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에 벤츠차가 등장했다. 이를 두고 득실 따지기가 한창이다.
벤츠차의 온라인 쇼핑몰 등장은 지난 9일 국내 대형 온라인 오픈마켓 옥션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MBK) 딜러인 더클래스효성, 시티카드 제휴로 이뤄졌다. 그러자 MBK는 "할 말이 없다"며 공식입장을 회피했다. 더클래스효성에 따르면 관련 부서 협의는 2월부터 실시됐지만, MBK는 온라인 쇼핑몰 판매를 공식화 할 경우 브랜드 "프리미엄" 이미지 훼손과 딜러간 형평성 문제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MBK로서는 자칫 떨어질지도 모르는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딜러 프로모션과 선긋기를 시도한 셈이다.
벤츠차의 온라인 쇼핑몰 등장은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소비자 접근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고, 때로는 좋은 조건으로 차를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판매자에게도 소비자 접근 창구를 넓히면 도움이 된다. 그래서 일부 자동차업체는 TV 홈쇼핑이나 소셜커머스 사이트 등을 통해 차를 팔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회사는 소비자 접점이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다. 고가의 소비재, 그 것도 "자동차"라는 상품은 소비자 구매 고려항목에 "구입의 용이성"이나 "가격"만 있지 않고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라는 요소도 있기 때문이다. 고급스런 전시장을 찾아 대접받으며 차를 사는 것 자체에 과시욕이 깃들어 있다.
명품 브랜드는 소비자의 드러내려는 심리가 구매 이후부터가 아니라 구매 이전부터 발생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명품업체 입장에서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상품에 소비자 접근을 제한하는 전략을 쓰는 경우가 있다. 백화점 명품관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을 공항 면세점에 두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나 살 수 없으니 우리 브랜드의 가치가 매우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소비자는 명품 브랜드를 구입해 스스로 특별함을 갖게 되는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MBK에게 이번 온라인 쇼핑몰 판매는 자칫 "프리미엄" 이미지가 깎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갑지 않다. 누구나 선망하는 브랜드가 누구나 탈 수 있는 자동차로 지위가 바뀌는 걸 원하지 않는 것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브랜드 가치의 전달 여부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딜러 입장에선 판매실적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뿌리치기 쉽지 않은 유혹이다. 문제는 장기적으로 볼 때 벤츠 고객들이 이미지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면에서 오히려 경쟁 브랜드를 선택하게 만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이다.
여러 측면을 감안할 때 이번 벤츠차의 온라인 쇼핑몰 판매는 단기적인 성과는 거둘 수 있을 지 모르나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고, 이로 인해 수입사와 딜러 커뮤니티 전체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 실제 판매현장에서도 이를 두고 말이 많다. 따라서 수입사와 딜러 그리고 고객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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