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홈쇼핑 판매가 또 다시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수입차 홈쇼핑 판매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포드, 크라이슬러, 푸조, 미쓰비시 등이 홈쇼핑에서 차를 판매했고, 최근에는 스바루, 혼다 등도 뛰어 들었다. 국산차도 쌍용차 등이 과거 홈쇼핑을 통한 판매를 시도한 바 있다.
홈쇼핑 판매의 장점은 정해진 시간에 집중적으로 제품을 알릴 수 있다는 점이다. 주목도가 높아 계약도 덩달아 상승한다. 실제 혼다가 홈쇼핑으로 판매한 인사이트의 경우 2,700여명의 계약자가 몰렸을 정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수입차를 탈 수 있어 긍정적이다. 또한 홈쇼핑 특성상 여러 혜택이 포함돼 구입에 유리하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소비자 이익 측면에서 자동차의 홈쇼핑 판매를 따로 제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우선 재고 처리라는 인상이 강하다. 큰 폭으로 할인 판매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적게는 수십 대, 많게는 수백 대를 재고로 남기느니 할인이라도 해서 파는 게 수입사로선 손해를 덜 보는 일이다.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홈쇼핑을 활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인기 차종이 홈쇼핑에 등장한 경우가 없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재고 처리 측면에서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은 미칠 수밖에 없다. 홈쇼핑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 국내에서 "수입차"라는 프리미엄 가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어서다. 수입차일수록 브랜드 가치를 따지는 국내 소비자라면 더더욱 그렇다.
또 다른 단점은 중고차 가치의 하락이다. 홈쇼핑으로 팔려 나간 차가 쏟아지면서 잔존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 일반적으로 신차를 타다가 되팔 때 산정되는 중고차 가치는 신차 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같은 차종일 경우 최저 구입가격이 기준이다. 따라서 저렴하게 쏟아지는 신차가 많아질수록 정상 가격을 지불한 사람이 손해를 보는 구조다. 이런 이유로 중고차 시장에선 홈쇼핑으로 판매된 차를 반기기 않는다. 중고차 매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마진 또한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신차의 홈쇼핑 판매는 "양날의 검(劍)"이 아닐 수 없다. 기업 입장에선 손쉬운 재고 처리 방안이지만 정상 구매자의 손해 및 브랜드 이미지 손상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기업이 손해를 보전하면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게 바로 홈쇼핑 판매인 셈이다. 따라서 홈쇼핑 진출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은 나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기업의 생존도 무시할 수 없지만 생존의 조건은 소비자 보호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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