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는 지난 10월 소형 SUV Q3의 중국 횡단 시승회인 "트랜스 차이나 2011"을 열었다. Q3 출시를 기념해 중국 대륙을 종단, 내구성을 알리자는 게 목적이었다.
각국에서 모인 1,600명의 참가자들이 총 5,700㎞를 달린 시승회는 4개 구간으로 나눠져 진행했고, 한국에서 참가한 일행은 3번째 구간에 참여했다. 3구간은 비교적 코스가 짧았다. 쉔첸(深圳)에서 132㎞ 달려 광조우(廣州)에 머문 뒤 다시 224㎞를 운행해 자오칭 그리고 412㎞ 떨어진 양슈오( 陽朔)와 마지막 70㎞ 지점인 구이린(桂林)에 도착하는 832㎞였다.
코스는 복잡한 시내와 막힘없는 고속도로, 산악 오프로드 등으로 다양하게 마련됐다. 한국 일행에게 주어진 Q3에는 최고출력 211마력의 2.0ℓ TFSI 가솔린 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가 올라갔다. 국내에 판매되는 2.0ℓ TDI와 엔진만 다를 뿐 나머지는 같다.
아우디가 중국에서 Q3 시승회를 한 이유는 간단하다. 독일에 버금갈만큼 중국 내 아우디 판매가 많아서다. 아우디차이나 마케팅담당 도미니크 보쉬 부사장은 아우디 창춘공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중국은 제2의 내수시장"이라는 말로 중국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디자인
쉔첸에서 출발 대기중인 Q3를 처음 접한 순간 Q5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았다. 대형 싱글 프레임에 담긴 아우디 패밀리룩과 날렵한 헤드 램프는 누가 봐도 공격적이다. 특히 헤드 램프는 "상하"보다 "좌우"를 넓혀 강한 인상을 풍긴다.
측면은 SUV에 쿠페를 접목한 모양이다. 해치로 갈수록 기울기를 완만히 조절해 다부져 보이는 게 특징이다. 요즘 등장하는 소형 SUV의 디자인 트렌드와 같다. 측면 벨트라인 아래 캐릭터 라인은 상당히 선명하다. 자세히 보면 묘한 정체성이 느껴진다. 리어 램프 상단 끝에서 헤드 램프까지 직선으로 앞뒤로 연결된다.
뒷모양은 아우디 특유의 트렁크 리드와 램프 끝선 맞추기를 어김없이 적용했다. 예전부터 지켜 온 고집스러운 전통이다. 전체적으로는 풍만한 느낌을 준다. 줄무늬처럼 보이는 램프 내부 디자인도 개성적이다. 야간 발광 기능과 함께 재미를 주는 요소다.
실내 또한 아우디의 정체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계기판은 화이트로 처리해 선명하게 부각시켰고, 센터페시아는 붉은 글자를 새긴 버튼이 기본이다. 실내 조명의 투톤원칙을 지킨 셈이다. 게다가 원형의 기어 레버는 스포츠 감각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손에 잘 잡힌다. 온도조절과 볼륨, 아우디 멀티미디어 레버는 로터리 타입이다.
▲성능&승차감
키를 받고 변속레버 앞에 위치한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2.0ℓ 가솔린엔진이 조용하다. 공회전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몇 번 밟으며 엔진 음색을 체험했다. 부드럽지만 묵직하다. 진동과 소음은 줄이되 소리의 "질"을 높인 것 같다. 사실 이 부분은 요즘 자동차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어느 제조사나 흡차음재를 넣어 소리를 줄이는 건 가능하지만 음색 창조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리의 양(dB)이 같다고 할 때 사람마다 느끼는 음질(Tonal Quality)은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자동차회사마다 가장 듣기 좋은 소리를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시내구간을 빠져 나갔다. Q3를 처음 보는 중국인들의 시선이 몰린다. 오렌지 색상의 시승차가 무리지어 움직이니 이 만한 전시효과도 없을 듯 싶다. 도심에선 저속으로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복잡한 도로이고, 낯선 도시라는 점에서 가속은 자제했다. 그럼에도 가속 페달을 살짝 밟을 때마다 반응하는 차체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페달은 밟으면 밟는대로 가속돼 전혀 스트레스가 없다. 211마력 터보 엔진에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1,700㎏의 무게를 감안할 때 이미 가속력은 나무랄 데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속 100㎞까지 가속시간이 6.9초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광조우에서 자오칭으로 향하는 도로는 통행량이 별로 없어 고속체감에 유리하다. 시속 140㎞를 넘어 180㎞까지도 쉽게 이른다. 고속으로 달리면서 스티어링 휠의 진동에 주목했다. 고속일수록 차체 흔들림보다 스티어링 휠의 떨림이 운전자를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안정적이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가벼운 진동은 충격흡수장치가 모두 걸러내 운전자에게 피로가 전달되지 않는다.
자오칭에서 양슈오로 가는 길은 오프로드 코스가 일부 포함됐다. 전형적인 시골길이다. 좁은 포장도로와 함께 먼지가 수북하게 날리는 비포장도로가 펼쳐졌다. AWD인 콰트로 시스템이 진가를 발휘한 구간이기도 하다. 노면과의 접지가 불안정한 도로에서 비교적 빠른 속도로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움직였는데, 미끄러짐을 잘 잡아낸다. 한계를 인식하면 곧바로 차체자세제어장치가 개입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속도를 늦추라는 메시지와 같다.
다시 일반 국도에 진입한 뒤 제동력을 조심스럽게 테스트했다. 일반적인 주행상황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일찍 몇 차례 밟았는데, 제동거리가 너무 짧아 앞차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멈춰서기도 했다. 고속도로에서 안전을 확인한 뒤 급제동을 해봤지만 역시 잘 선다.
▲총평
Q3는 소형 SUV다. SUV라는 점에서 실내에 수납공간이 꽤 많다. 센터콘솔의 용량도 큰 편이다. 아우디로선 SUV의 기능성에 고성능 엔진의 역동성을 동시에 담아냈다. 물론 고성능보다 효율을 원한다면 디젤엔진을 택하면 된다. 중국은 가솔린이 대세지만 국내는 최근 디젤 수입차 인기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디젤을 먼저 출시했다. 가솔린 터보엔진은 향후 추가할 계획이다.
참고로 국내에 판매하는 2.0ℓ 디젤엔진의 연료효율은 ℓ당 14.1㎞다. 도심은 12.7㎞, 고속도로는 16.2㎞다. TFSI 엔진보다 34마력 부족한 177마력이지만 토크는 38.0㎏·m(1,750~2,500rpm)로 TFSI보다 크다. 가속력에 결코 불만을 가질 수 없는 숫자다. 판매가격은 5,470만원이다.
구이린(중국)=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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