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출이 하반기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산업 수요는 3,870만 대로, 전년동기 대비 4.3%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산업수요 성장률인 7.2%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EU지역의 자동차산업 수요는 지난해 동기보다 0.7%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한국차의 하반기 예상 수출대수는 168만 대로, 지난 상반기 170만 대를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했던 자동차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연구소는 글로벌 자동차 수요둔화와 함께 업체 간 경쟁 심화,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와 신흥국의 보호주의 강화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무한경쟁"의 근원지는 일본이다. 토요타, 혼다 등 지난해 대지진 영향으로 생산·판매가 급감했던 일본차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회복, 올해초부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토요타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5조5,015억 엔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530억 엔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글로벌 생산목표도 1,005만대로 상향조정하는 등 업계 1위 탈환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내 자동차 판매에서도 토요타와 혼다는 각각 23.9%와 46.4% 증가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미국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한 이후 답보 상태다. 지난 7월에는 전년동기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9.5%의 점유율에 그쳤다.
최근엔 EU가 한국차의 대 EU 수출 "우선감시" 조치를 취해달라는 프랑스의 요청을 검토한다고 밝혀 유럽지역 자동차 수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브라질정부 역시 수입차에 부과하는 공업세를 30% 인상, 한국차업체의 브라질 수출도 급감했다. 여기에 하계 휴가 이후 자동차 및 부품산업의 파업이 예정돼 있어 생산차질로 인한 수출 감소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자동차산업의 불투명한 전망은 지난 7월 수출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식경제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8.8% 감소하며 33개월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자동차도 2009년 10월 이후 33개월만에 수출실적이 줄었다. 주요 시장인 유로존의 수요 감소와 일부 업체의 생산차질로 5.3% 하락한 것. 상반기 산업 전반의 부진 속에서 자동차 및 부품은 전체 수출의 13.3%를 담당, 상반기 전체 수출의 0.6% 성장을 이끌었다. 실제 같은 기간 자동차 및 부품부문을 제외한 수출실적은 1.2% 줄었다.
경제전문가들은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자동차산업의 안정적인 생산이 전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산차업체들이 지속적인 생산설비 투자와 고용창출을 통해 내수시장을 견인해야 한다는 것. 지난해 눈부신 성장을 이룬 자동차산업이 대내외적으로 짊어진 짐이 늘어난 셈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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