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이 나타났다! 어디에? 장성 땅에!

입력 2012년05월2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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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성 홍길동축제


 "대장부가 세상에 나서 공맹을 본받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병법이라도 익혀 대장인을 허리춤에 비스듬히 차고 동정서벌하여 나라에 큰 공을 세우고 이름을 만대에 빛내는 것이 장부의 통쾌한 일이 아니겠는가. 나는 어찌하여 일신이 적막하고, 부형이 있는데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니 심장이 터질지라, 이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니겠는가!"(현대어로 풀어쓴 홍길동전 <경판 24장본>)


 너무나 유명한 홍길동의 탄식이다. 《홍길동전》은 허균(1569~1618)이 광해군 4년(1612)에 쓴 최초의 한글소설로, 적서(嫡庶)의 신분 차이 타파와 부패한 정치를 개혁하려는 허균의 사상을 담은 작품이다. 그런데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길동의 존재가 실존인물인지 가상인물인지에 대한 여러 의견이 지금까지도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홍길동이 실존인물이라는 주장을 오래 전부터 제기해왔다. 즉 연산군 때인 1490년 12월 29일의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의금부의 위관 한치형이 왕에게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고 한다.

 강도 홍길동이 갓 꼭대기에 옥으로 만들어 단 장식을 하고 붉은 허리띠 차림으로 첨지(중추원의 정3품)라 자칭하며 대낮에 떼를 지어 무기를 가지고 관공서에 드나들면서 꺼림 없이 행동을 자행하는데도, 그 지방 말단 관리들이 어찌 이를 몰랐겠습니까. 그런데 체포해 고발하지 아니했으니 징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관리들을 모두 변방으로 유배 보내는 것이 어떠하리까.

 또 중종 18년(1524) 8월 29일의 『중종실록』에는, 충청도 지역에서 홍길동 토벌 작전의 여파로 고행을 떠난 사람들이 많아 세금을 예전처럼 거두기 어렵다는 보고가 기록되어 있다. 지금도 충청도 공주 땅에는 홍길동의 무리들이 쌓았다는 산성이 남아 있고, 이 지역에선 홍길동에 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도 많은 편이다.


 이에 대해 학계의 한 의견은 『조선왕조실록』․『증보해동이적』(조선시대 야담집)․『택당집』․남양 홍씨의 족보․홍길동의 아치실 출생 전설 등을 통해볼 때 "홍길동은 실존 인물이고, 홍길동이 건설한 "율도국"은 일본의 오키나와"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전남 장성군에서는 긴 세월 동안 소설 속에 잠들어 있던 홍길동을 세상 밖으로 불러냈다. 지난 2001년 장성군 황룡면 아곡리에 홍길동 생가터를 발굴, 복원하고 양반가의 서자에서 의적 영웅으로 극적인 삶을 살았던 홍길동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홍길동테마파크를 조성했다. 그리고 해마다 이곳에서 축제를 열어 영웅 홍길동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홍길동축제는 5월 25일(금)~27(일)까지 열리며, 한국의 영웅 홍길동과 함께 어린이들이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영웅 캐릭터 퍼레이드를 비롯해 홍길동 인물재현, 산채 서바이벌, 4D입체영상 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기다린다.



 축제현장인 홍길동테마파크에는 홍길동 생가와 전시관, 산채 체험장, 야영장, 풋살경기장, 한옥 체험장 청백당 등이 마련되었다. 대청마루에 선 아버지에게 하직인사를 고하는 홍길동의 동상이 있는 생가는 전통 한식목구조로 당시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1천5백여 평 부지에 안채, 사랑채), 문간채, 아래채 등이 있고 마굿간에는 박제한 어미 말과 새끼 말이 묶여 있다. 



 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기면 홍길동 생가 발굴 당시의 유물과 길동이 실존인물임을 보여주는 여러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활빈당의 산채를 재현해 놓은 곳에는 일본에 남아있는 홍길동거주지 유적을 ,산성은 홍길동산성으로 알려진 공주무성산성을 참조해 산채 9동(망루 2동, 창고축사 2동, 의적의 집 3동,활빈당, 당수의 집)을 조성해놓았다. 또한 민속놀이마당과 이벤트행사, 무예수련장 등 다양한 생활체험이 가능하도록 했다.




 여유 있는 걸음이라면 테마파크 안에 자리한 숙박시설인 청백당에서 유숙하며 전통한옥이 품은 멋을 느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맛집
 장성 톨게이트에서 가까운 젓갈백반집 제성이엄마손맛(061-392-5838)은 12종류의 젓갈이 상을 채운다. 토하젓, 황석어젓, 조개젓, 어리굴젓, 갈치속젓, 통멸치젓 등등 일일이 다 손꼽을 수도 없는 젓갈류와 여러 나물반찬이 먹음직하다. 제대로 된 전라도 한정식을 맛보고 싶다면 수산리에 있는 풍미회관(061-393-7744)이 솜씨를 보여준다. 허름한 외관과 달리 육사시미, 홍어삼합, 꽃게무침과 젓갈류, 나물류, 김치류 등 맛깔난 반찬이 상을 가득 채운다.

*가는 요령
 서해안고속도로 고창 분기점에서 장성-고창간 고속도로를 타고 장성물류 인터체인지를 이용하면 장성읍내로 이어진다. 혹은 호남고속도로 장성 인터체인지에서 빠지면 장성읍내로 쉽게 진입할 수 있다. 장성역-문화대교를 건너면 필암서원에 이어 홍길동테마파크가 나온다.
 


이준애(여행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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