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포드의 고효율 도전, 퓨전 하이브리드

입력 2012년03월0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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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드의 실용적인 중형차 퓨전(Fusion)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이유는 분명하다. 토요타 캠리 및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경쟁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내연기관 배기량은 2,488㏄로, 쏘나타 및 캠리 하이브리드와 비슷하다. 하이브리드의 효율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자제어 무단변속기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ℓ당 16.7㎞의 효율을 받았다. 경쟁 차종 대비 낮은 효율처럼 보이지만 실제 주행을 해보면 효율이 꽤 높다. 이에 대해 포드코리아는 "실용영역 효율이 높다"고 강조한다.


 ▲디자인
최근 포드가 추구하는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돼 패밀리룩이 돋보인다. 덕분에 헤드램프가 작아 보이지만 오히려 역동성이 묻어난다. 멀리서 보면 "X"자형 앞모습을 형성해 개성을 더한다. 반면 뒷모습은 평범하다. 세로형 램프 표면에 그물형 무늬를 입혔지만 가까이서는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하이브리드 로고를 뒷면과 옆면에 부착했다.

 실내에서 가장 주목되는 곳은 역시 계기판이다. 중앙의 속도계를 중심으로 좌우 모두 디지털이다. 계기판의 대칭성을 위해 좌측에는 고전압 배터리 충전계가 있고, 우측에는 연료계를 위치시켰다. 또한 운전자가 전기와 엔진 작동 모드를 손쉽게 알 수 있도록 동력계와 순간연비계가 좌우 대칭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센터페시어 등은 미국차의 실용성을 드러내듯 평범하지만 계기판은 첨단 하이브리드와 잘 어우러진다. 포드는 이를 "스마트 게이지"로 부른다.


 국내 판매 차종에는 터치 스크린 방식의 내비게이션이 포함된 LCD 모니터가 센터페시어 상단에 배치됐다. 또한 포드의 자랑으로 일컬어지는 음성인식 "싱크(SYNC)" 시스템이 기본이다. 블루투스 연결도 매우 쉬워 사용이 편리하다.

 ▲ 성능 & 승차감
 구동계로는 배기량 2,488㏄의 내연기관과 교류 동기식 전기모터가 탑재됐다. 전기모터는 275V 니켈메탈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전력을 공급한다. 두 가지 동력이 최대 191마력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효율을 위해 CVT를 택했다. 덕분에 부드러운 변속이 가능하다.

 키를 홀더에 넣고 돌리면 엔진이 아니라 전원이 켜진다. 아무 소리도 없다. 변속기를 드라이브(D)에 놓고 페달을 밟으면 차가 스르륵 움직인다. 전기 모드여서 고요함이 들 정도다. 가속페달의 미세한 조절을 통해 전기모드를 유지했다. 서서히 속도를 높이자 시속 40㎞까지 부드럽게 오른다. 그 이상도 전기로 주행이 가능하다. 주행 중 약한 언덕에서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페달을 조금 더 깊이 밟으니 그제서야 내연기관이 작동한다. 엔진 작동은 소리로도 쉽게 알 수 있다. 전기모드가 워낙 조용하기 때문이다.


 다시 자동차 전용도로에 올라 전기모드로 속도를 다시 서서히 높였다. 시속 70㎞까지 오른 뒤 엔진이 힘을 더한다. 제원표에는 시속 76㎞까지 전기 모드 주행이 가능하다고 돼 있지만 이 때는 더딘 가속에 대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물론 속도가 느릴 때는 가속페달에 힘을 약간만 더 주면 된다. 내연기관이 곧바로 가속력을 더해준다. 하이브리드라는 점에서 최대한 전기 모드를 활용하며 정속을 유지한 결과 66ℓ의 연료탱크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860㎞로 나타난다. 이론적으로 ℓ당 13㎞의 효율이다.


 하지만 시내로 들어와 시속 50㎞ 미만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니 주행가능거리도 변한다. 전기모드를 많이 사용한 만큼 거의 900㎞에 육박하는 숫자로 바뀐다. 하이브리드의 시내주행 효용성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제 퓨전 하이브리드의 시내 효율은 미국에서 ℓ당 17.4㎞로 15.3㎞의 고속도로 효율보다 높다. 그만큼 전기의 역할이 저속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하이브리드는 시내 주행이 많을 사람일수록 고효율을 보다 확실하게 체험할 수 있다.
 
 사실 1세대 퓨전 하이브리드는 미국에서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배터리 시스템 탑재로 보조 동력은 충분했는지 몰라도 중량 부담이 늘어 내연기관 효율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드도 이 점을 교훈으로 삼아 이번 2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1세대 대비 무게를 23% 줄였다. 덕분에 전기 모드에서의 전력효율을 높여 배터리 단독 주행 가능 거리를 최대 3.2㎞까지 늘렸다. 
 

 승차감은 편하다. 중형세단이어서 튀지 않지만 약간 단단함 쪽에 기울어 있다. 덕분에 운동성능은 미국적 성향에서 다소 벗어났음을 알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을 움직일 때 비교적 빠른 속도로 차가 반응하고, 회전할 때 바깥 쪽으로 발생하는 횡력도 세단으로는 비교적 억제력이 높은 편이다. 전반적으로 편안한 운전에 무게 중심을 둔 미국차의 DNA를 그대로 담되 유럽형도 일부 지향했다. 비율로 본다면 70:30 정도가 아닐까 한다. 

 ▲ 총평
 포드는 퓨전 하이브리드의 공략 대상으로 미국차의 감성을 좋아하되 고효율을 원하는 사람으로 정했다. 4,760만원의 가격은 구입할 때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감면으로 오히려 낮아지게 된다. 100% 가솔린 차와 비교할 때 다소 비싸지만 2-3년 운행하면 비용이 상쇄된다는 점을 내세우는 중이다.  


 디자인과 승차감 등의 주관적인 요소를 떠나 시승을 통해 한 가지 확실히 경험한 것은 도심 주행 효율이다. 전기 모드를 최대한 활용하면 효율도 크게 상승한다. 하이브리드여서 애써 효율 주행하는 습관이 생기는 것도 부가적인 혜택이 아닐 수 없다. 습관만 바꿔도 최대 30% 효율을 높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운전 습관을 바꾸면서 전기 모드를 적극 활용할 때 퓨전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이 극대화 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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