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토요타 캠리, 103가지 변화의 실체-9편

입력 2012년05월0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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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가 올초 신형 캠리를 내놓으며 "103가지 변화"를 내걸었다. 이전 대비 103가지 항목이 새로워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실제 어느 부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구체적인 항목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에 따라 오토타임즈는 103가지 변화를 일일이 파악, 변화의 폭을 연재키로 했다. 더불어 일반적인 자동차 기능에 대한 설명까지 포함해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자동차 전문지 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이번 연재가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각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7. 편의장비

 81. 대용량 오버헤드 콘솔
 "수납의 달인"은 없는 공간을 뚝딱 만드는 마술사가 아니다. 주위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다. 자동차에서도 이 같은 방법이 통한다. 애초에 정해진 수납공간은 없다. 주요 부품과 탑승객을 위한 공간을 확보한 뒤 빈틈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설계와 디자인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화물차가 아닌 이상 수납공간을 으뜸 순위로 설계하는 차는 없다.

 도어가 대표적이다. 실내가 최대한 넓어 보이게 디자인하는 게 우선이다. 특히 탑승객의 시야에 들어올 어깨 부위의 공간은 최대한 넓힌다. 무릎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도어 안쪽의 팔걸이까지 없앨 수는 없다. 따라서 팔걸이를 남겨둔 채 위아래 공간은 최대한 깊게 파낸다. 이 과정에서 도어 아래쪽의 수납함 크기 또한 덩달아 늘어난다.
 
 공간을 넓히는 방법 역시 비슷하다. 무심코 지나치는 부위에 주목한다. 가령 뒷좌석 무릎 공간은 앞좌석에서 기회를 찾는다. 등받이 뒷면을 오목하게 만든다. 시트 자체를 얇게 만들기도 한다. 공간이 빠듯한 쿠페나 컨버터블은 뒷좌석 엉덩이 받침의 길이를 줄이기도 한다. 이럴 경우 굳이 앞뒤 좌석의 간격을 벌리지 않고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아예 시트를 높직이 달기도 한다. SUV가 많이 쓰는 방법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다리를 세워 앉게 된다. 게다가 천정도 높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똑같은 밑바탕의 소형이나 중형차보다 SUV가 한층 넓다고 느낀다. 선루프를 단 차는 천정이 안쪽으로 거우듬히 부푼다. 그래서 뒷좌석 머리 공간만 깊숙이 도려낸다. 아울러 뒷좌석을 앞좌석보다 높여 단다.

 토요타 신형 캠리는 앞서 소개한 사례에 두루 해당된다. 나아가 앞좌석 머리 위에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오버헤드 콘솔"이다. 손가락으로 가운데 부분을 꾹 누르면 부드럽게 열린다. 신형 캠리의 "오버헤드 콘솔"은 크기가 넉넉해 선글라스를 비롯해 자질구레한 물건을 담아두기 좋다. 오므리듯 감싼 디자인 때문에 열었을 때 물건이 쏟아질 염려도 적다.

 82. 펠트 재질의 글로브박스 플로어
 펠트(Felt)는 양을 비롯한 동물의 털이나 인조섬유로 만든 천이다. 가장 전통이 오래된 직물 가운데 하나다. 씨줄과 날줄을 엮는 직조 방식이 고안되기 전부터 존재했다. 만드는 방법은 원시적이다. 먼저 털 뭉치를 잘근잘근 밟는다. 그러면 꼬불거리는 털이 서로 엉킨다. 이 상태에서 밀대로 치대 얇게 만든다. 그러면 표면 질감이 거친 천이 완성된다.

 물론 그냥 뭉치면 다시 흩어지기 쉽다. 그래서 물을 축축하게 적시고 열을 가한다. 압력도 필요하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만든 천을 압축 펠트라고 한다. 습기와 열, 압력에 의해 털이 엉키고 줄어드는 성질은 축융성이라고 한다. 압축 펠트는 재료의 특성 때문에 탄력이 좋다. 대신 잡아당기거나 마찰에 저항하는 힘은 아주 약하다. 보온재나 방음재로 많이 쓴다.


 압축 펠트의 단점을 지워 진화한 게 제직 펠트다. 일단 털을 꽈서 실로 만든 뒤 직조기를 이용해 씨줄과 날줄이 엇갈리게 짠다. 그 다음 축융기에 넣어 조직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하게 압축한다. 그러면 펠트 고유의 탄력을 유지하되 마찰 등에 저항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당구대 바닥이나 테니스공의 표면을 씌운 천이 압축 펠트의 대표적 사례다.

