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강남 국민차가 돌아왔다, 렉서스 뉴 ES

입력 2012년09월1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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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토요타자동차가 렉서스 6세대 ES를 내놓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들어갔다. ES는 국내에서 큰 배기량과 차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한 때 수입차시장을 주름잡았다. 특히 안락한 승차감은 여성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켜 소위 "강남아줌마들의 국민차"라는 별칭을 얻었을 정도다.

 신형은 구형의 부드러웠던 하체 감성을 단단하게 변화시키고,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스타일을 담아내려 애썼다. 넓은 실내와 정숙성, 고급스러움도 갖췄다. 렉서스의 주력 세단 ES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를 지난 5월 미국(▶ [시승]핸들링 보강하고 더 고급스러워진 "강남 아줌마들의 국민차")에 이어 한국에서도 시승했다.

 ▲스타일

 신형의 가장 큰 특징은 휠베이스의 변화다. 45㎜ 늘어난 것. 덕분에 당초 목적이었던 쾌적한 거주성을 확보했고, 외견상으로도 차체가 커 보인다. 차체 길이도 25㎜ 늘어나 실제 타보면 실내공간이 상당히 넓다는 걸 알 수 있다. 앞좌석 탑승자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도 뒷좌석 탑승자의 무릎이 앞좌석에 닿지 않는다. 경차에서도 뒷좌석 거주성을 따지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제격이다.

 외관에는 렉서스의 새로운 디자인 컨셉트인 "스핀들 그릴"을 접목했다. 워낙 역동적인 분위기가 풍겨 여성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브랜드 전체의 통일성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측면은 불필요한 선을 배제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쉽게 질리지 않을 스타일이다. 후면 역시 역동성을 강조한 기본 스타일을 따랐다. 


 실내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특히 고급스러움 향상에 주력했다. 국내 판매용의 경우 고급형 기준으로 시트 표면을 천공 처리한 점이 인상적이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과도한 우드트림은 최대한 억제했다. 센터페시아의 구성은 최근의 유행이기도 한 고전적인 디자인을 가미했다. 일부에서 원가절감을 위해 플라스틱을 사용한 점은 이 차가 엔트리 럭셔리카임을 보여준다.

 멀티미디어 시스템 조작은 2세대 원격 터치 인터페이스를 통해 이뤄진다. 마치 컴퓨터의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내비게이션 설정은 물론 공조 시스템 조작, 오디오 조절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지붕에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 개방감을 높였지만 일체형이 아니어서 목적을 100% 달성하지는 못했다. 


 가솔린차와 하이브리드카는 외관에서 큰 차이가 없다. 구분법은 렉서스 로고다. 하이브리드의 로고 테두리에 푸른색을 넣은 것. 머플러도 다르다. 가솔린은 듀얼인 데 반해 하이브리드는 머플러를 숨겼다. 여기에 추가로 리어 스포일러를 장착했다. 실내에서의 차이도 거의 없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운전석쪽 뒷좌석 구석에 배터리 냉각용도의 통풍구가 있을 뿐이다.

 ▲성능

 동력계는 구형과 동일하지만 신형에 맞게 재설정했다. ES350의 V6 3.5ℓ 엔진은 최고출력 277마력과 최대토크 33.0㎏·m를 낸다. 여기에 6단 시퀀셜 변속방식의 전자제어 변속기를 조합했다. 연료효율은 복합 기준으로 ℓ당 10.2㎞다. 최고시속은 210㎞, 시속 100㎞ 가속시간은 7.1초다. 


 ES300h는 캠리 하이브리드에서 가져온 4기통 2.5ℓ 앳킨슨 사이클 엔진을 얹었다. 최고출력 156마력을 낸다. 모터출력을 더한 시스템 총 출력은 200마력이다. 최대토크는 20.7㎏·m다. 연료효율은 ℓ당 16.4㎞, 최고시속은 180㎞, 시속 100㎞ 가속시간은 8.5초다.


 신형 ES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정숙성이다. 특히 아이들링 상태에서의 조용함은 놀랄 정도다. 다만 주행 시에는 도로 소음이 실내로 유입된다. 이는 18인치 광폭타이어를 장착, 편평비가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란 게 ES 개발을 총괄한 도시오 아사히 수석 엔지니어의 설명이다. 그러나 17인치  타이어의 ES300h에서도 비슷한 소음이 났다. 차흡음재의 경우 장착비가 적지 않아 원가절감의 부작용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 정도 소음을 잡지 못할 렉서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의 엔진음은 듣기 좋은 소리로 튜닝했다. 역동성이 드러나는 부분 중 하나다. 가솔린차는 시동을 걸면서부터 경쾌한 엔진음을 토하고, 하이브리드카는 스포츠 모드에서 급가속할 때 역시 날카롭지만 귀에 거슬리지 않는 엔진음을 낸다.

 가속과 감속에서 하이브리드카와 가솔린차 모두 날렵하게 움직이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폭발적이지는 않다. 차의 컨셉트를 감안해야 할 것 같다.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에코 주행모드나 노멀 모드에서 가솔린차보다는 둔한 느낌이 확실히 든다. 반면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솔린차 못지 않은 민첩함을 보여준다. 


 새 차는 역동성을 가미했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구형 ES의 특성을 버리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안락함이 이 차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도를 내고 곡선주로를 빠르게 주파해도 차를 완벽하게 잡아준다는 느낌은 강하지 않다. 부드러운 하체 감성은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도시오 아사히 수석 엔지니어는 "최근 유럽차의 강세로 글로벌 시장에서 역동적인 차가 인기를 끌어 ES에도 이런 특성을 반영했지만 ES의 정체성까지 버릴 수는 없었다"며 "역동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세대 ES에서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총평
 일단 시장 분위기는 괜찮다. 월 500대의 판매목표를 넘어 사전계약만 2배 정도 초과달성한 것. 새로운 ES를 소비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신형에 하이브리드를 더한 점도 주효했다. 최근 높은 효율의 디젤차 위주로 수입차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데 대한 적절한 조치였던 셈이다. 더구나 디젤차의 단점은 진동, 소음으로 ES300h는 이런 스트레스가 없다. 효율이 비슷하다면 소비자들은 하이브리드를 주목할 수 있는 이유다.
 
 하이브리드카가 가솔린차보다 비싸다는 기존의 가격공식을 깨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가격정책도 ES의 시장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는 요소다.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율 인하분을 적용해 ES350 슈프림 5,630만 원, 익스클루시브 6,230만 원, ES300h 슈프림 5,530만 원, ES300h 익스클루시브 6,130만 원이다.


시승/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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