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사장이 최근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차세대 자동차 전자부품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7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지난 3일 유럽으로 출국한 이 사장은 7일(현지시간) 세계 3대 자동차업체 중 하나인 폴크스바겐의 마틴 빈터콘 회장 겸 CEO를 만났다. 이 사장은 빈터콘 회장과 전자·IT 분야의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글로벌 자동차 회사인 폴크스바겐과의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앞서 지난 4일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의 지주사인 엑소르 사의 사외이사로 추천됐다. 이 사장은 피아트그룹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피아트그룹 창업자의 외손자인 존 엘칸(36) 피아트그룹 회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식사를 함께하기도 했다. 피아트그룹은 페라리와 마세라티 등 고급차 브랜드와 함께 최근 인수한 미국 크라이슬러사도 보유하고 있어 이 사장이 엘칸 회장과 이미 자동차 부문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사장은 앞서 지난 2월에는 독일을 방문해 노르베르트 라이트 호퍼 BMW 회장과 피터 뢰셔 지멘스 CEO를 만나 자동차용 배터리 및 의료기기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 작년 10월에는 미국 GM CEO 덴 에이컬슨을 만났고, 올해 1월에는 도요타 아키오 사장을 만났다. 하반기에는 포드의 알란 뮬러리 CEO도 만나기로 돼 있다.
삼성은 이 사장이 이처럼 광범위하게 글로벌 자동차 회사 CEO들을 만나고 있는 것에 대해 "자동차 자체에 관심이 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라며 삼성의 자동차 사업 재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대신 이 사장이 자동차용 배터리와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전자부품에 특별히 관심을 많이 두고 있으며, 잇따른 자동차 CEO들과의 만남 역시 이를 위한 마케팅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한 관계자는 "이미 그랬듯이 앞으로도 유럽과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자동차 업계에 대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2010년 5월 "미래 먹거리"로 내건 "5대 신수종 사업" 분야 중 하나로 자동차용 전지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키로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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