 펠트는 패션 소재로도 인기다. 보통 모직이라고 부른다. 도톰한 더플코트가 좋은 예다. 펠트는 공예품을 만드는 소재로도 인기다. 따스한 느낌의 표면 질감 때문이다. 게다가 바느질도 필요 없다. 따라서 누구나 쉽게 재료를 구해 비교적 간단히 만들 수 있다. 건축이나 기계 분야에서는 깔개나 충전물, 완충재로 널리 쓰인다.

 토요타 신형 캠리도 펠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소음을 줄이기 위해 휠 하우스 안쪽을 감싸는데 쓴다. 글러브박스 바닥에도 깐다. 그 결과 글러브박스 속에서 물건이 이리저리 움직일 때 소리를 줄였다. 상처가 날 가능성도 한층 적다. 글러브 박스 내부에 플라스틱을 그대로 드러낸 차가 의외로 많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라기보단 센스가 부족한 탓이다.

 83. 오버헤드 콘솔에 위치한 문루프 스위치
 세상엔 사소하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꽤 많다. 선루프와 문루프의 차이가 대표적이다. 의외로 속 시원한 답을 듣기 어렵다. 문루프는 선루프의 일종이다. 실내로 빛이나 공기를 들이기 위해 자동차 지붕에 구멍을 뚫고 씌운 패널을 선루프라고 한다. 정의는 광범위하다. 패널의 소재는 금속 혹은 유리다. 고정됐거나 수동 또는 자동으로 열 수 있다.

 과거엔 금속 패널을 쓰는 선루프가 꽤 있었다. 그런데 금속 선루프는 투명하지 않아서 환기와 채광을 따로 할 수 없다. 반면 유리로 만든 선루프는 굳이 열지 않더라도 실내로 빛을 들일 수 있다. 그게 문루프다. 1973년 포드의 마케팅 매니저 존 앳킨슨이 처음 선보인 용어다. 오늘날엔 둘의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거의 모든 선루프가 유리 패널을 쓰기 때문이다.


 선루프는 열리는 방식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가장 기본은 "팝업(Pop-up)"이다. 패널의 뒷부분만 뻐끔 들어 올리는 방식이다. 대개 수동식이었다. 꽁무니를 치켜 든 상태로 패널 전체가 뒤로 열리는 방식은 "스포일러(Spoiler)"다. 나아가 패널 전체를 높낮이 차별 없이 서랍처럼 뒤로 밀어 여는 방식을 "톱 마운트(Top-mount)"라고 한다.

 선루프 패널이 지붕과 천정 사이로 들어가며 열리는 방식은 "인빌트(Inbuilt)"라고 부른다. 오늘날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선루프다. 패널을 완전히 삼키는 방식이어서 개방감이 뛰어나다. 반면 선루프를 수납하느라 천정이 안쪽으로 다소 불거진다. 유리 두 장 이상으로 지붕의 3분의 2 이상을 씌우는 방식은 ‘파노라마(Panorama)’ 선루프다.

 토요타 신형 캠리는 "인빌트" 방식을 쓴다. 또한, 문루프라는 이름을 꿋꿋이 고집하고 있다. 스위치에도 세심한 배려를 담았다. 완전히 여는 슬라이딩과 숨통만 배꼼이 트는 스위치를 좌우에 각각 따로 달았다. 스위치 하나로 두 기능을 쓰는 방식은 오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신형 캠리는 운전하면서도 신경 곤두세울 필요 없이 선루프를 조작할 수 있다.

 84. 확장형 선바이저
 선바이저는 햇빛 가리개다. 보통 앞 유리와 천정이 만나는 경계에 경첩으로 고정시킨다. 평소엔 천정에 납작하게 붙여 놓았다가 필요할 때 아래쪽으로 세워 쓴다. 한쪽 끝을 떼어내 비틀면 옆 유리를 가릴 수도 있다. 선바이저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해가 낮게 드리울 때 요긴하게 쓴다. 밤 운전할 때 간혹 반대편 차선에서 쏘는 상향등을 가리기도 좋다.

