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를 살 때 내비게이션 선택을 놓고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옵션으로 사는 게 간편하지만 애프터마켓 제품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서다.
오토타임즈 조사결과 완성차메이커가 제시한 내비게이션 판매가격은 애프터마켓 제품(설치비, 트립컴퓨터 포함)에 비해 적게는 25만원에서 많게는 60만원 정도 비쌌다. 일부 업체는 내비게이션만 따로 선택하는 게 불가능해 패키지로 구매해야 하는 불편도 있다.
업체별로 보면 르노삼성의 SM7 8인치 스마트 내비게이션 가격은 125만원, 쌍용차 코란도C 7인치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은 130만원, 한국지엠의 말리부 2.0 LTZ 내비게이션은 110만원이다. 또 현대·기아차의 쏘나타와 K5는 내비게이션만 살 수 없다. 쏘나타 프라임은 외장형 앰프, 서브우퍼, 음성인식, 후방카메라, 후방주차가이드 시스템을 내비게이션에 묶어 200만원에 판다. K5도 외장형 앰프, 서브우퍼, 음성인식, 후방카메라를 함께 구입해야 하며 가격은 145만원이다.
애프터마켓 제품인 팅크웨어 아이나비 8인치 R100의 판매가격은 51만9,000원(8GB 기준)이며 후방카메라, 샤크안테나와 설치 및 마감비를 더하면 84만원이다. 파인드라이브 8인치 3D제품 BF200(57만9,000원)은 후방카메라 및 샤크안테나에 설치비까지 포함해 82만9,000원이다. 마이스터 8인치 3D제품 VF100(39만9,000원·트립 별도)은 동일 패키지로 85만원이다.
이처럼 완성차회사의 내비게이션 가격이 비싼 데 대해 국산차업체 관계자는 "부품의 내구성이 우수하고 자동차 연동관련 기능에서 차이가 있다"며 "품질보증기간도 보통 2년 4만km로 애프터마켓 제품의 1년 2만km에 비해 2배나 길다"고 해명했다. 완성차업체의 순정 내비게이션에 들어가는 제품은 추위와 열에 대한 내구성이 뛰어나 영하 20도에서 영상 70도까지 보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애프터마켓 내비게이션업체들은 이에 대해 애프터마켓 제품의 품질보증기간이 짧은 건 맞지만 내구성 및 차와의 연동 기능에 차이가 있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애프터마켓 내비게이션업체 관계자는 "애프터마켓 제품의 내구성 테스트도 순정과 동일한 조건에서 이뤄진다"며 "단지 품질보증이 가능한 온도가 0도에서 60도이긴 하지만 영하로 온도가 떨어졌을 때도 제품에 이상이 생긴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애프터마켓 제품도 트립컴퓨터 설치 시 순정 내비게이션과 동일하게 차 오디오와의 연동 및 블루투스 기능을 쓸 수 있고, 설치 후에도 내부 구조변경이 없다는 점을 들어 "결국 두 제품의 차이는 품질보증기간 차이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신차 고객들이 차를 구입하며 내비게이션 가격에 대해 불만을 털어 놓는 경우가 많아 완성차 영업사원들도 애프터마켓 제품을 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업계의 한 영업사원은 "순정 내비게이션은 3~4년 전 정한 가격을 변동없이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시 책정해야 고객들의 불만도 줄어들고 애프터마켓 제품에 대비한 경쟁력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가격이 턱없이 비싼 건 문제"라며 "내비게이션과 상관없는 제품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건 소비자의 선택폭을 좁히는 행위인만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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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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