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타이어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져 운전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국산 타이어업체들은 연초 실적 공개와 함께 올해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 해외시장의 성장세와 UHP타이어 등 고가 타이어시장 확대 등 매출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서다. 천연고무와 부타디엔 등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에 들어서 비용면에서 유리해졌다는 점도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가동률이 1년 이상 100%를 유지하고 있다"며 시장상황이 좋다는 걸 간접적으로 내비췄다. 이런 상황인데도 국산 타이어업체들은 가격인상 가능성을 밝혔다.
한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09년부터 "폭등"이라는 말로도 설명이 안될 만큼 원자재 가격이 게속 인상된 만큼 그 인상폭을 제품가격에 반영하는 과정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원자재 가격은 내려갔으나 이전에 너무나 많이 올라 그 부분을 가격에 반영하겠다는 얘기다.
올해초 타이어회사들의 실적 발표자료를 보면 업계의 입장에도 수긍이 간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모두 매출이 각각 20.9%와 24.5% 신장했으나 영업이익은 -8.8%와 -14.4%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냈다. 제품가격 인상을 반영하는 매출증가폭이 원가상승률보다 작았던 게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인이라고 두 회사는 설명했다.
타이어 제작단가 중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다. 특히 천연고무와 부타디엔의 국제 가격동향이 타이어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타이어의 주재료인 천연고무 가격을 보면 2009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가 그 후 2011년까지 매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2011년 2/4분기에는 천연고무 가격이 급등, t당 5,300달러 이상을 호가하기도 해 생산에 차질이 생길 정도였다. 1년간 70%대의 원자재가격 상승이 있었으나 소비자가격 인상은 최대한 억제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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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이번 가격인상 소식을 이해하기 힘들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권이라는 소식에 반해 타이어가격 인상폭이 평년과 다를 게 없고, 오히려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인상폭은 수치보다 훨씬 크다. 타이어 교체는 주로 몇 년 단위로 이뤄지는 만큼 매년 누적된 가격인상폭이 큰 부담이 되는 것.
유통구조 등의 이유로 매체에 노출되는 가격인상률보다 소비자들이 직접 겪는 가격인상폭은 더 높다. 실제 2011년 상반기에 국내 3사가 4~8%대 출고가 인상을 단행했을 때 판매점은 이를 반영, 8~10%나 올린 바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7~8% 대의 가격인상 계획을 밝혔다. 금호와 넥센도 추이를 보며 인상 여부를 결정할 움직임이다. 자재 구매시점과 제조원가 계상에 따른 실적 반영시점 사이에 1~2분기 정도의 시간 차이가 있어서다, 어찌 댔든 2011년 2분기에 겪었던 원자재 쇼크가 이번 가격인상에 반영되는 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국내 한 업체는 연초 천연고무 단가를 t당 4,300달러선으로 예상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단가 인상폭을 너무 보수적으로 잡은 게 아니냐"며 천연고무를 t당 3,700달러, 합성고무는 3,300달러선으로 예상한 바 있다. 2월 현재 천연고무 거래가격이 t당 3,100달러대라는 소식이 들린다. 수치 상 차이는 있지만 올해 원자재 가격은 안정적일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내 타이어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국내 3사가 "가격조정자"로서 이번 원자재가격 인하를 언제쯤 제품가격에 반영할 지 주목된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