 차마다 선바이저는 다양한 형태를 띤다. 버스는 앞 유리가 크고 기다랗다. 따라서 선바이저도 넓적하다. 평소엔 돌돌 말아 놓는다. 그러다 필요할 때마다 좌우 레일을 따라 아래로 주르륵 펼쳐 쓴다. 반면 컨버터블은 앞 유리가 납작하다. 게다가 각도도 가파르게 누웠다. 그래서 선바이저도 일반 승용차보다 아담하다. 너무 크면 시선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선바이저에 부수적인 기능을 어울리기도 한다. 가장 대중화된 게 거울이다. 밤에 보기 좋게 조명을 달기도 한다. 대개 거울에 씌운 커버를 열면 조명이 켜지는 방식이다. 조명은 직접과 간접으로 나뉜다. 애프터마켓 용품 가운덴 선바이저에 다는 모니터도 있다. 한편, 고급차는 격에 맞게 선바이저도 정성껏 꾸민다. 가죽이나 알칸타라를 씌우고 촘촘히 꿰맨다. 

 일반적으로 선바이저의 크기는 앞 유리의 면적과 비례한다. SUV나 트럭의 선바이저가 좋은 예다. 쓰는 법은 승용차와 같다. 하지만 훨씬 더 많은 면적을 가린다. 크기는 넉넉할 수록 좋다. 그래야 다양한 방향에서 스미는 햇빛을 가릴 수 있다. 그러나 무턱대고 면적을 넓힐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시야 확보를 위한 공간을 남겨둬야 하기 때문이다.

 토요타 신형 캠리는 "확장형" 선바이저로 딜레마를 해결했다. 언뜻 보기엔 평범한 선바이저다. 그런데 옆면의 돌기를 잡아당기면 또 하나의 선바이저가 펼쳐진다. 1+1의 개념이다. 게다가 상황에 따라 선바이저의 면적을 변화무쌍하게 바꿀 수 있다. 그 결과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크기의 선바이저로 햇볕 파고들 틈새를 꼼꼼히 막을 수 있게 됐다.

 85. 눈부심 방지 리어 뷰 미러 및 나침반
 리어 뷰 미러는 운전하면서 뒤편을 확인할 수 있게 돕는 장치다. 특히 옆 차선 달리는 차의 거리를 가늠하기 좋다. 사이드 미러와 달리 왜곡이 심하지 않은 까닭이다. 리어 뷰 미러는 대개 앞 유리에 붙인다. 유리에 고정된 지지대와 동그란 모양의 관절로 연결한다. 그 결과 방향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각도를 바꿀 수 있다. 과거엔 대시보드에 달기도 했다.

 리어 뷰 미러는 자동차 역사의 여명기부터 존재했다. 1906년 도로시 레빗이 쓴 책 <여성과 자동차>엔 "운전할 때 손거울을 편한 곳에 놓고 쓰면 좋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911년 인디애나폴리스 500 경주에 고정된 리어 뷰 미러를 단 레이스카가 출전했다. 이 차를 끌고 나온 레이서는 "마차에서 같은 목적으로 쓰던 장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밤 운전 때 리어 뷰 미러는 눈부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뒤따르는 차의 불빛을 고스란히 반사하는 까닭이다. 그래서 대개 거울의 각도를 꺾을 수 있는 레버를 단다. 이 레버를 누르면 거울이 고개를 숙여 실내의 어두운 곳을 비춘다. 이 상태에서도 거울엔 다소 어둡게나마 뒤쪽 풍경이 맺힌다. 따라서 눈부심 걱정 없이 쓸 수 있다.


 요즘은 감광식 거울이 나와 수고도 필요 없게 됐다. 상향등처럼 기준 이상의 밝은 빛이 감지되면 거울이 스스로 색을 흐려 눈부심을 줄인다. 1950년대 미국 발명가 제이콥 레비노가 처음 발명했다. 1959년 크라이슬러가 처음 옵션으로 선보였지만 소비자에게 외면 받았다. 감광식 거울은 1980년대 들어 인기를 끌며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최근엔 리어 뷰 미러에 모니터 기능을 담기도 한다. 평소엔 거울이지만 후진 기어를 넣으면 조그만 창을 띄워 뒤쪽을 비춘다. 컨셉트 카를 중심으로 리어 뷰 미러를 디지털 카메라로 대체하는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토요타 신형 캠리도 감광식 리어 뷰 미러를 단다. 아울러 8가지 방위표시 기능도 갖췄다. 따라서 낯선 곳에서 진행방향을 가늠하기 좋다.

 86. 편하게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된 도어 몰딩
 실내에서 바라본 자동차 밑바닥은 오목한 틀을 연상케 한다. 좌우 도어와 만나는 부분이 오롯이 솟아서다. 이 부위를 단단히 지지해 주는 게 바로 "로커 패널(Rocker Panel)"이다. 줄여서 "로커"라고 부른다. 여명기 자동차의 옆구리 발받침에서 유래된 용어다. 바닥에서 튄 돌을 막기 위한 장치였다. 요즘 차에서 로커는 앞뒷문 아래쪽을 뜻한다.

