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토요타 캠리, 103가지 변화의 실체-6편

입력 2012년04월2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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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가 올초 신형 캠리를 내놓으며 "103가지 변화"를 내걸었다. 이전 대비 103가지 항목이 새로워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실제 어느 부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구체적인 항목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에 따라 오토타임즈는 103가지 변화를 일일이 파악, 변화의 폭을 연재키로 했다. 더불어 일반적인 자동차 기능에 대한 설명까지 포함해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자동차 전문지 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이번 연재가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각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4. 편의성/정숙성

51. 흡음성능의 탁월한 소재로 소음차단 휠 하우스
 타이어는 자동차에서 엔진 다음으로 격렬하게 움직이는 부품이다. 나아가 자동차 부품 가운데 유일하게 노면과 직접 맞닿는다. 차의 무게를 받치고 구동과 제동, 조향을 책임진다. 초창기 타이어는 마차 바퀴에 통 고무를 두른 형태였다. 그러다 1895년 프랑스의 미쉐린 형제가 공기 튜브를 넣은 자동차 타이어를 처음 만들었다.

 오늘날 타이어엔 공기 주머니가 따로 없다. 이른바 "튜브리스(Tubeless)" 타이어다. 타이어를 휠에 끼우고 공기를 불어넣는 구조다. 타이어 자체가 튜브 역할을 하는 셈이다. 따라서 타이어 내부의 공기가 휠과 직접 맞닿는다. 고속으로 달릴 땐 타이어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그 속의 공기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튜브리스타이어는 휠을 통해 열을 식힐 수 있다.


 타이어 옆면에는 성능과 크기와 관련된 정보를 새긴다. 신형 캠리의 P215/55 R17에서 P는 "Passenger"의 머리글자로 승용차용 타이어를 뜻한다. 반면 C는 "Commercial"의 약자로 상용차용 제품을 의미한다. 215는 타이어의 너비를 나타낸다. 그런데 땅과 맞닿은 면의 너비는 아니다. 타이어 단면에서 가장 넓은 부분의 수치다. 단위는 ㎜다.

 55는 타이어의 너비를 기준 삼을 때 두께(높이)의 비율이다. "편평비"라고 한다. R은 튜브가 없는 "래디얼(Radial)" 방식 타이어란 뜻이다. 18은 휠의 지름이 18인치라는 의미다. 속도 표시도 있다. 최고시속에 따라 H(210㎞), V(240㎞), W(270㎞), Y(300㎞), Z(무제한)로 나뉜다. 이 최고속도로 1시간 20분 동안 달려도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한편, 타이어는 자동차 연료의 20%를 잡아먹는다. 게다가 하체 쪽 소음을 일으키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정숙성을 유독 강조한 신형 캠리가 바퀴를 그냥 지나쳤을 리 없다. 휠 하우스 안쪽을 직물로 꼼꼼히 감쌌다. 흔히 "펠트(felt)"라고 부르는 소재다. 다소 질감이 거친 데 소음 및 충격 흡수효과가 탁월하다. 게다가 캠리는 구름저항이 적은 타이어까지 끼웠다.

#5. 하이브리드 시스템
52. 역동적 성능 지닌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차의 선구자다. 1997년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직병렬식이다. 라이벌들은 "이 방식이 너무 복잡하다"고 흠 잡는다. "움직이는 부품이 너무 많다"고도 한다. 효율이 뒤진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하지만 이렇게 딴죽 거는 브랜드 가운데 누구도 연비로 프리우스를 이긴 적 없다.


 토요타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렬과 병렬식의 차이부터 알아야 한다. 용어는 낯설지만 기본 개념은 간단하다. 직렬식은 구성요소가 한 줄로 이어져 있다. 엔진→제네레이터(발전기)→배터리→전기모터→바퀴의 순서다. 따라서 엔진은 바퀴를 직접 굴리지 않는다. 배터리를 충전해 전기모터를 거쳐 바퀴를 굴린다.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가 대표적이다.

 병렬식은 엔진과 전기모터가 각각 바퀴에 구동력을 전한다. 전기모터는 원반처럼 생겼다.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끼운다. 일부 병렬식은 전기모터만으로 차를 움직일 수 있다.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 하이브리드가 좋은 예다. 나머진 엔진에 힘을 보태는 역할에 머문다.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나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 기아 포르테 하이브리드가 대표적이다.

