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역동보다 편안함, 기아차 뉴 쏘렌토R

입력 2012년07월1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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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가 쏘렌토R의 개조차 "뉴 쏘렌토R"을 내놨다. 차 이름에 "뉴"가 붙은 이유는 신선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특히 플랫폼을 새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마이너체인지임에도 "신차급"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3세대라는 표현을 쓴 배경이다. 

 새 차의 주요 타깃은 30대 중·후반에 1~2명의 자녀가 있는 남성이다. 사회적으로 활동이 왕성하고, 가족과의 여가생활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소비특성을 제품에 반영했다. 따라서 차 내외관을 비롯한 성능 특성도 SUV의 강인함보다 편한 세단 스타일을 가미했다.


 ▲스타일
 외관은 구형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세련되게 가다듬었을 뿐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질감을 변경했고, 구형에 부담스럽게 위치했던 안개등은 범퍼일체형으로 정리했다. 마치 오랜만에 수염을 잘라낸 턱처럼 깨끗한 분위기다. 


 측면에서의 변화도 크지 않다. 사실상 변화폭이 가장 큰 부분은 뒷모양이다. 모하비와 비슷하던 리어 램프가 세단인 K7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변했다. 쏘렌토의 성격변화를 어느 정도 드러낸 셈이다. 후면의 창문은 조금 작아졌는데, 역동적인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실내는 많이 달라졌다. 외관에 비해 실내가 허술하다는 그 동안의 비판을 적극 받아들인 것 같다. 특히 감성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시각과 질감에서 좋은 인상을 남긴다. 그러나 여전히 복잡할 정도로 조작 스위치가 많다. 고급차로 가려면 통합 로터리 레버가 필요할 것 같다. 


 기술 발달에 따라 곳곳에 디지털 감성을 이식한 점은 미래지향적이다. 특히 계기판 중앙의 디지털 게이지와 7인치 TFT 모니터는 시원한 느낌이 든다. 내용을 표기하는 문자 모양도 시인성이나 색감이 좋다. 모니터 상에는 각종 정보들이 표시돼 적절하게 이용하면 유용하다. 


 시트의 감성은 나쁘지 않다. 현대차보다 유럽 분위기가 더 묻어나는 기아차이지만 국내 소비자의 선호 감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부드럽고 안락하다. 스티어링 휠은 중형 SUV답게 조금 큰 편이다. 운전자 체형에 따라 부담스러울 수 있어 보인다. 


 ▲성능
 엔진 라인업은 2.0ℓ 가솔린 및 2.2ℓ 디젤이 있다. 시승차는 2.2ℓ 디젤이다.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44.5㎏·m로 구형과 같다. 복합연료효율은 ℓ당 13.8㎞(2WD 자동 기준)다.


 디젤엔진이지만 소음과 진동은 최대한 억제했다. 외부에선 디젤엔진임을 알 수 있지만 실내에선 조용할 뿐이다. 초기 상태에서 소음 스트레스는 전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고급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이전 쏘렌토R의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소음이 커진다는 불만이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국산 디젤차가 갖고 있는 단점이기도 하다. 


 가속 페달의 반응속도는 매우 빠르다. 가솔린 엔진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 일정 속도에 오르는 시간도 짧다. 높은 토크를 확보한 덕분이다. 기본적으로 가속에 대한 불만은 생기지 않겠다. 이런 점에서 자동차의 각종 숫자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더 이상 없을 것 같다.  

 플렉스 스티어 기능을 기아차에선 최초로 적용했다. i30에 처음 채택한 것으로, 운전자 취향에 따라 스티어링 휠의 회전력을 조절한다. 컴포트, 일반, 스포츠 모드가 있다. 스포츠 모드의 경우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진다.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인 감각은 가벼운 편이다. 판매타깃을 생각하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을 듯 하다.  


 승차감은 부드럽다. 기본적으로 가족 단위의 야외생활을 고려한 제품이라면 수긍이 가는 특성이다. 운전자 본인보다 가족을 더 배려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차체가 높은 SUV여서 곡선주로에선 흔들림이나 쏠림이 약간 나타난다. 당연한 현상이다. 무리한 운전을 하면 안되는 이유다. 제동성능은 구형과 비교해 별반 다르지 않다. 예민하지도, 그렇다고 둔하지도 않다.

 ▲총평
 새 플랫폼을 적용했지만 이미 현대차 싼타페에 썼다. 그룹 차원에선 완전히 새 물건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 유난히 "새롭다"는 말을 강조한 건 신형 싼타페가 이례적으로 높은 판매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경쟁시장에서 싼타페를 견제하려면 적절한 "마케팅 언어"가 필요했고, 이를 "신규 플랫폼"에 따른 "뉴"로 부른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이번 제품은 마이너체인지이지만 플랫폼을 새로 설계했다며 "신차효과"를 기대하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들은 똑똑하다. 단어 하나 바꿨다고 싼타페와 동일한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오히려 그렇게 포장하지 않아도 뉴 쏘렌토R의 상품성은 싼타페와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플랫폼은 신형 싼타페와 같지만 뉴 쏘렌토R은 기아차만의 독창성을 가미했다"라고 말하는 게 솔직하다. 소비자 구매욕을 자극하는 편의장치는 물론 개발방향 또한 타깃층을 정확히 분석한 결과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어서다. 
  
 뉴 쏘렌토R의 판매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2.0ℓ 2WD 2,645만~3,430만원, 2.0ℓ 4WD 2,855만~3,640만원, 2.2ℓ 2WD 2,833만~3,595만원, 2.2ℓ 4WD 3,051만~3,813만원이다. 편의장치 등을 고려한다면 최대한 억제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사진/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일부 기아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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