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토요타 캠리, 103가지 변화의 실체-7편

입력 2012년04월2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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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가 올초 신형 캠리를 내놓으며 "103가지 변화"를 내걸었다. 이전 대비 103가지 항목이 새로워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실제 어느 부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구체적인 항목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에 따라 오토타임즈는 103가지 변화를 일일이 파악, 변화의 폭을 연재키로 했다. 더불어 일반적인 자동차 기능에 대한 설명까지 포함해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자동차 전문지 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이번 연재가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각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6.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61. 5.1 채널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우리의 귀는 두 개다. 하지만 단순히 좌우의 소리만 구분하진 않는다. 이를테면 얼굴이나 뒤통수 근처를 가로지르는 소리의 방향과 속도까지 가늠할 수 있다. 오디오는 소리를 실제와 가깝게 재현하려는 노력의 총체적 결실이다. 미국의 오디오 업체 보스(BOSE)가 좋은 예다. 창업자는 오디오에서 나오는 악기 소리가 실제와 다른 이유를 궁금해 하다 창업을 결심했다.
 

 오디오 업계는 실제 주위에서 들리는 소리처럼 입체감을 살릴 방법을 연구해 왔다. 5.1 채널이 그 쾌거였다. 5.1 채널로 재생하는 소리는 입체적이다. 귀로 듣듯 방향과 속도, 원근감이 살아있다. 요컨대 화살 지나는 소리는 어디서 어느 쪽으로 쐈는지 대강 짐작할 수 있다. 때문에 오늘날 5.1 채널은 극장과 홈시어터 사운드 시스템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5.1은 보통 6개의 채널을 지닌 서라운드 시스템을 뜻한다. 5.1 채널은 5개의 풀 대역 채널과 한 개의 저주파 효과 채널로 구성된다. 스피커를 청취자 앞쪽 좌우와 중간에 하나씩, 뒤 양쪽에 하나씩 배치한다. 여기에 저음을 보강하기 위한 서브 우퍼를 단다. 이 시스템을 상징하는 숫자 5.1은 스피커 다섯 개와 서브 우퍼 하나를 의미한다. 
 
 스피커는 저마다 역할이 있다. 앞뒤 좌우 스피커 4개는 소리의 방향성을 살린다. 화살이 청취자 주변을 가로지르는 효과는 이런 구조 때문에 가능하다. 앞쪽 중앙 스피커는 화면에 나오는 연기자의 대화를 맡는다. 그 결과 전후좌우 스피커가 정신없이 울어대도 청취자는 흔들림 없이 소리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서브 우퍼는 현장감을 살린다. 

 5.1채널 사운드는 녹음방법부터 특별하다. 각 방향의 사운드를 별도로 채집한다. 저음은 따로 추려 서브 우퍼 몫으로 남긴다. 토요타 신형 캠리는 5.1 채널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갖췄다. 영화 DVD를 틀어보면 완전히 다른 소리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부작용도 있다. 이 소리에 익숙해지고 나면 5.1채널이 아닌 시스템은 거들떠보지도 않게 된다.  

 62. 그린 에지 JBL 10스피커 오디오 시스템
 자동차용 오디오는 가정용 오디오와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발전해 왔다. 공간은 자동차가 더 한정돼 있다. 또한 한층 밀폐된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소리가 흩어지지 않고 집중된다. 실내 공간 자체가 하나의 울림통 역할을 한다. 게다가 소리를 울림통 속에 앉아 듣는다. 이처럼 소리가 집약되기에 오디오 성능과 음색을 취향에 맞게 다듬기 좋다.
 
 음을 섬세하게 재현하기도 한결 유리하다. 그래서 적절한 시스템만 뒷받침되면 가정용 오디오보다 한층 생생한 원음을 즐길 수 있다.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하지만 약점도 있다. 자동차가 각종 소음을 만든다. 나아가 주행상황에 따라 소음의 종류와 높낮이는 변화무쌍하게 바뀐다. 수많은 기계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바람과 노면에 의한 소음도 변수다.


 나아가 오디오 시스템 부피에도 제약이 많다. 탑승객을 위한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정용처럼 냉장고 만한 스피커를 쓰는 건 언감생심이다. 무게와 전력 사용량도 줄여야 한다. 연비에 영향을 미치는 까닭이다. 그래서 자동차용 오디오는 집적기술에 가속을 붙였다. 심지어 도어 트림 전체를 초박형 스피커로 쓰는 기술까지 개발 중이다.
 