 반면 토요타는 두 가지 방식을 합쳤다. 구조가 복잡한 건 사실이다. 당연히 구동되는 부품도 많다. 그러나 효율이 훨씬 뛰어나다. 전기모터는 두 개다. 따라서 충전(발전)과 구동을 동시에 해치울 수 있다. 엔진과 모터는 각각 단독으로, 또는 힘을 합쳐 바퀴를 굴린다. 힘의 경로는 수시로 변화무쌍하게 바뀐다. 특허 때문에 다른 업체는 따라할 엄두도 못 낸다.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 역시 직병렬식이다. 일반 자동변속기를 쓰는 라이벌과 달리 무단변속기(CVT)를 쓴다. 그래서 변속기가 작다. 그만큼 전기모터의 크기를 키울 수 있다. 또한, 가속할 때 변속기와 붙은 전기모터를 쓰는 동안 나머지 모터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그만큼 늘 배터리를 빵빵하게 채워둔다. 자연스레 연료를 태우는 엔진은 최소한만 쓴다.

53. 새롭게 향상된 하이브리드 엔진
 이전 세대 캠리의 엔진은 가솔린 2.5ℓ, 하이브리드 2.4ℓ로 배기량에 차이를 뒀다. 반면 신형 캠리는 배기량을 똑같이 2.5ℓ로 맞췄다. 하지만 출력은 여전히 차이 난다. 가솔린이 181마력, 하이브리드가 158마력을 낸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이전보다 8마력 더 늘었다. 엔진과 모터를 더한 시스템 총 출력은 200마력으로 4마력 더 높였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출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앳킨슨(Atkinson) 사이클 엔진을 쓰기 때문이다. 실린더 속 피스톤은 위아래로 왕복 운동한다. 흡기를 빨아들이며 밑으로 내려갔다가 모든 밸브를 꼭 닫은 채 압축한 뒤 불씨를 당겨 폭발시킨다. 이때 피스톤이 밑으로 튕겨 내려가면서 동력을 만든다. 따라서 엔진은 압축할 때 힘을 쓰고 팽창할 땐 힘을 낸다.


 따라서 압축보다 팽창하는 비율을 높일 수록 효율이 좋다. 그런데 압축이 너무 세면 스파크플러그가 불꽃을 당기기 전 폭발할 수 있다. 소위 ‘노킹’ 현상이다. 그래서 앳킨슨 사이클 엔진은 압축비를 그대로 두되 팽창비를 키운다. 피스톤이 혼합기(공기+연료)를 들이마실 때보다 폭발할 때 더 아래쪽까지 내려간다. 들숨은 짧게 날숨은 길게 쉬는 셈이다.

 그런데 피스톤 움직이는 거리를 바꾸려면 장치가 복잡해진다. 그래서 요즘은 꼼수를 부린다. 피스톤 왕복운동의 거리는 일반 엔진과 같다. 대신 피스톤이 어느 정도 압축할 때까지 흡기 밸브를 열어둔다. 그러면 실린더에 빨려 들어왔던 공기의 일부분이 다시 밀려 나간다. 그만큼 배기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낸다. 운동량을 유지하되 식사량은 줄이는 셈이다.

 적게 먹고 열심히 뛰려니 힘은 떨어지는 편이다. 때문에 전기모터가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는 하이브리드차와 궁합이 좋다.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의 엔진은 배기량을 키웠을 뿐 아니라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 배기가스재순환 장치가 좋은 예다. 이 장치는 엔진 실린더에서 연소되고 나온 배기가스 중 일부를 엔진으로 돌려보낸다. 유해물질을 줄이기 위해서다.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는 이 장치를 냉각수로 식힌다. 따라서 보다 신속히 온도를 낮출 수 있다. 또한, 엔진 곳곳에 소음흡수재를 넣었다. 그래서 가속 때 좀 더 부드러운 엔진음을 낸다. 전동식 워터펌프, 오일 펌프 등 주요 부품의 마찰도 꼼꼼하게 줄였다. 저항이 줄어든 만큼 한층 매끄럽게 움직인다. 그만큼 효율이 좋다. 자연스레 성능과 연비도 두루 개선됐다.

54. 두 개의 주행 모드 제공 하이브리드 주행모드
 심오한 기술일 수록 제 스스로의 존재를 은밀하게 감춘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역시 마찬가지다. 배경지식 없인 이해할 엄두도 못 낼 만큼 그 얼개가 복잡하다. 그러나 결론은 간결하다. 같은 연료로 보다 힘차고 오래 달릴 수 있다. 소비자는 이 같은 원리를 꿰고 있을 필요가 없다. 그저 평소처럼 운전하면 된다. 그러면 시스템이 알아서 효율을 챙긴다.

