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적하면서도 화려한 절집의 봄날

입력 2012년05월0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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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왕시 청계사


 신록이 꽃보다 눈부신 때다. 신록 속에 자리한 절집도 그래서 이 맘 때면 가장 어여쁜 모습을 선보인다. 초파일을 앞둔 전국의 절집들은 울긋불긋한 연등 물결까지 더해져 1년중 가장 화려한 모습을 자랑한다. 경기도 의왕시에 자리한 청계사에도 꽃이 활짝 폈다. 절집 마당을 꽉 채운 수천 개의 연등이 화려한 꽃물결을 이루고 있다.



 청계사는 빼어난 주변 경관과 함께 수도권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많은 불자와 등산객들이 찾는 절집이다. 청계사를 품고 있는 청계산(618m)은 관악산과 함께 서울을 지키는 "좌청룡 우백호"로 알려진 명산이다. 산세가 수려하고 맑은 계곡을 끼고 있어 4계절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 이곳에 "청계산 맑은숲공원"이 조성되면서 청계사까지 가는 길이 더욱 즐거워졌다. 절집으로 이어지는 목재 데크 길을 따라가면 전나무와 메타세콰이어 수종의 삼림욕장을 비롯해 휴게광장, 생활체육시설, 산책로 등이 펼쳐진다.



 한 때 우담바라가 핀 절집으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지만 청계사는 천년고찰로 이름난 절이다. 창건연도와 관련된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경내에 있는 석등과 부도 일부가 신라 때 것으로 추정돼 통일신라 때 창건한 절집으로 보고 있다.
 
 이후 고려 충렬왕 때 당대의 세력가였던 평양부원군 조인규가 막대한 사재를 들여 중창하면서 번성기를 이뤘던 청계사는 조선시대에 이르러 선종의 총 본산으로 한국 불교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한국 선불교의 중흥조인 경허 선사를 비롯해 만공, 금오, 월산 선사의 체취를 이 곳에서 만날 수 있다. 



 경내에는 극락보전과 지장전, 삼성각을 비롯한 10여 채의 건물이 있다. 극락보전은 경내에서 가장 뒤쪽 중심에 있는데, 팔작지붕에 앞면 3칸과 옆면 2칸의 규모다. 유리장 안에 모신 아미타여래삼존좌상은 조선 후기 불상 가운데 보기 드문 정제미를 표현한 수작이라고 평가된다.



 청계사의 명물은 극락보전 오른쪽에 자리한 거대한 와불상이다. 1999년 봉안된 이 와불은 특이하게도 자그마한 자갈들을 붙여 조성한 것으로, 현재는 금색칠을 더했다. 처음 청계사에 와 본 이들은 지장전 옆쪽으로 불쑥 내보이는 거대한 불두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극락보전과 지장전 앞쪽에 위치한 종각에는 보물(제11-7호)로 지정된 청계사 동종이 있다. 1701년(숙종 27)에 만든 동종은 높이 110㎝, 입지름 76㎝의 크기로, 전체적으로 푸른빛이 감돈다. 종의 꼭대기는 수평으로 펑퍼짐하지 않고 약간 둥그스름하게 불러 있고, 그 한가운데에 서로 반대쪽을 향해 있으면서 몸이 엉켜 있는 쌍룡의 용뉴가 돌출해 있어 여기에 쇠고리를 꿰어 종을 매달았다.


 극락보전 뒤쪽으로 이어진 계단을 오르면 맨 위쪽에 삼성각이 나온다. 허리가 굽은 늙은 소나무가 멋스럽게 펼쳐지는 삼성각 마당에 서면 청계사 경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검은 기와와 어우러진 하얀 봄꽃이 서정적으로 펼쳐지는가 하면, 머리를 맞댄 검은 기와 사이로 울긋불긋한 연등 물결이 색다른 절집 풍경을 만들어낸다. 고적하면서도 화려한, 절집의 봄날이다.



 *맛집
 서로 마주하고 있는 청계사와 백운호수 주변으로 크고 작은 맛집들이 즐비하다. 청계사 가는 길목에 위치한 열두대문(031-426-1236)은 여러 매스컴에도 소개된 이름난 한정식 전문집. 넓은 정원에 원두막, 분수 등이 자리한 멋진 경관과, 눈을 즐겁게 하는 잘 차린 상차림이 돋보인다.


 *찾아가는 길
 안양시 인덕원 4거리에서 청계동(지방도 342번)으로 향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사당전철역에서 9504번, 9502번 좌석버스를 타고 안양 인덕원에서 하차한다. 전철 4호선 인덕원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오면 청계사 가는 셔틀버스가 있다. 인덕원 4거리에서 청계사 입구까지는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마을버스 1번을 이용해도 된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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