 로커는 차체 앞뒤 및 좌우 비틀림 강성을 책임진 부위다. 크고 다양한 방향의 힘을 지탱한다. 인체로 치면 척추에 해당된다. 차체 강성은 주행품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흔들림 없이 묵직한 고속주행 안정성이 좋은 예다. 탁월한 서스펜션을 비결로 떠올리기 쉽다. 틀린 답은 아니다. 그러나 실은 단단한 차체강성이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수퍼카 SLS 63 AMG는 독특한 도어로 시선을 끈다. 문이 갈매기 날개처럼 위아래로 여닫힌다. 그래서 "갈매기 도어"로 불린다. 1950년대 벤츠의 경주차 및 스포츠카 300 SL에서 유래된 전통이다. 그런데 이 문은 멋을 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 로커 패널을 건드리지 않되 납작한 차체에 드나들 방법을 고민한 끝에 나온 묘안이었다.

 그만큼 자동차 설계에서 로커 패널의 존재는 각별하다. 로커 패널은 평소 보이지 않는다. 앞뒤 도어를 열 때 살짝 드러난다. 그래서 여기에 차 이름이나 브랜드를 새겨 넣기도 한다. 차에 타고 내리기 위해선 반드시 로커 패널을 넘어야 한다. 그래서 로커 패널은 발에 걸리지 않게 설계한다. 또한, 최대한 매끈하게 다듬는다. 종아리가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300 SL은 로커 패널 대신 도어를 뜯어 고친 경우다. 당시 기술로 로커 패널을 도려내면서 차체 강성을 확보하는 덴 한계가 있었던 까닭이다. 반면 토요타 신형 캠리는 가능했다. 차체를 단단하게 짜되 로커 패널을 깊숙이 파고 매끈하게 말았다. 그래서 차에 드나들 때 발이나 종아리에 닿지 않는다. 바지 더러워질 걱정도 필요없다.

 87. 고무 실링의 디테일 도어트림
 요즘 부엌에 밀폐용기 몇 개 갖추지 않은 집 찾기 어렵다. 가벼운 데다 이름처럼 밀폐성이 뛰어나 다양한 용도에 쓰인다. 밀폐용기의 성능을 완성하는 핵심 부품은 고무 실링이다. 가느다란 이랑을 따라 심은 고무가 뚜껑과 본체의 결합을 한층 견고하게 보완한다. 잦은 결합으로 인한 양쪽 플라스틱 부품의 상처도 줄인다. 따라서 내구성에도 도움 된다.

 고무 실링은 자동차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앞뒤 양옆 창틀이 대표적이다. 또한, 도어와 차체가 맞닿는 부위에도 쓴다. 밀폐용기처럼 방수는 기본이다. 이를 위해 도어 주위를 빈틈없이 감싼다. 나아가 도어가 여닫힐 때 충격도 흡수한다. 잘린 단면을 보면 비결을 짐작할 수 있다. 여러 겹의 고무가 서로 겹치게끔 정교하게 디자인한다.

 고무 실링은 해당 차종의 수준을 엿볼 수 있는 단서이기도 하다. 적당히 만든 차는 고무 실링부터 허술하다. 단면이 단순하고 감촉이 뻣뻣하다. 또한 몇 년 지나지 않아 고무가 딱딱해지면서 갈라지기도 한다. 그러면 방수와 완충기능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실 최고급차의 고무 실링도 이 같은 노화현상에서 자유롭진 않다. 그러나 수명이 상대적으로 길다.


 잘 만든 고무 실링은 손으로 만져보면 바로 눈치 챈다. 우선 두툼하다. 넉넉한 두께의 고무를 쓰는 데다 내부 구조가 입체적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적당한 탄력을 머금었다. 표면 또한 부드럽고 매끄럽다. 토요타 신형 캠리는 한 발 더 나아갔다. 도어의 맨 밑에 고무 실링을 추가로 덧댔다. 그 결과 보다 완벽한 밀폐성을 꿈꿀 수 있게 됐다.
 
