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유럽법인 마케팅총괄 마크 홀 이사 인터뷰
현대자동차가 유럽 내 판매호황 이유로 신차 출시를 꼽았다. 실제 최근 2년간 쏟아낸 신차가 10여종에 달했다. 이에 따라 경쟁사가 최대 5,000유로(한화 약 720만 원) 할인을 제시하며 공격적인 판촉에 나서도 시장점유율을 견고히 지킬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유럽법인 마케팅총괄 마크 홀 이사는 국내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오토타임즈와 단독으로 만나 최근 현대차의 유럽시장 상승세를 진단했다. 그는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이른바 유럽연합 빅5시장을 집중 공략,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홀 이사와의 일문일답.
-지난 6월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가 줄었음에도 현대차는 전년 대비 23.5% 증가했다. 가장 큰 이유는. "2년간 유럽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신차를 많이 내놨다. 덕분에 현대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디자인과 품질이 많이 향상되면서 이제는 현대차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품질"을 더 많이 고려하게 된 점도 상승요인 중 하나다. 가격 대비 품질면에선 현대차가 최고의 대안이 됐다. 게다가 유럽차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늘었는데, 인식의 변화는 현대차의 선택으로 이어졌다"
-독일 내 수입차 판매 1위 달성의 배경으로 플리트 판매를 꼽기도 한다.
"아니다. 렌터카 등의 플리트는 수많은 시장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유럽 내에서 현대차의 플리트 판매비중은 여전히 낮다. 그러나 플리트 판매가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자동차회사는 개인과 플리트를 가리지 않고 많이 팔아야 한다. 플리트 판매를 늘리려면 3,000유로 이상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이 부분은 그룹 전체의 정책적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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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전략은.
"현대차의 제품전략에서 중요한 건 자동차만들기다. 유럽형 디자인은 그 중에서도 최고 항목이다. 신형 i30는 최고의 유럽형 차다. 유럽 기자들이 i30와 골프를 경쟁모델로 여기고 있을 정도다. 하반기에는 i30 3도어를 추가한다. 이 밖에 i10, i20, i40, ix25 등의 반응도 좋다"
-올해초 독일과 프랑스 현지 딜러를 인수한 효과는. "딜러들을 인수한 이유는 무엇보다 유럽시장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장하고, 발전하고 싶다. 유럽의 5대 시장(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에서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인수했다. 모든 초점은 5대 시장에 맞춰져 있다. 프랑스는 인수 후 판매가 많이 늘었다. 딜러들의 재고부담을 덜어준 게 주효했다"
-유럽은 불경기다. 그래서 프랑스가 한국산 자동차의 수입규제를 위해 EU의 적극적인 행동을 끌어내려 하는데 타당한지. "유럽 국가들의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의견 제시는 부당하다. 설령 그렇게 된다 해도 별 걱정없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한국차의 90%가 체코와 터키에서 생산한다. 즉, 유럽시장에서 유럽 소비자를 위해 만드는 차다. 그래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주장은 오해가 있다. 시장점유율 확대는 소비자 인센티브와 제품력 덕분이지 FTA 효과가 아니다"
-현대차가 독일에선 폭스바겐, 이탈리아에선 피아트와 어깨를 견준다. 다른 주요국에서의 경쟁 브랜드는.
"즐거운 일이다. 현대차 브랜드가 그 만큼 강해졌다는 증거다. 개인적으로 폭스바겐과 견줘도 된다. 유럽 언론에서 그렇게 비교한다. 우리는 좋은 차를 공급하는 게 가장 우선적인 목표다"
-한국에서 추가 수입할 차종이 있다면.
"지난 2년간 많은 신차를 소개했다. i20, i40, i30, 싼타페, ix25 등은 유럽에서 호응도가 높다. 사실 유럽은 소형차시장이다. 그래서 중·대형차는 시장전망이 밝지 않다. 쏘나타보다는 i30와 같은 차에 집중하려고 한다"
-유럽에서 LPG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데 대책은.
"현대차는 유럽에서 품질과 디자인으로 성장했다. 연비와 이산화탄소는 유럽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i20 디젤은 탄소배출을 ㎞당 84g으로 낮췄다. 당분간 디젤과 가솔린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러나 LPG차시장이 다시 커지고 있어 LPG차 수입, 판매를 고려할 수도 있다. 이탈리아는 휘발유와 LPG 겸용이고, 폴란드와 독일도 LPG가 성장세다.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독일)=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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