 그런데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하이브리드차의 잠재력을 최대한 챙겨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엔 하이브리드차 제대로 타는 법을 다룬 DVD까지 판다.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 역시 심화학습내진 실전연습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선물을 마련했다. 바로 EV(전기차)와 에코 모드 스위치다. 이 두 스위치만 적절히 누르면 누구나 연비운전의 달인이 될 수 있다. 

 EV 모드에서는 전기모터만으로 달린다. 굳이 이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저속에선 전기모터만으로 달린다. 엔진은 정 안 되겠다 싶을 때 깨어난다. 그런데 EV 버튼을 누르면 엔진의 인내심이 치솟는다. 배터리의 충전량이 적정선보다 좀 더 떨어져도 엔진을 잠자게 내버려 둔다. 이른 새벽 이웃을 깨우지 않고 조용히 주차장을 빠져 나가고 싶을 때 요긴하다.


 에코는 EV 모드처럼 엔진을 의도적으로 ‘왕따’시키진 않는다. 대신 에어컨과 히터를 최소한만 쓴다. 전력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만큼 배터리의 충전량을 조금만 갉아 먹는다. 하이브리드의 개념은 시너지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서로의 단점을 지우고 강점을 보강한다. 배터리가 쌩쌩할 수록 전기모터의 기가 산다. 동시에 엔진은 숨 돌릴 여유를 찾는다.

 또한, 에코 모드에서는 엔진의 반응을 둔화시킨다. 가속 페달을 깊이 밟아도 엔진은 시큰둥하다. 뭘 그리 조급해 하냐며 핀잔주듯 느릿느릿 힘을 토한다. 그래서 자연스레 운전의 템포가 느려진다. 급가속과 추월을 자제하게 된다. 처음엔 답답할 수 있다. 하지만 금세 깨닫게 된다. 에코 모드로 다녀도 주변 차의 흐름과 발맞추는데 전혀 문제없다는 사실을. 

55. 파워풀한 650V 출력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력(W=와트)은 전압(V=볼트)과 전류(A=암페어)를 곱셈한 결과다. 따라서 배터리의 전류가 10암페어로 일정할 경우 공급 전압에 따라 모터의 출력은 바뀐다. 가령 전압이 100볼트라면 1천 와트를 낸다. 반면 전압이 650볼트일 경우 총 6천500와트를 뿜는다. 하이브리드차에서 전압은 성능을 좌우할 핵심 요소인 셈이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전력 공급원은 244.8볼트의 니켈-메탈 하이드라이드(Ni-MH) 배터리다. 1.2볼트짜리 셀 204개로 구성된다. 여기에서 나오는 전력은 부스트 컨버터를 거치면서 직류 650볼트로 "뻥튀기"된다. 그러면 이번엔 인버터가 다시 이 전력을 650볼트의 교류로 바꿔 전기모터로 옮긴다. 경쟁 업체의 하이브리드차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 기술 역시 토요타의 특허다. 그래서 다들 부러워하지만 손 쓸 방법이 없다. 핵심 기술이 전부 특허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한편, 배터리 팩은 뒷좌석 밑에 숨긴다. 신형 캠리는 배터리 팩의 크기를 더욱 줄였다. 그 결과 트렁크가 14㎝ 가까이 더 깊어졌다. 토요타 측은 “신형 캠리의 트렁크엔 골프백을 네 개까지 실을 수 있다”고 밝혔다.
 
56. 변속충격이 없는 부드러운 무단변속기 e-CVT
 엔진은 회전수에 따라 성능이 바뀐다. 회전수에 따라 힘과 연비가 춤을 춘다. 힘은 또 출력과 토크로 나뉜다. 둘은 서로 다른 회전수에서 꼭짓점을 찍는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연비를 부각시킨 차다. 따라서 연비에 가장 유리한 엔진회전수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무단변속기를 단다. 토요타는 전자제어식 무단변속기의 약자를 따서 "e-CVT"라고 이름 붙였다.

 가령 3,000rpm에서 가장 좋은 연비를 보이는 엔진이 있다고 치자. 같은 속도에서도 기어 단수에 따라 엔진회전수가 바뀐다. 가속할 땐 치솟았다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정속주행하지 않는 한 원하는 회전수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기어 단수가 많으면 엔진회전의 편차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마냥 기어를 늘릴 수 없다. 변속기가 너무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 무단변속기는 속도와 상관없이 비슷한 회전수를 유지할 수 있다. 고정된 기어 단수가 없기 때문. 개념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원뿔은 밑바닥에서 꼭짓점으로 갈수록 지름이 줄어든다. 벨트로 이 같은 원뿔 두 개를 엮고 엇갈리게 오르내리면 양쪽 지름이 서로 달라진다. 이 높이 차이를 잘 계산하면 원뿔 두 개를 늘 일정한 속도로 회전시킬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무단변속기는 연비와 가속에 유리하다. 언제나 가장 적절한 엔진회전수를 유지할 수 있는 까닭이다. 가령 가속 때 무단변속기는 엔진회전수를 특정 지점까지 신속히 띄운다. 그리고 꾸준히 유지한다. 이 때문에 회전수가 오르내리는 일반 변속기보다 다소 시끄럽다고 느낄 수 있다. 변속충격이 없는 점도 낯설다. 하지만 효과는 확실히 뛰어나다.

