는 내부 처리기간 2주 후에야 시스템에 등록하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등록정보가 보험금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보험사에서 보험금액 산출이 끝나지 않으면 이력조회 화면에는 "미확정"이라고 나와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다. 특히 보험사가 카히스토리에 제공하는 자료 중 보험금 산출이 끝나지 않은 사고가 전체의 3분의 1이나 돼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월평균 60만건의 사고를 처리하는 상황에서 자료를 매일 집계, 카히스토리에 넘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 카히스토리 관계자도 확정된 보험금액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입력하므로 미확정이라고 뜨는 경우 개인이 카히스토리에 직접 전화해 확인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전손차는 보험금 산출 확정 전에 사고이력이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데 반해 침수차나 도난차는 보험금 산출이 끝나야만 사고이력이 조회되는 점도 문제"라며 "앞으로 보험금을 산출중인 침수차, 도난차 사고이력 조회와 함께 미확정 매물의 경우 진행중인 보험금액을 중고차 구매자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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