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이 한국에 다시 진출하며 야심차게 DS 시리즈를 들고 왔다. 이른바 시트로엥의 부활을 이끈 차종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한국 땅을 밟은 차는 소형급 DS3이다. 1.6ℓ 가솔린과 1.4ℓ 디젤이 미니(Mini)와의 경쟁을 예고하며 등장했다. 수입사인 한불모터스 송승철 대표도 "미니와 한판 붙겠다"며 "자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DS3을 필두로 DS4, DS5 등이 순차적으로 한국에 들어오게 된다.
DS3은 여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차종이다. 디자인 때문이다. 라운드 형태의 스타일과 섬세함이 여성의 시각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선한 느낌의 커다란 헤드램프와 톱니바퀴가 형상화 된 시트로엥 로고가 새겨진 그릴, 그리고 "DS"를 나타내는 엠블럼까지 감성적이다. DS3을 보는 사람마다 "예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메탈릭으로 치장된 스티어링 휠은 촉감이 부드럽다. 조향력도 크지 않아 여성 운전자에게 제격이다. 완벽한 원형이 아니라 아래가 직선인 "D"형으로 설계돼 역동성이 묻어난다. 그러나 역동성은 멋일 뿐 인테리어 전반은 고급스럽다. "소형의 고급화"가 바로 DS3에서 표현되는 듯 하다. 중대형차라면 하이그로시 블랙 패널이 어색하지만 소형차라면 오히려 낫다는 느낌이다. 개성이 표출되는 수단일 수 있어서다.
시승차인 2,990만원의 1.6ℓ(1.4ℓ 디젤은 2,890만원)에는 120마력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있다. 엔진의 최대토크는 16.3㎏.m다. 참고로 1.4ℓ 디젤은 가솔린과 최대 토크가 같지만 토크 영역이 1,750rpm부터 설정돼 있어 저회전부터 가속력이 뿜어져 나온다.
페달을 밟았다. 부드럽게 움직인다. 시속 100㎞까지 차분하게 속도를 높인다. 물론 소형차여서 순간 가속력은 빠르지 않다. 터보가 탑재됐다면 다르겠지만 굳이 없어도 흠 잡을 만큼은 아니다. 적어도 중속에서 힘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
승차감은 부드럽다. 진동과 충격을 잘 흡수한다. 하지만 유러피언 소형차의 단단함도 있다. 코너를 공략할 때 바깥쪽으로 쏠리는 힘도 의외로 잘 견뎌낸다. 순간적으로 반대 편으로 스티어링 휠을 잡아챘지만 흔들림이 잘 억제된다.
넓은 공간은 DS3의 최대 강점이다. 2,465㎜의 휠베이스가 뒷좌석에 아이들이 태우는 데도 무리가 없는 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도 바닥이 최대한 낮게 설정돼 "작은 차 큰 공간"의 실용성을 확보했다. 프랑스의 실용주의가 공간에서 드러나는 셈이다.
진동소음은 나무랄 데가 없다. 가솔린 엔진의 부드러운 음색도 괜찮은 편이다. 운전하면서 엔진 음색을 즐기는 맛도 은근히 있다. 하지만 고속으로 올라가면 풍절음이 들려온다. 물론 소형차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른 소형차와 비교하면 손색이 없다.
DS3은 한 마디로 예쁜 차다. 마치 여성의 잘록한 허리를 연상시키듯 센터페시어도 곡선이 강조됐다. 공조스위치도 디자인이 많이 고려됐다. 3,000만원을 결코 넘기지 않으려 애썼다는 가격은 국내에서 틈새를 다소 크게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로 엿보인다. 한불모터스의 생각대로 미니와의 경쟁은 가능할 것 같다.
참고로 DS3 가솔린 차종의 복합효율은 ℓ당 12.0km지만 1.4ℓ 디젤은 17.6km다. 특히 디젤의 고속도로 효율은 20.4km에 이른다. 디젤은 고효율로, 가솔린은 정숙함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셈이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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