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본격 도입되는 친환경 타이어 시장을 놓고 타이어 업체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친환경 타이어의 경우 효율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다는 점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업체별 제품 전략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5일 국내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국산 브랜드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기본적으로 친환경 타이어 제품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호는 이를 위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친환경 타이어 "에코윙-S"의 판매에 들어갔다. 효율등급을 받은 타이어로는 국내에 가장 먼저 나오는 제품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에코윙-S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받았고, 젖은 노면 제동거리도 3등급을 달성했다"며 "1개당 16만5,000원의 에코윙-S를 사용하면 중형차 기준으로 연간 23만원의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금호타이어가 친환경 타이어 시장에 먼저 진출하자 한국타이어도 올 1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받은 "앙프랑 에코" 제품을 곧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앙프랑 에코는 금호의 "에코윙-S"와 마찬가지로 소비효율 1등급, 제동거리는 3등급을 받았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앙프랑 에코를 통해 친환경 타이어 시장에 한발 앞서 나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아직 효율등급 제품이 없다. 친환경 타이어로 "엔블루 에코"를 내세우지만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구매할 때 지경부가 운영하는 "탄소캐쉬백" 프로그램만 운영할 뿐 이른바 "등급 받기"에는 아직 나서지 않았다. 이와 관련,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효율등급제가 본격 시행되는 올해 12월까지 등급을 받을 것"이라며 "한국타이어 등 선두 업체들이 받은 효율등급에 버금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효율등급에 적극 신경을 쓰는 것과 달리 수입 타이어는 브랜드에 따라 별도의 제품 전략을 추구하는 중이다. 일본 브리지스톤의 경우 타이어 효율등급제에 적극 대응하는 반면 프랑스 미쉐린은 소비효율보다 수명을 선택한다는 입장이다. 미쉐린 관계자는 "소비효율을 높일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면 타이어 수명이 줄어드는 단점이 발생한다"며 "짧은 수명으로 타이어 교체 주기가 줄어드는 것도 하나의 비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등급이 좋다고 무조건 뛰어난 제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피렐리와 굿이어, 던롭 등도 아직은 효율등급에 대응하지 않는 모양새다.
이처럼 업체 간 효율을 추구하되 방향성은 제각각이라는 점에 대해 타이어 전문가인 대덕해학 이호근 교수는 "타이어 회사의 친환경 전략이 모두 다른 것처럼 사용자도 어떤 타이어를 사용할 지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효율 등급을 높이면 수명이 짧아질 수 있어 친환경 제품을 고를 때는 자신의 운행 패턴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타이어 효율 등급제는 여러 친환경 타이어의 등장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소비자 선택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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