 토요타 신형 캠리는 하만(Harman)사의 그린에지 기술이 들어간 JBL 프리미엄 스피커를 단다. 프론터 센터와 리어 서라운드 등 10개의 스피커를 달았다. 덕분에 한층 풍부한 음감을 자랑한다. 기존 6개짜리 스피커보다 무게는 27%, 전력소모는 56% 줄였다. 또한 스피커에 어쿠스틱 렌즈를 달았다. 그래서 어느 자리에 앉더라도 최상의 음질을 즐길 수 있다.
 
 참고로 JBL은 미국 오디오 회사다. 제임스 블러프 랜싱이 1946년 설립했다. 회사는 JBL 컨슈머와 프로페셔널 두 가지 디비전으로 나뉜다. 전자는 가정용, 후자는 스튜디오나 극장을 위한 전문장비를 만든다. JBL은 오디오 업계의 공룡 기업인 하만 인터내셔널 소속이다. 하만은 그 밖에 인피니티, 마크 레빈슨, 벡커, 크라운, 렉시콘 등 쟁쟁한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63. 고해상도 7인치 와이드 VGA 디스플레이
 한때 깨알 같은 스위치가 첨단 상징으로 추앙받던 시절이 있었다. 운전석에서 만질 수 있는 스위치가 100개 이상이고, 두꺼운 사용자 설명서가 스스럼 없이 선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자동차회사들은 어떻게든 스위치를 하나라도 줄이기 위해 고민한다. 소비자가 귀찮고 어려운 걸 얼마나 싫어하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합 컨트롤러가 등장했다. 렉서스의 "리모트 터치 컨트롤"이 좋은 예다. 스위치를 이리저리 휘저어 각종 기능에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옆면의 버튼을 눌러 결정하는 형태다. 모양과 조작 방법 모두 손에 익숙한 마우스와 판박이다. 독일 브랜드는 다이얼를 돌리고 버튼을 누르는 형태의 통합 컨트롤러에 심취해 있다. 

 그런데 제 아무리 통합 컨트롤러가 기특한들 기능과 상황을 표시할 모니터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오늘날 자동차에서 모니터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스티어링 휠과 페달, 스위치는 운전자 의도를 입력할 도구다. 반대로 계기판과 각종 경고등은 차가 운전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단이다. 이처럼 기존 자동차에서 입력과 출력의 수단은 뚜렷이 나뉘었다.


 반면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춘 모니터는 두 역할을 동시에 해낸다. 각종 정보를 띄우는 동시에 직접 기능을 다룰 수 있는 버튼이 된다. 모니터 덕분에 자동차는 나날이 기능을 늘리되 스위치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잘 만든 모니터 한 개는 표면 질감을 끝내주게 다듬고 기능에 따라 정교하게 배열한 스위치 수십 개 역할을 대신한다.

 토요타 신형 캠리는 7인치 와이드 모니터가 있다. 우선 크기가 넉넉해 다양한 정보를 한층 여유 있게 띄운다. 게다가 화질도 좋다. 그래서 내비게이션과 DMB, 후방카메라 등 기능에 따라 구성과 화질이 천차만별인 내용을 치우침 없는 품질로 띄운다. 또한, 정전기식이 아닌 감압식이다. 그만큼 조작감이 명확하다. 같은 이유로 오작동할 우려 또한 적다.

 64. 한국형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부터 알아야 한다. GPS는 군사용으로 개발됐다. 1973년 미 국방부는 해군과 공군이 개발하던 프로젝트를 통합했다. 그리고 "방어용 위성 관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 2000년 미국이 성층권에서 쏘던 방해 전파를 거둬들이면서 GPS는 완전 개방됐다. 

 GPS의 핵심장비는 미국이 1968부터 단계적으로 쏘아올린 24개의 인공위성이다. 이들은 2만200㎞ 상공에서 4개씩 짝을 이룬다. 반경 2만6,500㎞의 6개 궤도를 12시간 주기로 돌면서 3차원의 위치, 고도, 속도 및 시간측정 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한다. GPS는 기상조건이나 간섭 및 방해에 강하다. 또한, 공통좌표계를 쓴다. 가장 정확도 높은 위치 추적 시스템이다.

 한 지점의 위치를 계산하기 위해선 최소한 위성 3개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럴 경우 오차범위 30~100m 값을 구할 수 있다. 위성 수에 비례해 정확도는 늘어난다. 우리나라 상공에서는 최대 12개의 위성과 송수신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위성 신호는 GPS 안테나와 지도 데이터를 갖춘 수신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용 전자지도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작한 종이 원도와 수치지형도를 바탕으로 만든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도를 5년마다 갱신한다. 이때마다 지도 제작업체는 실측을 거쳐 수정하고 보완한다. 전자 원도는 1:5000 축척비율의 2만8000개 조각 지도로 구성된다. 이렇듯 방대한 데이터는 다시 한 번 압축과 변환을 거쳐 내비게이션용 지도로 거듭난다.

