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 이육사 생가와 문학관
외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안동의 명소는 대부분 "정신문화의 수도"라는 타이틀에 걸 맞는 곳들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이미 세계적인 명소가 된 하회마을을 비롯해 도산서원, 퇴계종택, 농암고택, 오천 군자리 등등 양반고을의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장소들이다.
안동을 찾는 발걸음 중에 더러는 "이육사 문학로드"를 밟아가는 이들도 있다. 일제강점기, 암흑의 시대를 밝혔던 민족 시인이자 저항시인인 이육사(1904~1944)의 고향이 바로 이곳 안동이기 때문이다. 안동시 태화동에 선생의 생가가 있고, 지난 2004년 탄신10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이육사문학관이 도산면 백운로에 위치해 있다. 이육사문학관은 근처에 도산서원과 퇴계종택 등이 있어 예정치 않았던 사람들의 발길도 잦은 편이지만, 안동시내에 있는 이육사생가는 안동사람들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만큼 시인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아니고서야 숨은 듯 자리한 이육사생가를 찾아오는 이는 드물다. 수도권에서 출발해 이곳으로 오는 경우라면 서안동 인터체인지에서 빠져 34번 국도를 타고 안동시내로 들어온다. 초입인 송현 오거리에서 시내방향으로 직진하다가 안동MBC와 KBS 안동방송국 중간쯤 지점에서, 왼쪽으로 보면 이육사생가 골목이 나온다.
좁은 골목길은 도로명이 "포도길"이다. 시인의 대표작인 <청포도>에서 따온 지명임은 익히 짐작된다. 50m 남짓 포도길을 올라가면 낡은 나무대문과 흙담에 둘러싸인 생가가 나온다. 그런데 문패 대신 도로명이 붙은 대문에 굵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어 애써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허탈한 심정이 들 듯하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생가는 안동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인 홑처마 ‘ㅡ’자형의 집이다. 사랑채와 안채는 지붕이 서로 맞닿아 있을 정도인데 이 사이에 대문간을 만들었다. 그러니까 이 대문을 들어서야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셈이다. 대문에 들어서면 안채와 사랑채가 서로 마주 보고 있다고 한다. 안채는 맞배지붕이고 사랑채는 팔작지붕이다.
생가 마당에 한쪽에 있는 안내판을 보니, 경상북도 민속자료로 지정된 이 집은 원래 도산면 원촌리에 있던 건물이었다. 1976년 안동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이곳으로 옮겨 복원해 놓은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한쪽 일각문(一角門) 자리에 대문이 서고, 원래의 대문 자리는 이웃집 석축이어서 담장도 대문도 없앴다고 한다.
그렇다면 시인이 태어나고 자란 "청포도 익는 고향"을 찾아가자면 도산면 원촌리(도로명 백운로)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안동 시내를 벗어나 북쪽으로 25km 올라가면 도산서원 입구가 있고 , 여기에서 국도를 따라 언덕 하나를 넘으면 퇴계의 생가가 자리잡은 도산면 소재지 온혜에 이른다. 온혜에 들어가기 바로 앞서 도산면 사무소가 길 왼쪽에 있고, 그 맞은편으로 작은 길이 있다. 그 입구에 퇴계종가와 퇴계묘소 및 이육사생가터로 들어가는 길임을 알려주는 안내 표지석이 서 있다.
표지석을 따라 길을 재촉해 들어가면 원천리 불미골에 세워진 이육사문학관과 주변 경관이 눈앞에 나타난다.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로 시작하는 시인의 대표작 <절정>이 새겨진 시비와 동상, 생가를 복원한 육우당, 청포도샘 등이 문학관 주변으로 자리하고 있다.
문학관 건물 1층에는 선생의 흉상과 육필원고, 독립운동자료, 시집, 사진 등이 전시되었고, 조선혁명군사학교 훈련과 베이징 감옥생활 모습 등도 재현해놓았다. 2층은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는 원천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여러 전시실과 탁본체험코너, 전망대 등이 갖춰져 있다.
왼쪽 산길 언덕을 올라가면 발 아래로 원촌리가 한눈에 펼쳐진다. 그곳에는 마흔 해의 고단한 삶을 마감하고 잠든 시인의 묘소가 있는 곳이다. 묘역에서 바라보면 멀리 낙동강 줄기가 오늘도 무심히 흘러가고 있다.
*찾아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 서안동IC에서 빠져 안동시내로 진입한다. 생가는 시내 초입인 송현 오거리에서 시청 방향으로 직진, 안동MBC와 KBS 안동방송국 중간쯤 지점에서, 좌회전해 50m 간다. 이육사문학관 가는 길은 봉화·태백 방면으로 이어지는 35번 국도를 탄다. 도산 서부검문소 - 도산서원 - 퇴계종택(토계리 상계동) - 이육사문학관에 이른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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