 88. 편안한 탑승을 돕는 도어 커티시 램프
 "커티시(Courtesy)"는 12세기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단어다. 신사라면 으레 갖춰야 할 "예의범절"을 일컫는다. 상대방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배려하는 정중하고 공손한 행위를 아우르는 표현이다. 자동차에서도 탑승객을 위한 배려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게다가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이 같은 마음 씀씀이는 한층 더 세심하고 다양해졌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자동차의 "커티시"는 광범위한 영역을 아우른다. 가령 운전자 수고를 더는 파워 스티어링과 파워 윈도, 자동변속기 역시 일종의 배려로 해석할 수 있다. 속도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고성능 엔진과 생존 욕구를 만족시키는 안전장비 또한 어떤 면에서 깍듯한 배려로 정의할 수 있다.


 토요타 신형 캠리 역시 탑승객의 움직임을 예상해 불편을 덜어줄 장비를 갖췄다. 바로 도어 커티시 램프다. 어두운 곳에서 캠리의 문을 열면, 도어 아랫자락의 램프가 발 디딜 곳을 은은하게 밝힌다. 의미 없는 장식이나 생색내기 위한 꼼수가 아니다. 램프가 지나는 궤적은 곧 탑승객이 차에서 걸어 나올 동선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커티시"는 은밀하고 사소한 데서 그 가치가 빛난다. 상대방은 미처 기대하지 못한 배려를 받을 때 더욱 감동하는 법이다. 토요타 신형 캠리의 도어 램프가 모범사례다.

 89. 30초간 파워윈도우 조작가능 키 오프 오퍼레이션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종종 해야 할 일을 깜빡깜빡 잊곤 한다. 윈도를 열어둔 채 시동 끄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럴 땐 시동키를 다시 한 칸만 돌려 차에 전원이 들어오게 한 뒤 닫아야 한다. 그러나 키를 섬세하게 조작하는 게 귀찮아 대뜸 시동을 건 뒤 윈도를 닫는 경우가 많다. 사이드 미러를 접지 않은 채 시동을 껐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하지만 토요타 신형 캠리에서는 이 같은 수고가 전혀 필요 없다. 당황하지 말고 파워윈도 스위치만 당기면 된다. 시동을 꺼도 30초 동안 윈도를 여닫을 수 있는 기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레이크 페달 밟지 않은 채 시동버튼을 살짝 눌러 전원만 켤 이유가 없다. 물론 차의 배터리 상태에 따라 파워윈도를 작동할 수 있는 시간은 변할 수 있다.

 
 우린 맺고 끊는 게 확실해야 한다고 귀에 딱지 앉도록 들어왔다. 그러나 신형 캠리는 예외다. 맺는 건 시동버튼 한 번으로 단박에 해치우되 끊을 땐 30초의 여유를 둔다. 그 결과 잘못된 결정을 번복하거나 미처 못한 일을 마칠 기회가 생겼다. 신형 캠리의 아량이 나에겐 여유가 된 셈이다. 곰곰이 따져보면 매사 철저히 사는 게 꼭 능사는 아니겠다는 생각도 든다.

#8. 디스플레이

 90. 블루 톤의 3서클 옵티트론 계기판
 "옵티트론(OPtitron)"은 토요타/렉서스가 만든 용어다. 시인성 뛰어난 계기판을 뜻한다. 옵티트론 계기판은 검푸른 빛 바탕에 흰색 글씨를 띄운다. 옵티트론은 렉서스가 먼저 도입했고 최근 토요타로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옵티트론 계기판은 글씨와 바늘을 LED로 밝힌다. 어두운 바탕과 정교한 그래픽이 대조를 이뤄 둥둥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옵티트론 계기판은 밤뿐 아니라 낮에도 불을 밝힌다. 따라서 늘 일정한 밝기를 유지한다. 옵티트론의 최대 장점으로 선명도가 손꼽힌다. 나아가 입체감도 뛰어나다. 시인성이 뛰어난 만큼 눈의 피로도 덜하다. 옵티트론엔 인간공학의 개념도 스며들었다. 장거리 비행하며 계기판을 뚫어지게 들여다보는 파일럿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시작된 학문 분야다.

 토요타 신형 캠리도 옵티트론 계기판을 단다.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계기판은 시커먼 암흑이다. 그러나 엔진에 불씨를 당기면 돌연 계기판이 화사한 빛과 그래픽으로 거듭난다. 계기판은 크게 3개의 반원으로 나뉜다. 가장 왼쪽은 엔진회전수를 보여주는 타코미터, 가운데는 속도계, 그리고 맨 오른쪽은 주유계와 트립 미터, 순간 연료소모율 게이지다.

 김기범 자동차칼럼니스트/자료협조 한국토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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