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현대기아차에 대한 비판과 애증

입력 2012년03월1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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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소비자를 우롱한다", "해외에서 잘 나가면 뭐하나, 쿠킹호일 강판 짜증난다", "제품 수준 향상은 커녕 후회가 막심하다".


 최근 현대차 관련 글에서 늘 보는 반응 가운데 하나다. 잘 하면 잘 해서 비판, 못 하면 못해서 또 비판이다. 누군가 혹여 선전을 기대하는 글을 남기면 융단 폭격은 기본이고, 현대차 옹호세력으로 간주된다.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 잡아도 음해에 시달린다. 이런 이유로 사이버 공간에서 자동차 관련 호응을 많이 얻으려면 현대차를 감싸면 된다는 말까지 한다. 그만큼 현대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물론 현대기아차에 대한 비판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국내 승용 시장 점유율이 75%여서  자동차 불만 표출은 곧 현대기아차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현대기아차 제품을 타지 않더라도 현대기아차 비판에 동참해 한 마디 거드는 일이 다반사고, 누군가 현대기아차를 우호적으로 언급하면 비판 의견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문제는 비판의 수준과 질이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을 요구하는 경우보다 무조건적인 비난과 욕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가 사이버 공간의 근거 없는 비난에 신경 쓰지 않는 배경이기도 하다. 기업이 문제로 인식하고, 개선하려면 나름의 근거와 대안을 제시해야 하지만 사이버 공간이 욕설로 뒤덮여 더 이상 의견 창구 역할을 하지 못하는 수준에 다다랐다고 보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해외의 선전마저 왜곡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북미와 유럽, 신흥국 성장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주목을 받는 것조차 비판의 대상이 된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에서 값 싸게 내놓는다는 내용은 비판의 단골 메뉴다. 그럼에도 한국차의 선전이 자랑스럽다는 칭찬은 인색하기 그지없다. 설령 누군가 칭찬이라도 하면 직원으로 의심받기까지 한다. 

 제조사 관계자를 만나 보면 근거가 있고, 합리적인 비판은 늘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 반면 맹목적인 비난은 오히려 사기만 저하시킬 뿐 성장에 별 도움이 못 된다. 따라서 비판과 질책은 마음껏 하되 칭찬도 필요하면 받아 들여야 한다. 고래도 춤을 추게 하는 칭찬이라고 하지 않던가. 

 비판은 관심이 있을 때 가능하다. 그래서 현대기아차에 대한 비판을 애증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애증에 또 얼마나 많은 비난이 쏟아질 지 염려스럽다. 결코 감싼 것이 아님에도 말이다. 어떤 이는 그래서 현대기아차만 타자는 것이냐고 말하기도 한다. 심지어 수입차를 타지 말라는 얘기냐고 되묻는다. 국산차 칭찬하면 수입차 배척자로 낙인찍히는 게 요즘 세상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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