 토요타 신형 캠리는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달았다. 2D와 3D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또한 맵퍼스(Mappers)사의 아틀란 맵 소프트웨어를 담은 SD 카드 방식이다. 그래서 업데이트가 빠르다. 실시간 교통상황, 도로 주행정보, 안전운행 데이터 등을 포함한 90여 개의 세부 컨텐츠를 아우른다. 애프터마켓용을 매립하지 않고 토요타만을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65. 차 안의 엔터테인먼트 제공 내비게이션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 전장기기의 진화를 이끌었다. 그 결과 "인포테인먼트" 개념이 태어났다. "인포테인먼트"는 영어로 "정보(인포메이션)"와 "재미(엔터테인먼트)"를 섞은 신조어다. "인포테인먼트"를 가능케 하는 핵심 기술은 블루투스와 외부기기 연결단자다. 이 두 기술 덕분에 자동차 "인포테인먼트"는 다양한 기능을 융합할 수 있게 됐다.

 내비게이션이 대표적이다. 이제 길 안내만 똑 부러지게 해서는 명함 내밀기 어렵게 됐다. 경쟁력의 핵심은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부가기능이다. 길을 안내하는 방법부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요즘은 입체감을 살린 3D 지도가 인기다. 주변 건물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그래서 실제 풍경과 대조하며 현재 위치를 가늠하기 좋다.

 게다가 주변의 명소나 맛집, 은행이나 주유소 등 특정 테마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목적지를 검색할 수 있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하는 기능도 대중화됐다. 따라서 경로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도 한다. 내비게이션에 내장된 지도와 실제 도로 사이의 괴리도 나날이 줄고 있다. 동네 사람도 깜빡 잊기 쉬운 골목길의 속도방지턱까지 빠짐없이 알려준다.

 인포테인먼트의 개념도 녹아들었다. 요즘 내비게이션은 이동 중인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별별 기능을 아우른다.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브로드캐스팅)와 MP3, DVD 플레이어, 게임 기능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디지털 사진첩이나 노래방 기능을 갖춘 경우도 있다. 한 모니터로 좌우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화면을 띄우기도 한다.

 토요타 신형 캠리의 내비게이션은 DMB 기능을 갖췄다. 이전 캠리의 내비게이션이 길 안내 위주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DMB는 정체 구간에서 무료함을 달랠 때 요긴하다. 터치스크린 방식이어서 채널을 바꾸는 등 각종 기능을 다루기도 쉽다. 물론 안전을 위해 주행 중엔 소리만 나온다.

 66. 블루투스 연결, 오디오 스트리밍 및 핸즈프리
 블루투스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의 표준 가운데 하나다. 블루투스는 우리 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가까운 거리는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도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가령 핸즈 프리를 쓰기 위해 휴대폰과 자동차 사이를 전선으로 연결할 필요가 없어졌다. 블루투스만 켜놓으면 주머니 속 휴대폰을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휴대폰 속에 저장해 놓은 음악 파일도 원할 때 언제든 자동차 오디오를 통해 자유롭게 재생할 수 있다. 전화기가 뒷좌석 승객 바지 주머니 속에 있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 선을 주렁주렁 달지 않아도 되니 편리하다. 블루투스는 자동차 실내 공간을 짜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전선 꼽을 구멍과 휴대폰 공간 마련이 필요없는 까닭이다.

 블루투스는 따로 라이선스 받을 필요가 없는 주파수를 쓴다. 그래서 발 빠르게 표준 기술로 자리 잡았다. 또한 1초에 1Mb(메가바이트)까지 전송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전자기기 쓰는데 불편이 없다. 전력소모도 적다. 송수신기 제작비도 싸다. 통신 주파수도 서로 엉키지 않는다. 덕분에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나아가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아직까지 송수신 거리가 제한적이다. 따라서 공간이 한정된 차 안이나 작은 공연장에서 활발히 쓴다. 장애물을 투과하는 성능도 약한 편이다. 게다가 지금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CD 플레이어 수준의 고품질 음악이나 용량이 큰 동영상을 주고받기 버겁다. 때문에 블루투스를 가장 활발히 이용하는 분야는 이동전화다.
 
