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도립화목원 "...숲은 숲더러 길이라 하고/들은 들더러 길이라는데/눈먼 나는 아아,/어디로 가야 하나요..."
오세영의 시 <6월>의 한 구절을 떠올리며 찾아간 곳은 강원도 춘천시 사농동의 강원도립화목원. 6월이 6월답지 않게 연일 무더위로 이어지는 요즘, 그곳에는 시인이 노래한 청신한 그 6월이 머물고 있다.
"바람은 꽃향기의 길이고/꽃향기는 그리움의 길인데/내겐 길이 없습니다/밤꽃이 저렇게 무시로 향기를 쏟는 날,/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님의 체취에/그만 정신이 아득해졌기 때문입니다....."
강원도립화목원에는 꽃과 나무들이 제 계절에 맞는 향기와 모습으로 6월을 보내고 있다. 화려한 꽃들과 녹음 우거진 푸르른 숲은 쨍쨍 내리쬐는 햇빛과 무더위를 저만큼 물러앉게 한다. 계절의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들꽃과 나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매표소에서 화목원 입구로 들어서면 쭉 뻗은 숲길이 분수광장으로 이어진다.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는 분수광장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자생식물을 비롯한 1700여 종의 식물자원과 산림박물관, 반비식물원 등의 시설물이 조성되어 있다.
반비식물원은 1,872㎡의 유리온실로 난대 · 관엽 · 다육식물원과 생태 관찰원으로 나누어져 있다. 팔손이, 관음죽, 금호 등 등 난대성과 열대관엽식물, 다육식물을 비롯해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허브향과 살아있는 곤충체험을 할 수 있다. 또 이곳에는 화목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15m 높이의 전망대가 있다.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식물원도 있다. 소나무 등 30여 종류가 식재된 공간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레일과 점자 설명판을 해당 식물 앞에 마련해 두었다. 화목원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설명판들도 어린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모양이다.
화목정으로 걸음을 옮기면 조선시대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아름다운 정자가 발길을 잡는다.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물레방아와 굴피집과 함께 주위에 연못, 석교 등이 어우러져 운치 있는 옛 정취를 자아낸다. 우리나라 지도 모형의 연못이 있는 수생식물원과 암석원도 이곳에 있다. 연꽃, 창포, 수련, 암석 및 고산식물들을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다.
다양한 지피식물이 식재되어 아름다운 지피식물들의 생태를 관찰 할 수 있는 지피식물원에는 무리지어 핀 패랭이꽃이 더없이 화사하다.
숲길을 맨발로 걷는 기분은 어떨까. 숲속에 마련된 울룩불룩한 돌멩이 길을 맨발로 걸어가면 기분 좋은 자극과 숲의 향기가 지친 심신을 어루만져준다. 자연이 주는 치유의 힘을 실감하게 된다. 어린이를 동반한 탐방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토피어리원. 강원도 캐릭터인 반비와 타조, 공룡, 다람쥐 가족 등을 설치하여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장소로 환영받고 있다.
화목원내 자리한 산림박물관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임업역사를 한눈으로 볼 수 있는 전시물들과 체험 프로그램이 탐방객을 즐겁게 한다. 숲 체험관으로 들어서면 울창한 숲에 호랑이 , 반달가슴곰 , 고라니 , 멧돼지 등 박제동물들이 실재처럼 느껴진다. 전시실내에서 풍기는 소나무향과 새소리 및 물소리는 마치 깊은 숲속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계절이 제 자신을 잊어버린 듯한 요즘, 이곳 강원도립화목원에는 제철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6월이 머물고 있다.
*맛집
춘천의 별미는 막국수와 닭갈비. 춘천시 후평동에 위치한 ‘부안막국수집’(033-254-0654; 더샾아파트 건너편 골목안)은 30년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소문난 맛집. 가정집을 개조한 음식점은 건물도 맛도 30년 전 그대로다. 사골을 우려낸 육수와 양념 다대기에 고명을 더한 막국수는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럽다. 이 집의 또 다른 별미는 돼지편육과 총떡. 마치 총대처럼 길쭘하게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총떡은 메밀가루 전병에 다진 고기와 양념으로 속을 넣었다. 부드러운 돼지편육은 잡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찾아가는 요령
서울-춘천 톨게이트-인제․양구 방면-자동차전용도로-춘천․소양강댐 방면-춘천․화천 방면(우회전)-직진(약 1.5㎞)
서울-강촌검문소-의암사거리(화천 방면)-서면 방면-신매대교-인형극장 사거리- 직진(약 200m)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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