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렉서스 신형 GS, 독일차와 비교하다

입력 2012년03월1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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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 넘는 성능에 특유의 정숙성 강점

 렉서스가 신형 4세대 GS 출시를 기념해 경쟁 차종과의 비교 시승을 준비했다. 시승은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이뤄졌으며, 차종은 렉서스 GS350, GS F스포트, BMW 528i, 벤츠 E350이 준비됐다.  
 


 4세대 GS는 기존 대비 날렵하게 변모했다. 이와 관련, 렉서스 개발 본부 사토 코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펼쳐진 글로벌 시승회를 통해 GS 외관을 보다 역동적으로 다듬었던 배경을 언급한 바 있다. 독일 아우토반에서 고속으로 질주하는 데도 GS의 밋밋한 외관을 룸미러로 본 앞선 운전자들이 차선을 비켜주지 않았다는 것. 반면 BMW는 앞모습만 보고도 순순히 양보했다는 일화를 전하며 4세대 GS의 디자인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서킷에서 본 신형 GS는 매우 강한 이미지를 풍겼다. 마치 대형 모래시계처럼 상하 균형을 이루는 스핀들 그릴의 심미적인 효과 뿐 아니라 그릴 하부를 브레이크 냉각 덕트에 연결, 원활한 공기 흐름과 함께 기능적인 측면도 고려됐다. 헤드램프에는 LED가 적극 사용돼 주간 주행등 역할과 함께 공격적인 앞모양에 일조하고 있다.


 후면 또한 리어 램프를 날카롭게 만들어 역동성에 초점을 맞췄다. 측면도 앞을 낮추고 뒤를 높여 전체적인 실루엣을 스포츠 세단에 맞도록 꾸몄다. 그러나 C필러는 약간 구부려 고급스러움을 담아냈다.


 실내 역시 렉스서가 크게 신경 쓴 부분이다. 경쟁차로 나온 BMW 528i 및 벤츠 E350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특히 고급스러움의 정도가 렉서스의 변화를 설명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 글로벌 소비자들의 체형을 오랜 기간 연구해 체격 조건을 넓게 설정한 시트 역시 느낌이 편안했다. 창문은 완전히 닫히기 3㎝ 전부터 속도가 서서 줄어 닫힌다. 안전을 위한 배려와 동시에 고급감을 높이려는 목적도 담겨 있다. 렉서스의 철저하고도 세밀한 감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멀티미디어 시스템은 LG와 공동 개발돼 국내 소비자에게 최적화 됐다. BMW의 자체 개발 내비게이션, 벤츠의 OEM 제품과 비교해 시인성이나 조작 편의성 부분에서 월등하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리모트 컨트롤이 채택됐다. 그러나 완전한 적응을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본격적인 시승이 시작됐다. 시승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려 노면이 매우 젖은 상태였다. 그러나 젖은 노면일수록 한계점이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어 비교에는 문제가 없었다.

 우선 GS350에 올랐다. 선두차에 맞춰 차를 출발시켰다. 총 4가지 주행모드(에코, 노멀, 스포츠, 스포츠+) 중에서 첫 바퀴는 "스포츠+"에 놓고 달렸다. 엔진 및 변속기, 서스펜션까지 스포츠 주행에 맞도록 조정된 주행 모드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스포츠 세단답게 엔진 회전수가 급히 오른다. 그러나 경박하지 않은 엔진음이 인상적이다. 슈퍼카 브랜드처럼 엔진음을 조각했기 때문이다. 출발 때는 사운드 머플러에 의해 V6의 중후함을 느끼도록 만들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첫 코너 이후 속도를 높여 시속 150㎞까지 차를 몰아 붙였다. 엔진 음색은 경쾌했다. 중고속 회전영역에서 흡기계에 새로 적용한 사운드 크리에이터 덕분이다. 가속은 경쟁 차종에 비해 다소 빠르다는 느낌이다. 묵직함 측면에선 독일차가 약간 앞서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즉각적인 반응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신형 GS의 가속 감성이 나아 보인다. 속도에 맞춰 스티어링 휠의 무게가 변하는 속도감응형 스티어링 휠이 장착된 점은 GS나 경쟁 차종이나 동일했다.


