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통통 튀는 미니, 쿠퍼S 쿠페

입력 2012년04월0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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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니의 활동은 전방위적이다. 해치백으로 시작해 컨버터블, SUV, 왜건 등의 브랜드 스펙트럼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것. 미니 쿠페도 그런 활동 가운데 하나다. 미니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고-카트"에 최적화됐다는 느낌이다. 미니 쿠퍼S 쿠페를 시승했다.


 ▲디자인
 한 눈에 "미니"임을 알 수 있는 외관은 여전하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루프 라인이 기존의 평평함에서 벗어나 둥근 모양으로 변형됐는데, 마치 레이싱 헬멧을 보는 듯하다. 실제 BMW에서도 미니 쿠페의 루프를 가리켜 "헬멧 루프"라고 부른다. 둥근 형태의 지붕이 해치백과 비교해 단단한 주행성능을 가지는 특성을 명확하게 한다.


 전면은 다른 제품군과의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원형 헤드램프는 그 자체로 미니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입꼬리가 내려간 라디에이터 그릴과 아래 대칭 형태의 공기흡입구, 안개등은 전반적으로 아기자기 모습이지만 다부진 쿠페만의 성격도 엿보인다. 보닛은 굴곡을 통해 근육질을 표현했고, 가운데에는 에어 벤트가 자리해 고성능 느낌을 살리고 있다.      


 측면은 헬멧 루프 뒤로 향할수록 엉덩이가 올라간 하이테크 디자인이 특징적이다. "C필러는 완만하게, 데크는 높게"라는 고성능 스포츠카의 명제가 적용됐다. 휠 하우스는 차체 색과 확연하게 구별되는 검은색을 사용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후면에서는 루프의 실루엣 하나로 변화가 크다. 카브리올레가 기본이어서 루프와 차체는 영역이 확연하게 분리돼 있다. 그러나 미니 특유의 세로형 램프와 리어 범퍼 중앙의 쌍둥이 배기구가 들어갔다. 

 인테리어는 이제 하나의 정형이다. "미니 인테리어"라는 고유명사가 등장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직접 보지 않아도 대충의 요소들이 그렇게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기까지 한다.


 이 와중에 미니 실내의 상징인 센터페시어 중앙 속도계는 변화를 맞았다. 가운데 부분에 멀티미디어 모니터가 삽입된 것. 모니터 가장 자리로 속도계, 그 아래로 잔유량이 표시된다. 멀티미디어 모니터 조작은 기어 노브 아래의 조작 레버로 이뤄진다. 조작감은 미니다운 아기자기함이다. 그래픽이 이동하는 모습은 BMW 멀티미디어 시스템인 i드라이브와 동일하다. 이런 변화는 긍정적이다. 미니에서도 아날로그의 감성을 넘어 디지털을 만날 수 있어서다. 내비게이션이 없다는 것은 아쉬움이다. 


 일부는 속도를 알아보기 힘들어서 불편하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엔진회전계 안의 트립컴퓨터 모니터에 속도가 표시된다. 이 정도면 주행 중에도 시선을 크게 움직이지 않는 선에서 속도 확인이 가능하다. 내부의 각종 스위치는 대부분 토글스위치 형태로 돼 있다. 역시 브랜드 전통이다. 재미있는 조작감이다. 


 시트는 일반 해치백 모델이나 SUV 컨트리맨에 비해 굉장히 단단하다. 주행 위주의 특성이 잔뜩 담겨 있다. 시트 포지션 조절은 수동이다. 요즘 대부분 자동이지만 수동이라고 크게 불편하진 않다. 다만 시트 높이가 원하는 만큼 낮아지지 않는 게 단점이다. 차체가 낮은 만큼 시트도 그만큼 이동폭에 제한이 될 수밖에 없다. 키가 큰 경우 시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성능

 쿠퍼S 쿠페는 4기통 1.6ℓ 엔진이 기본이다. BMW 모터스포츠 기술 노하우를 접목한 밸브트로닉 적용으로 최고 184마력, 최대 24.5㎏‧m을 낸다.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은 7.1초, 안전최고 시속은 198km다. 

푸시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마자 배기음이 묵직하게 울린다. 기존 미니와 확연하게 다른 맛이다. 해치백 쿠퍼S와는 동일한 동력계인데 크기는 쿠페 쪽이 조금 작다. 때문에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즉각적으로 앞으로 치고 나간다. 발랄함과 경쾌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외견의 모습과 동떨어지지 않는 초반 가속이다. 


 70~80km/h에서는 속도감이 상당하다. 차체가 낮고 작은 덕분이다. 이후 고속으로 속력을 더 내보보면 급격히 속도가 오른다. 엔진 회전음의 강한 소리는 재빠른 가속을 보조하며 마치 록 밴드의 베이스 포지션과 같은 역할을 한다. 소리가 가볍지 않다는 뜻이다. 


 하체 강성은 편안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하다. 도로 굴곡에 따른 노면 충격이 엉덩이로 전해진다. 익숙지 않은 감촉이지만 재빠른 움직임을 위해서는 즐겨야 한다. 다소 무리하게 좌우 차선을 넘나들며 레인 체인지를 시도했지만 흔들림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시속 80km 이상에서 자동으로 리어 스포일러가 발생하는 40㎏의 다운 포스 덕분에 접지력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고속에서도 미니 쿠페의 안정감은 상당하다. 전용 서스펜션 시스템이 장착됐다. 회사에 따르면 차체 구조와 중량 배분, 공기역학적 속성까지 고려한 민첩한 핸들링이 강점이다. 실제로도 주행상 운동 성능에 있어서는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운전의 재미가 쏠쏠했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도 즉각적인 편이다. 즐거운 운전에서는 빠질 수 없는 특성이다. 제동 성능도 훌륭하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자동차의 기본에 충실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총평

 새로운 차를 만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자신의 특징을 대놓고 드러내는 미니 쿠페 같은 차는 더욱 그렇다. 간만에 운전하는 재미를 즐길 수 있기도 했다. "미니"라는 브랜드는 "유니크"로 대표된다. 그런 점에서 최근 다양한 제품이 등장하는 최근의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한 가지치기보다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해 간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물론 컨트리맨 같은 차는 운전의 재미에서 벗어나 있지만 컨트리맨이 등장은 미니에 "확장"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니 쿠페의 방향도 마찬가지다. 미니의 세계를 점차 넓히고 있으니 말이다. 쿠퍼S 쿠페의 가격은 4,290만원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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