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골프의 여유, 골프 카브리올레

입력 2012년04월2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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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브리올레는 필연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야 탈 수 있는 차다.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감내할 용기가 필요하며, 유난히 "멋"이 강조된다. 20-30대가 가장 타고 싶어 하는 차, 골프에 오픈카 버전인 카브리올레가 추가됐다. 골프하면 떠오르는 탄탄한 기본기에 "참을 수 없는 운전의 자유로움"이 접목된 것. 아름다운 소프트톱이 유혹하는 골프 카브리올레를 시승했다. 
 

 ▲스타일
 골프와 비슷하지만 카브리올레만의 멋을 담기 위한 시도들이 가해졌다. 윈드쉴드를 비롯한 A필러 전체는 살짝 눕혀졌다. 스포티한 느낌을 위해서다. 굳이 따지자면 성격에 따른 변화다. 헤드램프에는 LED 광원이 들어가 최신 유행을 반영했다. 
  

 측면은 날렵함이 생명이다. 뒤로 갈수록 엉덩이가 들리는 하이테크 구조를 가지고 있다. 톱이 닫혀 있을 때는 골프만의 단단함도 느껴진다. 조금 아쉬운 점은 리어 디자인이다. 톱을 완전히 열어놓으면 뒤에서 볼 때 기존 골프의 루프를 마치 두부 잘라낸 듯한 모습이다. 오히려 톱을 닫았을 때가 안정적이면서 유려하다. 지붕을 열고 달리게 만든 카브리올레로서는 다소 약점이다. 
  

 개인적으로 오픈카의 지붕은 "소프트톱"을 선호한다. 클래식한 멋이 느껴지고 구조가 단순해 고장이 적으며, 무게나 수납 시 트렁크 공간을 크게 차지하지 않는다. 단점은 역시 안전 문제다. 차가 전복되면 하드톱보다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음 문제도 소프트톱의 단점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소프트톱 오픈카를 만드는 제조사들은 이런 단점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전복 시 0.25초만에 탑승객을 보호하는 롤오버 프로텍션 시스템 등도 위험에 대한 방지 노력의 결과물이다. 
  

 실내는 일반적인 골프와 거의 흡사하다. 독일의 원칙주의적인 실용성이 엿보인다. 흔히 프리미엄 브랜드 오픈카들이 실내의 고급스러움에 큰 공을 들이는 것과 달리 정말 필요한 만큼의 기능과 고급스러움만 넣었다. 그래서 오픈카치고 심심하다는 비판이 생길 여지도 있다. 오픈카의 실내는 밖에서도 잘 보이기 때문이다.

 시트는 4인승이다. 레그룸을 최대한 확보에 뒷 좌석 탑승객 거주성을 확보했지만 "생각보다 넓다" 정도일 뿐 "매우 넓다"는 아니다. 2도어 차, 특히 쿠페나 카브리올레들은 모두 비슷한 단점을 갖고 있다. 
  

 트렁크는 250ℓ로 넓다. 톱의 개폐와 관계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톱을 열었을 때 트렁크 공간의 협소 단점을 기능적으로 해결했다. 다만 트렁크 입구는 생각해볼 만한 문제다.
 
 ▲성능
 시승차는 2.0ℓ TDI 엔진이다. 최고 140마력, 최대 32.6kg.m의 힘을 발생한다. DSG 변속기는 기본이다. 그래서 동일한 엔진을 장착한 다른 골프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골프 TDI를 타면서 힘이 부족하다는 평가는 별로 본 적이 없다. 개인적으로도 그렇다.
  

 따라서 뛰어난 성능보다는 멋스러운 외관에 맞는 여유로운 힘으로 여기면 될 것 같다. 초반 가속 스트레스도 덜하고, 애초에 공격적인 성향의 차가 아니기에 파워트레인은 불만이 없다. 굳이 역동성을 느끼려면 시프트 레버를 스포츠로 놓고 달리면 된다. 엔진 회전수가 급격히 오르면서 차를 꽤 폭발적으로 밀어낸다. 여유로운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와 날카로운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 모두를 만족시킨다.  
  
 무게 영향이 줄어드는 중고속 영역에선 TDI 엔진의 알찬 힘이 그대로 바퀴에 전해진다. 노멀(D), 스포츠(DS) 모두 즐거운 운전이 가능하다. 시속 100km 이후에도 엔진 힘이 처지는 법이 없다. 
  

 직선도로, 곡선도로 할 것 없이 차체는 자세를 매우 안정감있게 제어한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력은 부드럽지만 각도 유지는 흔들림이 없다. 곡선이든 직선이든 원하는 방향, 원하는 속도에 최적화된 조향감을 선보인다. 그래서 여성 운전자도 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차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톱을 열었을 때, 그리고 속도가 조금 높다 싶을 때 실내로 들어오는 바람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이를 줄이기 위한 많은 흔적이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골프 카브리올레는 "보급형 오픈카"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제동 역시 우수하다. 명불허전이다. 연료효율은 신연비 기준 복합 16.7km/ℓ(도심 14.7km/ℓ, 고속도로 20.1km/ℓ)로 골프 2.0ℓ TDI의 17.9km/ℓ(구연비)의 무게 차이를 감안하면 비슷하다. 체감적으로도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총평
 골프 카브리올레는 주행의 자유를 확보, 후한 점수를 줘도 아깝지 않은 제품이다. 골프로 개방감을 맛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1.4ℓ 가솔린부터 효율을 극대화한 1.6ℓ 디젤,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잡은 2.0ℓ TDI, 고성능의 GTI와 GTD에 멋을 강조한 카브리올레까지 다양한 제품군은 의미가 크다. 골프 카브리올레가 골프 제품군의 화룡점정을 완벽하게 찍은 셈이다. 20-30대의 버킷 리스트에 이미 확고한 영역을 가진 골프지만 더 단단한 지위를 갖게 하는 또 하나의 무기가 탄생한 셈이다. 

 시장에 주는 영향도 상당하다. 물론 많이 팔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제품의 보완재 역할을 충분히 한다면 폭스바겐이 원하는 연간 7,000대 판매의 훌륭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가격은 4,390만원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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