 캠리 하이브리드가 무단변속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기어를 줄줄이 엮은 자동변속기보다 부피가 작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 덩어리로 묶을 모터의 크기를 키울 수 있다. 그 결과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 다른 브랜드도 이 방식의 장점을 빤히 안다. 그러나 "그림의 떡"과 다름없다. 토요타가 특허를 낸 구성이기 때문이다.

57. 강력한 제동력 발휘하는 전자 제어 브레이크 시스템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는 전자 제어 브레이크를 단다. 토요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다. 2001년 토요타의 미니밴 에스티마 하이브리드에 달기 시작했다. 렉서스엔 2006년 데뷔한 RX400h가 처음 달았다. 오늘날엔 LS460 같은 가솔린 세단은 물론 LFA 같은 수퍼카까지 단다. 브레이크를 보다 정교하고 섬세하게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 제어 브레이크엔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Drive by wire)" 기술이 스며들었다. 자동차의 각 부분을 전자식으로 작동시키는 개념이다. 따라서 기계적 연결이 필요 없다. 그만큼 공간을 적게 차지한다. 무게도 적게 나간다. 그래서 연비에도 도움이 된다. 궁극적으로 친환경에도 이바지하는 셈이다. 또한, 다른 안전장치와 기능적으로 연결하기도 좋다.
 

 단점도 있다. 개발비의 부담 때문에 원가가 비싸다. 신뢰성 또한 문제다. 고장이 날 경우 물리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특히 운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장비가 주행하다 고장 날 경우 치명적 위험이 닥칠 수 있다. 그래서 도입이 더뎠다. 하지만 요즘 빠르게 그 영역을 넓혀 가는 중이다. 관련 기술이 진화를 거듭한 덕분이다.

 토요타 프리우스의 앙증맞은 변속레버가 대표적이다. 게임기의 조이스틱처럼 아담하다. 작동감도 사뿐사뿐 가볍다. 팔뚝에 힘줘가며 각 단을 넘나드는 여느 자동변속기와 전혀 다른 느낌이다. 레버가 변속기와 실제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위치와 같은 셈이다. 익숙한 감각을 살리기 위해 기존 변속 레버와 비슷한 모양과 방식으로 위장했다.

 기존 브레이크는 펌프로 발생시킨 유압을 호스를 통해 각 바퀴로 전달했다. 전자 제어 브레이크는 이런 장치가 필요 없다. 그만큼 부피가 적고 무게가 가볍다. 브레이크 오일도 필요 없다. 따라서 환경에도 도움 된다. 또한, 유압식보다 작동 속도가 빠르다. 제동도 한층 섬세하고 지능적으로 해낸다. 그래서 제동거리를 15% 이상 줄일 수 있다.
 
58. 높아진 내구성과 배터리 충전 기능의 하이브리드 회생제동브레이크
 자동차는 움직이는 이상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비한다. 소득보다 지출이 많기 때문에 저축은 꿈도 못 꾼다. 내연기관이 발명된 지 한 세기가 훌쩍 넘었다. 하지만 열효율은 여전히 30%를 넘지 못한다. 열효율은 공급한 열량 대비 일로 바꾼 열량의 비율이다. 내연기관의 경우 100%의 열량을 투입할 때 30%만 일하는데 쓰고 70%는 연기처럼 흘려버리는 셈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이 같은 내연기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됐다. 전기모터로 열효율이 낮은 엔진의 콤플렉스를 보듬는다. 동시에 엔진은 고회전에서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전기모터의 단점을 감싼다. 이처럼 밀어주고 당겨주니 서로 힘이 덜 든다. 또 하나의 핵심은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해서 쓴다는 점이다. 전기모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이브리드차를 설명할 때 회생제동브레이크라는 용어가 감초처럼 등장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의 브레이크는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꿔 차를 세운다. 가령 디스크 브레이크는 바퀴와 함께 회전하는 원반을 캘리퍼란 장치로 꽉 깨물어 속도를 줄인다. 제동은 결국 마찰열과 맞바꾼 가치다. 이때 생기는 열에너지는 허공으로 사라진다.