 이후 코너를 계속 공략하면서 곡선 성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세워놓은 구조물을 통과했다. 급격한 레인 체인지부터 슬라럼 구간까지 다양한 코스를 체험했다. 시승 전 렉서스가 강조한 흔들림 억제력이 돋보였다. 곡선에서 차가 좌우로 흔들릴 때마다 스스로 자세를 제어하며 자세를 가다듬는다. 빗길이라 미끄럽지만 매우 안정적인 주행이다. 물론 안전상 극한까지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일상 주행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전체적인 하체 감성이나 흔들림 억제력, 미끄럼 방지 등이 뛰어났다.  


 다음에는 GS F스포트를 시승했다. 코스는 동일했다. F스포트는 일종의 옵션 패키지다. 동력 계통을 스포티하게 튜닝하고 이에 걸맞은 각종 내외관 장착물을 부착했다. 또한 신형 GS의 백미라고 불리는 LDH(Lexus Driving Handling)도 적용됐다. LDH는 차 스스로 앞뒤 바퀴의 모든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판단해 스티어링 휠의 조향율까지 제어하는 장치다. 한 마디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잘못 돌렸을 때 뒷바퀴까지 조향돼 움직임을 최대한 보정하는 장치다. 같은 후륜구동 세단이지만 BMW 5시리즈 및 벤츠 E클래스와 차별되는 부분이다. 


 주행 모드는 엔진과 변속기를 스포츠 주행으로 조절한 "스포츠" 모드였다. 차를 출발 시키니 조금 전 GS350에서 느꼈던 인상적인 엔진음이 귀를 울린다. 역시 초반 가속이 상당히 빠르다. 같은 답력으로 페달을 밟았을 때 10m 정도는 경쟁차보다 앞서 나가는 느낌이다. 


 곡선 주로에 접어들었다. 여기서 LDH 기능이 발휘된다. 레이싱 주행에 적합한 타이어를 장착해 젖은 노면에서 다소의 미끌림이 발생할 여지가 있었지만 GS F스포트는 꽤나 재빠르게 곡선을 빠져나왔다. 뒷바퀴 회전각이 앞바퀴의 진행 방향으로 최대 2도 가량 움직이기 때문이다. 곡선을 돌 때 앞바퀴는 스티어링 조작에 의해 움직이지만 뒷바퀴는 고정돼 바깥 방향으로 흐르는 현상을 방지한 것이다. 한 마디로 바깥으로 밀리는 원심력을 억제하는 역할이다. 이 경우 차는 진행 방향으로 보다 움직여 코너링 성능이 올라가게 된다. 더불어 바깥으로 빠져 나가는 불필요한 동력 손실도 줄일 수 있다.  


 경쟁차와 비교했을 때 LDH의 기능은 매우 큰 차이로 느껴졌다. 특히 슬라럼 구간에서 GS F스포트는 마치 뱀 같은 움직임으로 코스를 흔들림 없이 빠져나갔다. 반면 경쟁차들은 GS보다 밀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달리기 성능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스포츠 세단이라면 LDH는 운전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피트로 들어가기 직전 저속 코너링 코스가 있었다. 이곳에서 LDH는 진행 방향과 반대로 뒷바퀴 각도를 조절한다. 때문에 직각에 가까운 코너를 저속으로 통과할 때 스티어링 휠을 많이 돌리지 않아도 잘 빠져 나간다.



 실제 서킷에서 신형 GS를 체험해보니 현재 시장을 독주하는 독일차를 잡는다는 렉서스의 호언장담은 공언(空言)이 아님을 알게 됐다. 운동 능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함께 편안함과 정숙성까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 앙면할 수 없는 두 가치를 한 번에 추구한 셈이다. 렉서스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신형 GS의 개발 목표가 잘 맞아 떨어졌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까지 경쟁력은 충분하다. 그동안 잔뜩 웅크려 있던 렉서스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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