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쌍용차, "제발 우리를 가만히 놔두세요"

입력 2012년07월1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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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무슨 동네 북도 아닌데 정치권에서 왜 자꾸 쌍용차를 건드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대안이라도 제시하면 받아들이겠지만 그것도 아니고 말이죠."
 
 13일 일부 정치권과 노동단체가 쌍용차의 2009년 정리해고 당시 회계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쌍용차 내부에서 나오는 볼멘 소리다. 특히 정리해고자 재취업과 관련, 최근 쌍용차도 무급휴직자를 대상으로 협력사 취업을 알선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하는 상황에서 쌍용차 문제가 다시 거론되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 셈이다. 


 정치권과 노동단체는 쌍용차가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당시 부채비율이 잘못 계산됐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정리해고를 하기 위해 일종의 부채거품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더불어 당시 대주주인 상하이차가 의도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 노동자를 거리로 몰아냈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정조사 등을 언급,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쌍용차가 답답한 것은 정치권이나 노동단체가 말하는 내용의 사실여부가 아니다. 이미 대주주가 변경됐고, 올초부터 내수와 수출에서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는데 굳이 지나간 쌍용차 사태가 자꾸 언급된다는 점이다. 사태 당시 책임을 져야했던 상하이차는 이미 국내에 실체조차 없음에도 쌍용차와 상하이차가 엮이는 게 곤혹스럽기도 하다. 또한 기업회생절차는 법원이 판단한 것이고, 정부가 허가를 해준 사안인 만큼 쌍용차로선 당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또 하나 쌍용차가 불편한 것은 대안이다. 정치권과 노동단체는 문제만 제기할 뿐 대안은 내놓지 않는다는 것. 이는 정상화를 위해 힘겹게 걸어가는 쌍용차에 전혀 보탬되지 않는다. 쌍용차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단골메뉴처럼 쌍용차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지쳐간다"며 "그들이 회사로 들어와 경영을 직접 하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강변했다. 그는 이어 "그나마 코란도 스포츠 등이 틈새 차종으로 인기를 얻고, 코란도 C는 수출에서 활로를 찾는 상황에서 자꾸 쌍용차의 아픈 과거를 건드리는 것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현재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정당한 비용으로 쌍용차를 인수했을 뿐 사태의 발단과는 전혀 무관, 책임질 일이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정리 해고자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현재 쌍용차로선 생산량 증대에 따른 직원의 조기 복귀 외에 달리 꺼내들 카드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아픈 과거에 얽매일 때가 아니라 회사 정상화를 조속히 이뤄 그들이 다시 현장에 복귀하는 일이 우선이다. 실제 2002년 대우자동차가 GM으로 인수될 당시 해고됐던 1,800명이 3년 후 회사로 되돌아 왔다. 4년 후 복직을 약속했던 GM은 1년 앞당겨 신뢰를 지켜냈다. 물론 약속이행의 원동력은 생산량 증대였다. 결국 지금의 쌍용차 정리해고자를 살리는 길은 정치권의 국정조사, 노동단체의 대안 없는 문제제기가 아니라 생산물량 증대가 우선이다. 그러자면 판매량 확대가 전제돼야 하고, 판매 숫자가 증가하려면 기업 이미지가 회복돼야 한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이미지 회복보다 추락을 부추기는 것 같아 아쉬울 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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