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블룸버그=연합뉴스) 일본의 주요 자동차업체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이 동결되거나 하락한 가운데 유일하게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사장만이 전년도보다 높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를로스 곤 사장은 26일(현지시간) 요코하마에서 열린 닛산자동차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지난 회계연도 보수가 9억8천700만엔(한화 144억원)으로 전년보다 500만엔(7천만원) 인상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회장은 전년도와 같은 1억3천600만엔(20억원)을, 혼다 글로벌의 이토 타카노부 CEO는 앞선 회계연도보다 5% 낮아진 1억2천300만엔(18억원)을 각각 받았다.
블룸버그가 1992년부터 수집한 기업 수익 자료에 따르면 닛산자동차는 지난 회계연도에 3천414억엔(4조9천600억원)의 이익을 내 20년만에 처음으로 일본 자동차업계 정상에 올랐다. 이는 곤 사장이 타사들보다 닛산이 일본 대지진과 태국 대홍수의 피해를 더 빠르게 극복할 수 있도록 지도력을 발휘한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닛산의 수익은 도요타보다 20%, 혼다보다는 61% 높은 수치다.
런던에 있는 컨설팅 업체 인텔리전스 오토모티브 아시아의 애쉬빈 초타이 이사는 "곤 사장이 지난 10여년 간 닛산을 견고한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놀라운 업적을 이뤄냈다"며 "그가 일궈낸 성과에 비하면 그의 연봉은 오히려 적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곤 사장은 또 지난 2년 간 일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매김했다.
닛산의 우세는 그러나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 회계연도 도요타와 혼다의 순이익 예상치가가 각각 7천600억엔(11조원)과 4천700억엔(6조8천억원)에 이르는 반면 닛산의 순이익은 4천억엔(5조8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11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자동차업계 CEO는 포드사(社)의 알란 뮬러리다. 미국 상장사 CEO의 보수를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컨설팅업체 에퀼라에 따르면 그가 지난해 받은 보수는 곤 사장 연봉의 두 배를 넘는 2천950만달러(342억원)다.
y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