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모터쇼조직위원회가 모터쇼 개막 한 달을 앞두고 주요 차종 등과 전시규모를 발표했다. 그러나 전시차종의 면면을 살피면 오히려 지난 2010년 행사 때보다 양이나 질면에서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역대 최대 규모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국제모터쇼의 핵심은 "신차"와 새로운 컨셉트카다. 즉 중요한 모터쇼에는 그런 차들이 몰리고, 그 덕분에 모터쇼의 위상이 더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다. 그러나 부산 국제모터쇼의 신차들을 보면 모터쇼의 위상을 높여줄 "파괴력"있는 차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올해 부산모터쇼 전시차 가운데 세계 최초 공개는 쌍용차의 렉스턴 부분변경모델과 대우버스의 25인승 레스타에 불과하다. 2010년에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K5, GM대우 알페온, 쌍용차 C200 컨셉트카 등이 나왔던 것과 비교해도 대조적이다. 그나마 렉스턴 부분변경모델도 완전 신차가 아니다.
그 만큼 부산모터쇼 출품작이 부실하다는 얘기다.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는 현대차 아반떼 쿠페, 신형 싼타페 등도 모터쇼 전에 모두 소개된 만큼 호기심은 반감한다. 인피니티 JX 정도가 노출이 적어 관심을 끌만한 차로 꼽힌다.
결국 이번 부산모터쇼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부실 우려를 씻어내기엔 역부족이다. 따라서 자극적인 볼거리를 위해 도우미를 총출동시키는 풍경이 벌어질 수 있다. 그 경우 "도우미 쇼"라는 주객전도 현상도 우려된다.
부산모터쇼는 "국제" 모터쇼임에도 매번 참가업체나 출품작이 일정 수준 이상을 넘지 못해 "부실" 논란에 휩싸인다. 태생적 한계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른바 지방자치단체의 "치적쌓기"를 위해 만들어진 행사라는 점이다. 자동차산업에 대한 기여보다는 크고 화려하게 개최해 지자체를 얼마나 과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조직위가 내용보다 규모를 강조하는 것도 그래서다.
작은 나라에서 국제모터쇼가 매년 열리는 것도 문제다. 한 번 참가 때마다 적지 않은 돈을 써야 하는 업체들은 서울과 부산 두 군데에서 열리는 모터쇼가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올해도 일부 업체는 참가를 고사했다. 서울과 부산 가운데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대표성이 있는 서울에 몰리는 게 당연하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부산모터쇼가 성공하려면 "특색"이 필요하다. 해운대 모래축제와 모터쇼를 연동했다는 주장은 끼워맞추기에 불과하다. 앞으로 계속 모터쇼를 개최할 생각이 있고, 여전히 빛좋은 개살구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특색을 만드는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참가업체들이나 관람객들이 돈낭비, 시간낭비라는 말을 하지 않도록 알찬 행사로 변신해야 한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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