 1994년 스웨덴의 에릭슨(Ericsson)사가 처음 이동전화와 블루투스 접목을 꿈꿨다. 1998년 에릭슨이 주축이 돼 IBM과 인텔 등이 참여했다. 블루투스가 무선통신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한 계기였다. 토요타 신형 캠리도 블루투스 기술을 담았다. 따라서 거추장스럽게 전선 이을 필요 없이, 우아하게 핸즈 프리와 오디오 재생 기능을 즐길 수 있다.

 67. 오디오 시스템과 스마트 기기 연결, 폰북 자동 동기화 기능
 최근 오랜만에 신형 캠리를 탔다가 반가운 경험을 했다. 차에 타자마자 모니터 화면에 "전송완료"라는 글씨가 떴다. 그리고 곧장 이름과 휴대폰 배터리 잔량이 표시됐다. 전에도 타봤지만 전혀 모르고 있던 기능이다. 그러나 캠리가 먼저 날 알아봤다. 예전에 시승할 때 등록해둔 내 휴대폰을 기억하고 별다른 세팅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연결한 것이다.
 
 혹시나 싶어 통화기록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차에 타기 전 내가 걸고 받았던 전화번호 목록이 떴다. 따라서 자주 거는 번호는 일일이 손가락으로 입력할 필요가 없다. 리스트 가운데 고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내 전화기에 입력한 이름과 번호가 뜬다. 그 상태에서 통화 버튼만 누르면 바로 연결된다. "연결완료" 대신 "전송완료"라고 표시된 이유였다.


 이 기능을 "폰북 자동 동기화"라고 한다. 요즘 블루투스 기능을 갖춘 차는 으레 자동으로 연결까지 한다. 하지만 폰북은 대개 몇 가지 메뉴를 추가로 거쳐 동기화해야 한다. 반면 캠리는 그런 수고조차 필요 없다. 처음 블루투스 기능과 연결하는 과정도 간단하다. 영어로 음성인식을 이용해 기기를 등록하는 일부 수입차에 비하면 수고랄 것도 없다.
 
 신형 캠리는 휴대폰이 연결되는 순간 그 안에 담긴 음악파일도 곧장 오디오에서 불러낼 수 있다. 핸즈 프리와 오디오를 따로 연결하는 수고가 필요 없다. 휴대폰뿐 아니라 블루투스 기능을 가진 다른 기기도 간단히 접속시킬 수 있다. 가령 노트북의 방대한 오디오 파일을 끌어내 서울~부산 왕복하는 내내 다른 곡을 차례차례 재생시킬 수 있다.

 68. 운전석 가까이 설치된 두 개의 USB 아이팟/AUX단자
 블루투스 세팅이 아무리 쉬워도 부담스러워하는 운전자가 있기 마련이다. 가령 최신 스마트폰을 웃으며 들고 다니시지만 정작 문자 한 통 보내기 어려워하는 부모님이 좋은 예다. 토요타 신형 캠리라면 안심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음악 파일만 빵빵하게 채우면 운전하면서 쉽게 들을 수 있다. 케이블을 직접 연결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아무 차에서나 쉬운 건 아니다. 대개 외부 기기 연결할 단자를 꽁꽁 숨겨놓기 때문이다. 글러브 박스나 센터콘솔 안이 대표적이다. 그러면 일단 운전석에서 손 뻗어 닿기 여의치 않다. 설령 손이 닿은들 운전석에 앉은 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반면 신형 캠리는 센터페시어 아래쪽에 확장 단자를 달았다. 따라서 눈과 손에서 가깝다. 
 

 일단 케이블로 휴대폰만 차에 연결하고 나면 익숙한 조작만 남는다.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앞뒤 곡을 선택하거나 볼륨을 키우고 줄일 수 있다. 신형 캠리는 USB와 AUX 두 가지 단자를 마련했다. 이들 단자가 꼭 스마트기기 쓰는데 익숙지 않은 운전자만을 위한 건 아니다. USB 스틱만 꼽아 음악을 재생할 때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다른 자동차 업체가 이 단자를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단자에 연결한 외부기기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다. 그러나 캠리는 단자를 속이 깊은 사물함에 달았다. 그래서 휴대폰을 연결하고 뚜껑만 덮어 감쪽같이 숨길 수 있다. 덕분에 기어 레버나 온도조절장치 쓸 때 방해되지 않는다. 보기에도 깔끔하다. 기능성과 디자인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킨 사례다.

