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계 자동차, 이제는 옛말

입력 2012년06월0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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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까지만 해도 자동차에서 중요한 것은 엔진 및 기계기술이었다. 하지만 2000년 들어 "디자인"으로 표현되는 외모가 주요 경쟁력이 됐다. 기본적인 안전성도 꾸준히 발전했지만 "예쁜 외모"를 추구하는 소비 성향을 바꾸기는 불가능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외모 뿐 아니라 자동차 안에서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만들어 주는 인포테인먼트가 핵심으로 부각되는 중이다. 이를 위해 자동차 부품도 모듈 단계의 개별 제어에서 점차 모듈과 모듈이 결합하는 통합 제어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더불어 자동차 내에 수 많은 전기전자장치의 사용 증가는 새로운 "전자제어장치(ECU: Electronic Control Unit)"의 필요성까지 대두시켰다.  


 지금과 같은 전자장치의 증가 속도는 향후 빨라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가 수행해야 할 스마트 기능이 많아지면 많아졌지 결코 줄지는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양한 전자장치들의 연결과 연결된 전자장치가 서로 연동, 자동차 운전 환경을 보다 안전하게 만들게 된다. 이 같은 수 많은 전자장치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 임베디드 운영체제의 중요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자동차용 임베디드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s)는 전자제어장치의 응용 프로그램이 기계장치(엔진, 브레이크, 기어, 도어락 등)를 운전자가 직접 조절할 수 있도록 제공해 준다.
사실 과거에는 자동차 부품사와 완성차 간 자동차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이 서로 달라 A사에서 개발한 엔진제어장치를 B사에 적용할 수 없었다. 또한 부품별 디바이스도 모두 달랐다. 지금도 문제가 완전 개선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자동차업계가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의 표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표적인 자동차 임베디드 운영체제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유럽 중심의 "OSEK/VDK", "오토사(AUTOSAR)", 일본의 "자스파(JASPAR)", 국내에서 개발한 "로젝(ROSEK)" 등이다. 

 OSEK/VDK는 독일 BMW, 보쉬, 다임러벤츠, 오펠, 지멘스, 폭스바겐 등 자동차 및 부품 업체를 중심으로 시작해 현재는 표준형 자동차용 임베디드 운영체제 역할을 담당한다. 

 요즘 많이 거론되는 "오토사"는 주요 부품 업체들도 참여해 전자제어 장치에 필요한 모든 소프트웨어 분야의 개방형 표준을 제정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현재 4.0.X 버전으로 지속 개정되고 있으며, 응용 프로그램 간 인터페이스 규격,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간 호환규격, 전자제어장치간 통신을 위한 네트워크 프로토콜 규격 등 자동차 소프트웨어 표준화를 시도하고 있다. 

 토요타, 닛산, 도오쓰일렉트로닉스, 혼다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은 "자스파(JASPAR)" 플랫폼이 중심이다. API와 미들웨어 및 LAN 규격 등 표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산업은 "로젝(ROSEK)"을 개발,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테크놀러지(Mercedes Benz Technology)로부터 국제 표준(OSEK/VDX) 인증을 획득했으며,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오토에버시스템즈가 공동으로 로젝 OS의 각 모듈별 소스 코드 정밀검사 및 동작의 안정성 검증을 모두 마쳤다.

 이처럼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미래 때문이다. 미래는 전자제어장치를 구동하는 임베디드 소트웨어가 자동차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전자제품으로 진화하는 자동차를 "기계"로 보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김태식(자동차전장칼럼니스트, 재능대학 교수)
 autosoftca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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