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정신으로 난세에 보여준 솔선수범

입력 2012년08월1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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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독립운동기념관

 늦은 휴가를 떠나는 발걸음들이 분주하다. 경북 안동은 휴가철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마을이 있고, 유교문화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도산서원 등이 있는 안동은 자녀들과 함께 떠나기 좋은 여행지이다. 유교문화권의 핵심지역으로 선비정신과 양반 문화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8․15 광복절을 앞둔 이즈음 안동시 임하면에 위치한 안동독립운동기념관을 찾게 되면 안동의 또 다른 모습에 가슴이 저릿해진다. 일반적으로 안동 양반 하면 보수적이고 원칙에 너무 집착해 고리타분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국가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을 때 이들이 보여준 모습을 보면 절로 경의를 품게 한다. 자신과 집단의 이익이라면 사회 정의는 물론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내팽개쳐버리는 요즘 우리 사회 지도층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더러는 고개를 갸우뚱해할지도 모른다. 이미 충남 천안시에 독립기념관을 갖추고 있는데  안동에 또 무슨 독립운동기념관인가, 하고. 그것은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 안동이 차지하는 남다른 위상 때문이다. 안동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와 자정순국자를 배출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이상룡, 애국계몽운동을 펼친 협동학교 교장 류인식, 서로군정서 참모장을 지낸 김동삼, 민족시인 이육사 선생 등을 비롯해 1천여 명에  가깝다. 또 첫 항일의병항쟁으로 기록된 1894년 갑오의병이 일어난 곳이자 1905년 을사늑약에 항의한 순절자가 60여 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발상지이자 메카이다.


 안동시 임하면 천전리 옛 협동학교 터에 자리한 기념관에 들어서면 "나라 위해 살다간 안동 독립운동가 1000인"을 추모하는 석벽 조형물이 눈길을 잡는다. 달구어진 8월의 태양보다 더 뜨거운 마음으로 나라를 생각했던 이들의 이름이 그곳에 새겨져 있다.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면 10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간 안동의 옛 모습과 함께 당시 역사 속 현장이 흐린 흑백사진으로 재현된다. 제 1전시실에는 국내에서 펼쳐진 독립운동과 독립운동가를 소개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일어난 1894년 갑오의병부터 1907년 설립된 협동학교, 그리고 자정순국과 1910년대 광복회 및 3.1운동, 1920~40년대 대중 학생운동 등 안동지역과 안동사람들의 국내독립운동 51년을 살펴볼 수 있다.



 제2전시실은 만주로 망명한 운동가들의 국외활동상을 각각 보여준다.  1910년 나라가 무너지자 많은 안동사람들이 만주로 망명했다. 유림 중에서도 혁신파에 속하는 의성 김씨 문중 마을은 나라를 잃자 주민 150여 명이 만주로 집단이주하기도 했다. 이들은 경학사, 신흥무관학교 등을 통해 동포사회를 형성하고 독립군을 양성했다. 나아가 1920~30년대 만주지역 독립운동단체에서 핵심역할을 하였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열투쟁, 한국광복군 등에서도 활약했다. 제3전시실은 안동의 독립운동가 700인을 추모하는 영상관으로 꾸며졌다.




 전시된 유물은 을미의병 때 기록인 "안동의소파록(安東義疏爬錄)"과 동산 류인식(東山 柳寅植·독립운동가)이 쓴 대동사(大東史), 안동조선물산장려회 취지서 등 80여 점이다. 특히 1926년 6·10만세 운동을 주도한 권오설이 소장하고 있던 "신간회 국내외 정세보고서"는 1927년 민족유일당운동과 관련된 귀중한 자료로 손꼽힌다. 



 광복절의 의미가 점점 퇴색해가는 이즈음, 민족정기와 선비정신을 올곧게 이어 온 안동을 찾아 수많은 유학자들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보여준 의로운 행동들을 둘러봄도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만종JC→중앙고속도로(남원주IC)→영주→서안동IC
중부내륙고속도로→충주→함창IC→문경(3번국도)→예천(34번국도)→안동
영동고속도로→여주JC→중부내륙고속도로(충주IC)→문경새재IC→예천(34번국도)→안동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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