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물류계열사인 글로비스와 한라그룹 부품계열사인 마이스터가 국내 자동차부품 재제조시장을 놓고 승부를 벌인다. 재제조 부품은 최근 보험수리 등에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등 향후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어서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7일 양사에 따르면 글로비스는 제조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부품 재제조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이어서 직접 뛰어들기는 곤란해서다. 이에 따라 "온-에코(On-Eco)"라는 부품 브랜드를 만들어 유통을 맡는다.
글로비스 관계자는 "글로비스가 부품 리사이클링 등의 사업을 하고 있어 유관업종이 된다"며 "그러나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스터는 일찌감치 유통망 확보를 위해 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과 손잡았다. 올초 경기도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과 업무협약을 맺고 얼터네이터를 주력으로 향후 재제조 부품 항목을 늘려 갈 계획이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중국산 단품이나 재생품을 그대로 적용하는 일반 재생업체와 달리 차별화된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처럼 규모가 큰 회사들이 부품 재제조사업에 참여하는 배경은 국내 부품 재제조시장의 향후 성장성 때문이다. 게다가 부품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며 소비자들이 오래된 차에 비싼 부품 사용을 꺼리게 된 점이 배경이 됐다. 실제 보험개발원 등은 보험수리에 사용하는 재제조 부품 또는 중고품을 항목별로 선정, 품질인증을 받은 부품에 한해 국내 11개 손해보험사에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는 중고품을 쓰면 새 부품가격의 20% 정도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도 있다. 일부 보험사는 중고 또는 재제조 부품을 사용하는 보험상품도 내놨다.
정부도 은근히 중견기업의 부품 재제조사업 진출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이기는 하지만 품질인증이 어려워 사후 서비스가 취약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이 참여해 유통기반을 다지면 자원순환 차원에서도 부품 재제조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한편, 국내에서 판매하는 수입차 부품도 재제조품이 적지 않다. 일부 독일 브랜드의 경우 신품으로 판매하는 부품이 재제조된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 관계자는 "재제조는 말 그대로 부품을 다시 만드는 것이어서 일반적인 신품과 전혀 차이가 없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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