 회생제동브레이크는 지하철 같은 전동차에 쓰던 기술이다. 전동차는 지붕 위에 연결된 전선에서 전기를 공급받아 모터를 돌린다. 전기모터의 힘으로 쇠바퀴를 굴려 레일 위를 달린다. 그런데 전기모터는 두 얼굴을 지녔다. 반대로 회전시키면 발전기로 바뀐다. 운동에너지로 전기를 만든다. 또한, 전기모터의 회전저항으로 제동 효과도 낼 수 있다.

 하이브리드차 역시 전동차와 비슷한 원리로 에너지를 챙긴다. 전기모터는 감속에 발 맞춰 발전기로 역할을 바꾼다. 가속할 땐 배터리의 전기를 쓰고, 감속할 땐 배터리에 전기를 충전한다. 배터리가 배부른 만큼 전기모터를 더 활용할 수 있다. 그 결과 뻔뻔하게 에너지 과소비 일삼는 엔진을 쉬게 만들 수 있다. 일부 F1 경주차도 이 같은 개념의 장비를 쓴다.
 
#6.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59. 후방 카메라 설치로 정확한 주차, 주차 보조 모니터링 시스템
 초보 운전자에게 후진 주차는 물구나무서기나 외줄타기에 견줄만한 고난이도 도전이다. 무엇보다 시야가 제한적이다. 뒤 풍경을 속 시원하게 볼 수 없어 답답하다. 사이드 미러는 좌우 풍경을 압축한다. 따라서 거울로 보는 간격은 실제보다 좁다. 스티어링 조작과 차의 움직임이 반대인 점도 스트레스다. 꽁무니와 벽과의 간격을 가늠하는 것 또한 고역이다.

그나마 차가 작으면 해볼 만하다. 하지만 비만에 시달리는 SUV나 중형 이상의 세단은 선뜻 꽁무니를 밀어 넣기 망설여진다. 토요타 신형 캠리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꽁무니의 카메라로 뒤쪽 풍경을 찍어 센터페시아의 모니터에 띄우는 까닭이다. 화질도 뛰어나고 화면도 큼직해서 뒤통수에 눈 달린 것처럼 든든하다. "주차 보조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게다가 신형 캠리는 훈수도 곁들인다. 스티어링 휠을 꺾는 각도에 따라 차가 후진할 궤적을 모니터에 노란색 선으로 띄운다. 스티어링 휠이 움직임에 따라 노란 선은 좌우로 휜다. 따라서 주차선을 향해 뒷걸음질 칠 때 동선 예측하기 좋다. 노란 선과 주차칸 좌우의 선을 겹치면 차가 똑바로 놓였다는 뜻이다. 그러면 조심스럽게 후진할 일만 남는다.

 카메라는 뒤 번호판 위쪽에 달렸다. 따라서 살짝 굽어보는 시선으로 비춘다. 이 때문에 벽까지 빠듯하게 붙일 때 간격을 확인하기 좋다. 후진 주차에 자신감을 심어준다. 그러나 너무 의존해선 곤란하다. 화면만 보고 후진하다 옆쪽에서 접근하는 보행자나 자동차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을 위해 주위를 확인합니다" 캠리가 늘 화면에 띄우는 경고다.

60. 장애물 감지 경고음 주차 보조 센서
 토요타 신형 캠리는 뒤 범퍼에 주차 보조 센서를 네 개나 심었다. 따라서 어중간한 각도와 위치의 물체도 귀신같이 눈치 챈다. 주차 보조 센서는 경고음으로 거리를 알린다. 여유 있을 땐 느릿느릿 울고, 접촉이 임박했을 땐 긴박하게 운다. 그래서 잠깐 시선을 후방 카메라가 비추는 화면에서 옮겼을 때도 소리만으로 대강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한편, 차의 앞부분엔 카메라를 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운전경력 많은 베테랑도 담벼락이나 앞차 꽁무니에 코끝을 바짝 붙이는 주차는 자신 없어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신형 캠리라면 걱정이 덜하다. 앞 범퍼에도 주차 보조 센서 두 개를 심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귀를 바짝 세워 경고음 듣는 것만으로 전진 주차가 한결 쉬워진다. 

 과거엔 후진할 때 음악소리를 내는 차가 종종 있었다. 주로 큰 트럭이었다. "엘리제를 위하여"가 대세였던 기억이다. 이유는 딱히 알 수 없었다. 이 음악은 경고음과 같은 기능을 한다. 다만 방향이 반대다. 주위 사람을 향해 울린다. 차가 다가서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반면 신형 캠리의 장애물 감지 경고음은 일편단심 운전자만을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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