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의 한국과 미국 공인연비 편차가 차종에 따라 들쭉날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차라도 미국과 한국의 시험방식과 생산지, 시험기관별로 오차가 나타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미국 대기환경청인 EPA와 국내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미국 내 ℓ당 17㎞의 통합효율을 얻은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는 국내에서 ℓ당 23.6㎞를 받아냈다. 미국보다 한국 내 공인효율이 28%나 좋다.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도 미국에선 18.7㎞이지만 국내에선 24.7㎞로 24.3%가 높다.
반면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는 미국 내 통합효율이 ℓ당 16.6㎞인 데 반해 국내에선 16.7㎞로 차이가 없다. 벤츠 S400 하이브리드도 미국에선 8.9㎞지만 국내에선 9.2㎞로 차이가 3.3%에 불과했다. 미국과 한국의 효율 측정방식에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편차도 비슷하게 나타나야 함에도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차종별 효율 차이가 상당히 큰 셈이다.
국내에서 자동차 공인효율을 측정하는 자동차부품연구원 서영호 박사는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배터리가 주행에 개입하는 범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률적으로 편차가 고르게 나타나지는 않는다"며 "측정연비와 실연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적용하는 가중계수도 한국과 미국이 다른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전기동력의 역할범위에 따라 효율편차가 크다는 얘기다.
포드코리아는 이에 대해 "퓨전 하이브리드는 효율 외에 전체적인 주행감을 높이고, 운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연비에 근접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효율편차가 거의 없다"고 해명했다.
하이브리드카 외에 대부분의 차종은 미국과 한국의 공인연비 차이가 10% 내외인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 제네시스 3.8은 미국에서 ℓ당 9.3㎞, 국내에선 10.2㎞로 나타나 8.8%의 차이를 보였다. 쉐보레 크루즈 1.8은 미국에서 12.3㎞, 국내에선 13.7㎞로 10.2%의 차이를 나타냈다. 전반적으로 미국 통합효율보다 국내 공인효율이 조금씩 높되 최대 15%의 편차를 넘지 않고 있다.
하이브리드카가 아닌 일반 내연기관 동일 차종임에도 국내 효율이 적게 나타난 경우도 있다. 혼다 어코드 V6 3.5의 경우 미국 통합효율은 ℓ당 10.2㎞인 반면 한국에선 9.9㎞로 미국 대비 마이너스 3.3%로 조사됐다. 혼다코리아는 "한국에서 파는 어코드는 일본 생산이고, 북미는 현지 생산이라는 차이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능적 차이에 따라 효율편차가 큰 경우도 있다. 아우디 Q7 3.0 TDI는 미국에서 ℓ당 8.5㎞이지만 국내에선 11.9㎞로 28.6%의 차이가 났다. 이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종에 "공회전방지기능"을 적용해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한편, 일부에선 미국과의 효율 편차가 생기는 이유로 국내 공인효율 측정기관이 다르다는 점을 들기도 하지만 서영호 박사는 "국내에서 효율을 측정하는 기관은 자동차부품연구원과 한국석유관리원인데, 두 곳의 동일차종 측정오차는 최대 3%를 넘지 않는다"며 "측정기관에 따른 차이는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러나 "4WD 디젤차의 효율 시험은 한국석유관리원이 모두 맡고 있다"며 "4WD 디젤차만큼은 측정기관 사이의 편차가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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