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지금 제네바는 친환경 전쟁"

입력 2012년03월0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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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2회 제네바 국제모터쇼가 6일(현지 시간) 개막했다. 250여대의 신차가 등장한 이번 모터쇼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친환경 가지치기의 전쟁터"로 요약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의 대항마로 주행거리를 늘린 전기차가 속속 선보였고, 유럽 업체들의 디젤 하이브리드는 이미 전면에 등장했다. 또한 엔진 다운사이징을 통한 효율 높이기도 곳곳에서 시도돼 친환경이 아니면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이브리드 시장을 주도한 곳은 단연 토요타다. 유럽 내 주력 소형차인 야리스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유럽 기준 ℓ당 28.5㎞의 효율을 달성했다. 나아가 토요타는 향후 개발할 FT-Bh 소형 하이브리드 컨셉트의 목표 효율로 ℓ당 50㎞를 선언하기도 했다. 가솔린으로 디젤의 효율을 넘겠다는 목표를 FT-Bh에서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시속 50㎞까지 전기 구동이 가능한 신형 렉서스 RX450h을 선보여 대형 SUV의 효율 경쟁도 이끌었다. 


 토요타에 맞선 유럽 업체들의 행보도 발 빠르다. 폭스바겐은 ℓ당 효율이 무려 55㎞에 달하는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크로스 쿠페 컨셉트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푸조와 시트로앵도 디젤 하이브리드를 통해 유럽 내 시장 흐름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하이브리드 외에 이번 모터쇼의 또 다른 친환경 관심은 이른바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다. 2012년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오펠 암페라가 견인하는 친환경 전기차 대열에는 현대차가 아이오닉 컨셉트로 가세했고, 스즈키도 스위프트 레인지 익스텐더 등으로 대열에 동참했다. 심지어 인피니티 이머지 컨셉트도 익스텐드 레인지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기와 경쟁은 다르지만 내연기관을 발전기로 사용, 당장 전기차의 실용화를 이루는 게 핵심이다.  


 엔진 다운사이징도 한창이다. BMW가 처음 내세운 640i 그란 쿠페의 경우 배기량을 의미하는 숫자는 4.0ℓ지만 실제 배기량은 3.0ℓ다. 대신 트윈파워 터보 시스템을 탑재해 자연흡기 방식의 4.0ℓ보다 성능과 효율을 높였다. 포드 또한 3기통 1.0ℓ 엔진에 터보 시스템을 탑재한 에코부스터 엔진을 적극 활용, 소형차의 다운사이징 사례를 나타냈다. 럭셔리 브랜드도 다운사이징을 외면할 수 없어 벤틀리 "EXP 9F SUV 컨셉트"는 W12 6.0ℓ 트윈터보차저 엔진이 기본이지만 양산 시점에 V8 4.0ℓ 트윈터보차저로 바뀌게 된다. 동일한 시스템일 때 배기량 축소를 통해 경량화까지 이뤄낼 수 있어서다.


 이처럼 전방위적인 친환경차 흐름은 소비자들의 인식까지 바꿔 놓는 중이다. 굳이 ㎞당 이산화탄소를 따지지 않아도 ℓ당 효율이 높은 차일수록 관심을 보낸다는 것. 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이탈리아 파노라오토의 알레산드로 마체티 편집장은 "유럽은 지금 친환경 열풍이 불고 있다"며 "겉으로는 친환경이지만 고유가에 오로지 효율만 보는 소비자가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라고 설명한다. 유럽의 자동차 흐름이 한국 내에도 조금씩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조만간 한국도 친환경차 돌풍이 불어닥칠 것 같다.

 제네바=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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