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디자인, 작은 눈에 주목하다

입력 2012년07월0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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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눈은 촌스럽다"

 자동차 헤드램프를 두고 하는 말이다. 때문에 성능 뿐 아니라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슈퍼카들은 모두 작은 헤드램프를 가지고 있다. 헤드램프의 기능적 특성뿐 아니라 심미적으로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최근 일반 승용차에서도 이 헤드램프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는 추세에 있다. 작고 날카로운 눈이 더 이상 슈퍼카만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인 셈이다. 


 헤드램프는 자동차 전체의 인상을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신경이 가장 많이 쓰이는 이유도 그 때문. 최초 장착은 18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기름을 태워 빛을 비추는 방식을 택했다. 일종의 호롱불과 같은 원리를 적용한 것. 크기는 수박 한통에 비견될 정도로 거대했다. 물론 효율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10여년 후에는 전기로 빛을 내는 헤드램프가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짧은 전구 수명과 덩치 큰 발전기가 문제였다. 이 시절까지는 실용적인 등화장치라고 말하긴 어려운 수준이었다.

 1962년 할로겐램프가 등장해 헤드램프의 새 역사를 썼다. 유리구에 할로겐 가스를 채우고, 속에 설치된 필라멘트를 가열해 빛을 내는 방식으로 기존 광원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고 크기가 작아진 게 특징이다. 할로겐 램프는 최근에도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자동차 등화장치의 "대세"다. 

 하지만 할로겐 램프가 지배한 수십 년의 시간은 자동차 디자이너들에게 좌절의 세월과도 같았다. 크기와 형태가 제한적이어서 디자인적인 재미를 주기에 한계가 있었던 것. 게다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동차의 공기역학이 강조되면서 할로겐 램프는 점차 부담으로 다가왔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매끈하게 다듬고 싶어도 전구와 이를 담는 공간은 필연적으로 돌출부를 동반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어 LED가 등장했다. 여러모로 할로겐을 압도하고 있는 LED는 빛이 더 세고, 전력 소모도 줄어든 것과 함께 광원의 크기가 매우 작아 각광받고 있다. 자동차 디자인에 있어 디자이너들의 자유로움도 상승했다. 그동안 어쩔 수 없이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해야 했던 일이 없어진 셈이다. 또 한 번의 램프 혁명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광원들은 비용이 문제였다. 생산 단가가 몇 십년의 노하우가 축적된 할로겐 보다 매우 비쌌던 것. 따라서 많은 차종에 적용할 수는 없었다. 초기에는 생산 비용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고가의 슈퍼카부터 적용됐고, 효용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일부 고급차들도 장착을 서둘러 비교적 빠른 시간에 대중화의 길을 열었다. 

 현재는 중소형차에도 LED 광원을 장착하는 일이 적지 않다. 아직까지 할로겐에 비해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전력소비를 줄여 기대할 수 있는 효율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눈매도 점차 바뀌고 있다. 디자이너들은 작은 헤드램프를 그려낼 수 있는 LED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있다. 본인들이 원하는 "더 작고, 더 매끄럽운 헤드램프"가 가능한 광원이 바로 LED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품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HID, LED 등 새로운 광원의 출현과 함께 할로겐 램프도 빛의 질적인 면에서 발전을 이루고 있다"며 "할로겐 제품이 갑자기 사라지진 않겠지만 공간 활용성이나 전력 사용량 등에서 LED가 뛰어나 점차 제품군이 이동하고 있다" 고 말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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