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신형 파사트가 파격적인 가격에 출시됐지만 구형 중고차 가격은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형 가격이 내려간 대신 일부 편의장치가 삭제돼 구형의 상품성이 더 높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1일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중고차 시세는 신차 가격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신차 가격이 인하됐다면 중고 시세 하락도 피할 수 없어서다. 때문에 신차 가격은 중고차 업계에 민감한 사안이다. 매매업자가 사들인 기존 시세에 맞춰 중고차를 되팔아야 하지만 신차 출시로 시세가 내려가면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수입차 시장의 "가격 파괴" 바람으로 한동안 수입 중고차 시장이 어려움을 겪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이번 신형 파사트 출시는 중고차 업계에 큰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였다. 신형 가격이 신차 기준으로 500만원이나 하락, 시세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그러나 구형의 수요와 시세는 전혀 줄지 않고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세는 2010년식 2.0ℓ TDI 프리미엄의 경우 현재 3,350만원 정도로 최근 6개월간 큰 변화가 없다.
중고차 가격에 신형이 영향을 끼치지 못한 이유는 상품성 때문이다. 신형이 기존 편의품목을 대거 삭제해 "새 것"의 신선함을 주지 못했다는 것. 따라서 소비자들은 "단순한" 신형과 "다양한" 구형 사이에서 적지 않은 고민을 하는 중이다. 중고차에 거부감이 없는 소비자라면 당연히 다양한 편의장치의 구형 파사트에 눈길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 구형엔 LED 테일램프와 바이제논 헤드램프가 적용됐지만 신형에는 삭제됐다. 또한 오토홀드와 라이트 어시스트, 파크 어시스트,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도 빠졌다. 여기에 타이어는 모빌리티타이어를 배제하고 스페어타이어를 넣었다.
이와 관련 중고차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실제로 신형보다 구형을 더 고급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차체가 커졌지만 소비자가 다양한 편의 품목 적용차를 선호한다는 관점에서 신형의 상품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행 거리나 관리 상태가 양호하다면 2011년식 중고차가 신형 가격을 웃도는 기현상 가능성도 낮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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