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중국차, 세계 중심 서는 날 온다

입력 2012년04월2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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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변방이 아니었다. 비약적인 발전으로도 설명하기 힘들 정도였다. 중국차는 이제 완전히 세계의 중심에 서 있는 느낌이다. 


 2012 오토차이나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중국 업체들의 신차 러시다. 이번 모터쇼에 처음 공개된 120종 가운데 중국차는 절반 이상인 80종에 달했다. 당연히 세계 언론의 뜨거운 관심도 중국차에 쏟아졌다. 2년전 베이징과는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상당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고, 짝퉁차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중국차의 비약적인 발전은 현지 합작회사의 공이 크다. 중국은 법률상 해외 자동차 회사가 단독 현지 법인을 세울 수 없다. 그래서 중국 자동차 업체와 합작을 한다. 자연스레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기술, 생산, 판매 노하우가 합작회사를 통해 중국 업체에 흡수된다. 많은 독자 브랜드가 이를 증명한다. 우선 베이징현대는 쇼왕 전기 컨셉트카를 내놨고, 둥펑닛산의 베누치아, 광저우혼다의 독자브랜드 리니안, 상하이GM의 바오준, 이치폭스바겐의 카이리 등이 관심을 모았다. 


 이런 역량은 다시 중국 토종 업체로 모아졌다. 중국 업체들의 자주 브랜드 역시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는데, 우선 상하이기차는 로웨 950을 내놔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0년 출범한 로웨 브랜드는 2년만에 대형 세단을 내놓아 기술 발전 속도를 만천하에 알렸다. 


 지리기차는 브랜드 최초의 SUV GX7을 모터쇼에서 공개했다. 이미 취안츄잉, 디하오, 잉룬 등 인기 차종을 보유한 지리 자동차는 GX7과 Mc카라는 컨셉트카를 선보이며 중국 자동차 산업의 차세대 주자임을 공식화했다.


 둥펑기차는 D50이라는 차를 선보였다. 준중형 차임에도 그동안 중국차가 가지지 못했던 고급스러움을 담아냈다.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은 중국 기자들의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1.6ℓ 가솔린 엔진에 닛산의 무단 변속기가 조합됐다. 

 화천자동차는 다중화라는 유려한 스타일의 컨셉트카를 내놨다. 진베이, 중화 등의 인기 브랜드를 거느린 화천자동차가 선보이는 야심작이었다. 이 밖에 하이마 자동차가 만든 준중형 야오, 창청기차의 하푸 M4, 치루이의 TX 컨셉트카 역시 큰 관심을 모았다. 


 중국 업체들이 앞다퉈 만들어낸 차들을 보고 있자니 언젠가 글로벌 업체들이 중국에서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아가서는 중국차들이 세계 각지에서 활약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상상도 하게 됐다.  중국인들의 자신감 찬 모습에서 그런 일들이 저절로 머리 속에 떠올랐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국제적 감각이다. 그렇게 자신들의 차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어도 제대로 된 영어 자료를 가지고 있는 업체는 드물었다. 간신히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현장 직원에게 물어물어 제품 정보를 조사해야만 했지만 이 역시도 숫자가 적어 애로가 적지 않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물론 중국 시장이 너무 크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내수 시장 소화도 아직은 버거운 상태라는 것. 베이징현대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인구 1,000명당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60명 정도(한국 시장은 1,000명당 300명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940명에 대한 시장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때문에 중국 토종 업체들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경쟁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적 역량을 확보하는 일에 주력하는 것일지 모른다. 국제적 감각은 이를 먼저 해결한 뒤에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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