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타이어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신차용(OE) 타이어로 속속 선택되고 있으나 정작 한국에선 이들 제품을 장착한 수입차는 쉽게 볼 수 없다. 수입차업계는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교체비용 부담을 들어 국산 타이어 장착을 원하는 분위기다.
29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BMW, 아우디, 폭스바겐, 포드, GM, 크라이슬러, 토요타, 닛산, 혼다 등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도 다임러,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GM, 포드 등에 OE 타이어를 납품중이고, 넥센타이어도 최근 피아트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짚 그랜드체로키에 적용된 금호타이어 외에 수입차에 국산타이어가 달린 경우는 없다.
크라이슬러코리아 관계자는 "크라이슬러 본사 차원에서 낙점한 제품이어서 성능이 뛰어나다"며 "교체 시 소비자 부담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및 금호가 동시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폭스바겐 골프는 국내에 판매되지 않는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외산 타이어 장착 제품만 수입하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국산 타이어 장착 승용차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소비자 만족을 극대화하는 취지에서 외산 타이어를 쓴 차를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MW의 신형 3시리즈도 마찬가지다. 한국타이어가 OE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만날 수 없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교체비용을 감안하면 국산 타이어가 낫지만 외산 타이어에 비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지 않다"며 "타이어를 이원화하기에는 본사나 수입사 모두 부담"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교환 시에는 국산 타이어로 교체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이 같은 수입차업체들의 설명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외산 타이어 제품만 들여오는 건 수입사가 마진을 높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 실제 일부 업체의 서비스센터는 수입 타이어만 추천, 동일 성능에 가격도 저렴한 국산 타이어는 소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 외산 타이어가 국산보다 마진율이 높기 때문이다.
국산 타이어업체 관계자는 "해외 수입차업체가 신차용 타이어로 한국 브랜드를 선정할 만큼 품질력은 인정받았다"며 "타이어가 소모품임을 감안한다면 국산 타이어 이용은 소비자에게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산차업체들도 고급화 전략에 따라 일부 차종의 경우 최상위 트림에 외산 타이어를 달고 있다. 현대차 에쿠스, 제네시스(프라다 포함), 기아차 K9 등은 콘티넨탈,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와 쌍용차 렉스턴W는 브리지스톤 타이어를 적용하고 있다. 국산차업체 관계자는 "품질보다 이미지를 많이 고려한 선택"이라고 해명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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