 #7. 편의장비

 69. 조작성과 시인성이 우수한 공조장치 컨트롤 패널
 "유저 인터페이스"는 "사용자 편의성"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보통 좋다, 나쁘다로 표현한다. "유저 인터페이스"가 좋을 수록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자주 또는 오래 써서 익숙해진 제품은 변별력이 떨어진다. 다소 어렵고 복잡해도 반복학습을 거치면 금세 적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저 인터페이스"는 자동차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

 거실의 TV 다루는 법이 복잡하다고 생명을 위협받진 않는다. 좀 짜증이 날 뿐이다. 반면 자동차는 도로 위를 달린다. 운전자 집중력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여러 사람 다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속으로 주행할 때 자동차는 시선을 몇 초 옮기는 사이 엄청난 거리를 달린다. 짧은 시간이나마 눈을 감고 운전하는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유저 인터페이스"가 나쁜 사례는 의외로 주의에 흔하다. 라디오 듣기 위해 시선 돌려 스위치 위치를 확인하고 몇 번씩 눌러야 하는 차가 대표적이다. "유저 인터페이스"가 좋은 차는 운전하며 곁눈질로 각종 기능 파악이 가능하다. 스위치에 돌기를 새기거나 단계별로 저항을 거는 것도 묘안 중 하나다. 스티어링 휠 스위치로 조작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유저 인터페이스"는 처음 타는 차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시승할 때 의식적으로 오디오부터 조작해 본다. 목표는 늘 같다. 머릿속에 염두에 둔 주파수를 찾아본다. 가만히 앉아서 조작하는 건 어떤 차든 비교적 쉽다. 그래서 꼭 운전하면서 시도한다. 그러면 결과는 차마다 천차만별이다. 결국 원하는 방송 듣는 걸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

 온도조절장치 역시 "유저 인터페이스"를 가늠하기에 요긴한 잣대다. 온도와 풍량, 바람 방향 세 기능이 핵심이다. 이 역시 차마다 결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신형 캠리는 온도조절이 가장 쉬운 차 가운데 하나다. 딱 세 개만 기억하면 된다. 다이얼을 비틀어 온도를 세팅하고 기다란 버튼 두 개의 좌우 돌기를 더듬어 풍량과 모드를 조절하면 된다.

 70. 자동 습기제거 시스템 에어컨디셔너
 겨울철에 운전하다보면 유리창에 뿌옇게 습기가 차는 경우가 많다. 여러 사람이 타서 왁자지껄 떠들 때 이런 현상이 잦다. 히터에서 나오는 더운 바람과 일행이 내뿜는 입김과 만나 습도가 치솟는 까닭이다. 그러면 차가운 공기와 맞닿은 유리창에 습기가 차기 시작한다. 이럴 땐 공조장치가 외부 공기를 받아들이게 바꿔 차 안팎의 습도 차이를 줄여야 한다.


에어컨 기능으로 냉방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그 목적 때문에 주로 쓴다. 하지만 이렇게 유리창에 습기가 찰 때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비밀은 에어컨이 온도를 낮추는 원리에 있다. 에어컨은 끊는 점이 영하 26°인 냉매(R134a)를 쓴다. 이 가스 형태 냉매를 액체 상태에 가깝게 압축해 상온에 노출된 파이프로 보내면 주변의 열을 흡수한다.

 에어컨은 이렇게 차가워진 공기를 실내로 내보낸다. 한편, 냉매는 펌프를 전후해 팽창과 압축을 거듭한다. 이 과정에서 실내의 더운 공기는 에어컨으로 빨려 들어가 냉매 때문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파이프를 만난다. 그러면 공기가 응축되는 과정에서 100%를 넘어선 습도가 물방울로 변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실내의 습도가 낮아진다. 소위 제습기능이다.

 대부분 차에는 제습버튼이 있다. 유리창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아이콘으로 표시한다. 자동온도 조절장치를 갖춘 차는 이 버튼을 누르면 몇 가지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생긴다. 알아서 에어컨을 켜고, 외부공기를 유입하는 모드로 바뀌며 풍량이 거세진다. 바람을 앞 유리로 집중시킨다. 그 결과 습기를 최대한 빨리 없앨 수 있다. 목적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극약처방"인 셈이다.

 토요타 신형 캠리에도 제습 버튼이 있다. 하지만 여럿이 목을 놓아 노래 부르거나 일제히 컵라면을 먹지 않는 이상 누를 일은 흔치 않다. 습도 감지 센서를 갖췄기 때문이다. 센서는 늘 실내의 습도를 면밀히 감시한다. 그리고 알아서 짬짬이 에어컨 돌려 적당한 습도를 유지한다.

 김기범 자동차 칼럼니스트/자료협조 한국토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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